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스캇아빠 Mar 08. 2024

당신이 정말로 바라는 건 무엇입니까?

무엇이 당신을 행복하게 해 주나요?

저는 교육전문가가 아닙니다. 하지만, 나름 조금은 그렇게 불려도 되지 않을까요? 처음 캐나다에 이민 왔을 때 첫째는 5살, 둘째는 2살이었고, 그 후 10년간 홀로 아이들과 스캇(저희 집 개)을 키웠습니다. 그런 아이들이 이제 가을이면, 첫째는 고등학교 3학년, 둘째는 고등학교 1학년이 됩니다. (스캇은 8살) 그동안 회사와 아이학교와 집을 왔다 갔다 하면서, 낮에는 회사원, 밤에는 가정부와 엄마, 아빠, 역할을 해왔습니다. (그리고 야밤에는 게이머)


그런 제가 아이들에게 항상 하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너희들이 정말 하고 싶어 하는 것을 찾아야 해. 안 그러면 고모처럼 된다"


말은 근사하지만, 사실 애들한테도, 저한테도 쉽지 않은 일입니다. 하다못해 식당에서 메뉴를 고를 때도 '뭐 먹을래'라고 물어보면, 아이들은 한참 메뉴판을 보다가, 곧 '제발 아빠가 골라줘'라는 얼굴로 저를 쳐다봅니다. 그러면 저는 애써 못 본 척하고요. 종업원이 몇 번이고 와서 준비됐냐고 물어보지만, 저는 아이들이 준비될 때까지 기다려 달라고 합니다. 정말로 한 번은 첫째 아이가 음료수를 고르지 못하다가 웨이터 앞에서 울기까지 했으니까요.


저도 물론 아이들 대신 원하는 것을 선택해 주고 싶습니다. 사실, 아이들이 어떤 것을 선택할지, 어느 정도는 알고 있거든요. 하지만, 그렇게 하지 않는 이유는 명확힙니다. 제가 선택하는 것이 아이들이 선택할 것과 같을 수 없고 또, 제가 운 좋게 아이들이 고를 것을 선택한다고 해도, 아이들에게는 자신이 선택한 것이 아닌, 아빠가 고른 것 밖에 안 되는 거니까요. 그래서 저는 아이들에게 가능하면, 인내심이 남아있는 한, 아이들에게 바라는 것이 무엇인지 말하기를 기다립니다.


저의 누이는 나이가 50이 넘었는데도 (저는 아닙니다.) 대학교를 다닙니다. 좋은 고등학교, 좋은 대학을 나와 좋은 회사에 취업해 일하던 누이는 40살이 훌쩍 넘어 수능을 다시 보고 대학교를 다시 들어갔습니다. 누이가 자신이 정말로 원하는 걸 해보고 싶다고 해서 시작한 일입니다만, 가족의 눈으로 봤을 때는 진정으로 자신이 원하는 게 뭔지 몰라 보낸 시간이 얼마나 힘들었을까 안타깝게 느껴집니다. 그렇지만, 사실 저희 가족은 아직도 누나의 방황이 끝나지 않았을 것 같다는 의심이 강하게 들고 있습니다. 그래서 어머님이 한 말씀하셨거든요. ”저년은 저렇게 졸업하고 끝날 년이 아냐”


자신이 진정으로 좋아하는 것을 찾는 일은 꽤 어려운 일입니다. 조금만 자기에게 집중을 하지 않아도, 곧 남들이 봤을 때 좋은 것을 찾게 됩니다. 비싼 차, 이름 있는 회사, 좋은 동네, 물론 남들이 좋다는 것에 진심으로 동의를 할 때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것도 나를 충분히 안 다음에 남이 아닌 내가 원하던 것을 가졌을 때 진심으로 기뻐하게 되지 않을까요? 신발 하나를 사도 계속해서 내가 갖고 싶은 것인지 질문하고 생각해 보다가 가지게 된 신발은 여러분을 진심으로 즐겁게 해 줄 수 있을 겁니다. (저는 아직도 신발만 보면 기분이 좋아져요)


“여러분은 정말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가요? “

작가의 이전글 제가 사실 본업은 프로그래머랍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