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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스캇아빠 Feb 16. 2024

한국인의 특징은 무엇인가요?

우린 효율적이야

회사에서 동료들과 이야기를 하다 보면, 특정 문화권에 대한 이야기나 특정 나라의 음식에 대해서 이야기하기도 한다. 그럴 때면 대부분 나는 그냥 조용히 듣기만 한다. 워낙 영어를 잘 못하기도 하고, 기본적으로 내 생각은 특정 문화권에만 있는 특징은 별로 없다고 생각하는 편인데, 그게 조금 논쟁적이기도 하고, 그렇게 말하다가 누가 아니라고 하면 또 영어로... (그리고 가만히 말 안 하면 분위기도 있어 보이고...) 


그런데, 며칠 전 한 친구가 한국에 대한 질문을 해왔다. 질문 자체가 좀 신선하다는 생각이 들어서, 좀 진지하게 답변해 주었는데, "한국인들이 공통적으로 생각하는 한국인들만의 특징이 있어?"라는 질문이었다. 


사실 그 질문에서 조금 거부감이 들었던 것이, '어떻게 한 나라의 국민들이 공통적으로 생각하는 게 있을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어서였다. 

"나의 할머니 할아버지 세대는, 실제로 전쟁을 겪었고, 실제로 서로를 죽이는 상황에 계셨던 분들이셔, 나의 부모님 세대는 그런 전쟁을 어렸을 때 실제로 겪었고, 길거리에 사람들이 죽어 있는 것을 보면서 끼니를 챙겨 드셨더랬지. 나는 그런 할머니 할아버지와 부모님 세대의 사람들에게 교육을 받으며 자랐고, 그래서 삶의 안정이 사회의 안정이 중요하다고 느끼도록 훈련받았었는데, 나의 아이들 세대는 조금 그런 것과는 다른 것 같고, 개인의 삶이 조금 중요하다고 느끼는 것 같아. 그래서 내 생각에 한국인이 공통으로 생각하는 게 있을까?라는 질문은 조금 잘못된 것 같은데?"


라고 이야기 해줬으면 좋았으련만, 나의 짧은 영어실력으로는 정말 필수 단어만 (두유노우 코리안 워?) 콕콕 집어서 초등학교 그림일기 수준으로 설명해 줬다. (못 알아들으면 니 잘못)


그리고, 퇴근하고 기차 타고 기차 안에서 핸드폰 게임하고 집에 와서 저녁밥하고 애들하고 밥 먹고 넷플릭스 보면서 쉬고,  자고, 아침에 아이들 깨우고, 도시락 챙기고, 학교 보내고, 등교시간이 다른 둘째를 다시 깨워서 밥 먹이고, 도시락 챙겨서, 학교 데려다주고, 이제 일을 시작하려는데.. 문득 한국사람의 특징이 생각났다.


"한국사람들은 효율을 중요시 여긴다."


내 생각에 한국사람들은 정말 거의 모두가 효율을 중요시 여긴다. 전철을 갈아탈 때 어떤 칸을 타야 제일 빨리 가면서 덜 걸을 수 있을까 생각하고, 유튜브는 1.5배속으로 본다. (2배속은 난 못 듣겠더라) 쇼핑을 할 때는 가성비가 제일중요하고 (한 번도 안 쓸 기능이란 것을 알면서도 가성비가 좋다면 물건이 좋은 거다). 맛집에서 식사를 할 때에도 효율적으로 여러 종류를 시켜서 먹어보고 (음식은 여러 종류를 시켜서, 언제나 가운데에..) 여행지를 가도 어디서 무엇을 보고 무엇을 먹어야 할지를 생각한다. 점심시간에 밥을 먹어도 무엇을 먹어야 잘 먹었다고 소문이 날까를 언제나 생각하는 한국사람..


지만 이건 비밀로 해야겠지? 아무래도 좀 논쟁적이기도 하고, 좀 씁쓸하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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