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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Wooden Maker 배원열 Dec 13. 2024

왜 집을 사지? 직접 지으면 싼데...

29화 화장실 바닥 물 잘 빠지게 기울기 잡고 방수합판으로 1차 벽 마감

화장실 작업 전 선택하는 것은

건식으로 만들 것인가? 습식으로 만들 것인가?


개인적인 선택은 습식이다. 그 이유는 화장실의 용도는 대소변뿐만 아니라 몸을 깨끗이 하는 샤워실로도 사용할 계획이기에 물의 광범위한 사용을 위해서라도 습식을 선택하게 되었다.


물을 사용할 때 가장 첫 번째로 생각해야 하는 것은 구배(기울기) 잡기이다. 바닥에 물이 빠지는 배수구에 육가를 놓고 육 가 쪽이 가장 낮게 바닥 기울기를 잡아 주어야 배수가 잘 된다.

배수구(육가) 쪽이 낮아야 물이 잘 빠진다.

보통 방에 몰탈을 부어 수평을 잡는 것과는 다르다.

기울기를 주어 몰탈시공을 해야 하는 난도가 높은 작업이다.


두 가지 작업 방식이 있는데


첫 번째는 마른 몰탈을 바닥에 부어놓고 육가 쪽이 낮게 몰탈을 펼치고 밟고 다듬고 밟고 다듬고 를 반복한 뒤 조리개로 물을 뿌리는 방식(스토리 80화쯤 되면 사진과 설명을 상세히 하게 된다.)


두 번째는 몰탈을 물과 섞어 타설 후 육가 쪽으로 기울기를 주어 미장하여 양생 시키는 방식이다.


장단점이 있는데


첫 번째 방식은 작업은 쉽지만 전문적인 기술과 노련함이 없으면 실패 확률이 굉장히 높다. 실패의 경우 무조건 재시공이다.


두 번째 방식은 작업이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힘들지만 양생 후 바닥의 강도는 최상이다.


그래서 내가 선택한 방식은 두 번째이다. 이 선택은 이날 나를 골로 보낼 뻔했다.

몰탈을 물과 섞어서 부어 버린 후 그 몰탈을 펼치는 작업은 상상 이상의 노동력이 필요했다.


기울기를 잡으며 펼치기 위해서는 물을 많이 섞으면 안 된다. 그렇게 되면 기울기를 준 바닥이 아니라 수평바닥이 되기 때문이다.


밀가루 반죽을 떠올리면 이해가 쉬울 것이다.

부침개 반죽은 물이 많고 빵 반죽은 형태 유지를 위해 물이 적다.

그렇다면 바닥 몰탈의 반죽 정도는 쿠키에 비유하면 딱이다. 묽으면서도 어느 정도의 형태를 유지해야 하는 반죽이다.


면적은 가로 2m × 세로 2m의 커다란 쿠키 반죽인데 재료는 버터와 밀가루가 아닌 돌가루이다.


정말 안 밀린다. 형태 잡기도 쉽지 않다. 거기에 사람 골로 가게 하는 한 가지 요소 추가인데 바로 '방수액'이다.


이것이 '기화' 되어 올라오면 '독가스'이다.

실수한 작업은 환기구 작업이 안 되어 있었던 것이다.


밀폐된 공간 & 돌가루 쿠키 & 커다란 면적 & 독가스


고생도 이런 고생이 없다는 말이 나올 정도이다.


군대에서 화생방 훈련이 떠오를 법 하지만 그건 애들 장난 수준이라 보면 된다.


그렇게 수차례의 빈혈을 이겨내고 바닥 기울기 작업을 마쳤다. 그리고 다짐했다.


'2층 바닥은 첫 번째 방식으로 해야지!!'


경험보다 좋은 스승은 없다!!


그렇게 3일을 양생 시키고 물을 흘려보니 대성공!! 기울기가 기가 막힐 정도였다. 거기에 처음 원했던 강도까지 얻어낸 훌륭한 작품이었다.


가끔 친구들과 대화할 때 이런 말을 한다.


"그 만한 것을 얻기 위해서는 그만한 대가를 치러야 한다."


이제 화장실이 예뻐질 차례이다.


습식 화장실 하면 떠오르는 것이 바로 '방수!!' 일 것이다.

화장실의 기능적인 부분에서 필수적인 요소이다.


벽면은 이미 패널 작업으로 방수가 되지만 벽을 예쁘게 꾸미려면 추가 작업이 필요하다.

지지난 이야기에서 말했던 설비작업(전기, 수도), 목상작업, 단열작업 그리고 그 위를 덮는 자재는 '방수합판'이다. 내가 선택한 방수합판은 '태고합판'이다.

래미네이트 코팅처리가 된 태고합판은 기능적으로 아주 훌륭한 자재이다.

다만 표면이 매끄럽기 때문에 마감 자재를 정해 놓고 선택을 하여야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다.


이렇게 화장실이 예뻐질 준비를 마쳤다.


다음 이야기는 예뻐지는 화장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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