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을 통해 알게된 기간
갑자기 들린 '삐—' 소리는 내 삶 전체를 바꿔놓았다.
병명도, 원인도 모른 채 병원을 전전하고,
내가 왜 이렇게까지 무너지는지를 모르던 어느 날,
문득 깨달았다.
이건 소리의 문제가 아니라, 나를 듣지 못했던 문제였다.
(두번째는 한의원이닷!)
나는 몰랐는데 내가 그렇게 의심이 많았던가..
일주일이 되도 이명이 안나으니 조바심이 나기 시작했다.
지식인, 커뮤니티, 이명카페, 유튜브 '이명'으로 쳐서 나오는 정보는 죄다 찾아본 것 같다.
'이명에 좋은 혈자리', '이명에 좋은 약', '이명에 좋은 자세'
별에 별 걸 따라하고,
별에 별 걸 다 먹었다.
이렇게 넘치는 정보에 감사함을 느낌도 잠시
나 조선시대에 살았으면 어쩌나..하고 생각했다.
그러다 어떤 유튜브에서 이명으로 유명한 한의원을 보고 혹해서 바로 예약을 했다.
이런 병원은 죄다 부산, 대전 이런데에 있더니 다행히 서울에 계셨다.
150만원이나 하는 내 시계로 한의원을 예약했다.
어플로 예약해도 전화로 예약을 확정해야 한다며 전화가 왔다.
역시나...
또 예약금만 10만원이란다.
동료도 돈도 없는 백수가 언제까지 갈지도 모르는 이명에 10만원을 쓴다?!
'돈을 써야지만 낫는 병인가?'
'누구는 이명이 30년 지속된다는데 그냥 괜찮을 때 한 번에 결제해?!'
하며 이명대신 할까 말까 병에 걸려버렸다.
그러다 시간이 지나버렸고,
이명은 불면증이라는 친구를 데려왔다
갑자기 조용하던 공간이 365일 소리가 나니 짜증도 나고 잠도 3시간 잤다 깨고
귀에서 소리가 나면 제대로 잠에 집중도 안되고 악순환이였다.
그렇게 많은 정보에, 그렇게 많은 이명에 대한 얘기를 하면서,
왜! 이런 얘기는 아무도 해주질 않은 거야?!
의사들이란 작자도 이명이랑 한 통속이였다.
유튜브를 통해 고객을 얻으려는 건지 내 이명을 낫게 하려는건지 도통 알 수가 없었다.
불면증에 정신도 이상해졌는지 점점 우는 시간도 많아졌다.
잠 하나 못자는게 이렇게 사람을 망가트리는지 몰랐다.
나는 점점 망가져가고 있었다.
몸 속 체계가 어그러지고
도대체 내가 여태 숨은 어떻게 쉬고,
잠은 언제 잤고 어떻게 자기 시작했는지도 모르겠다.
겨우 몇 일 밖에 안되는데 500만원 모으긴 그렇게 어려우면서,
500만원 잃는건 순식간인 것 처럼
건강을 잃는 것도 순식간일 수가 있었다.
'내가 도대체 내 몸에 무슨 짓을 한거지?'
'도대체 어디서부터 잘 못 된거지?'
결국 눈물이 내 일상이 되버린 하루가 되었다.
소리는 여전히 사라지지 않았고, 이제는 우울이 나를 덮기 시작했다.
그리고 가장 기대고 싶었던 부모의 말이 가장 날 아프게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