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특별하지는 않지만
간호사, 그 시작은 '취업이 쉬운 직업'이었다. 그리고 부족한 성적이 한몫했던 듯하다. 초등학생 때 꿈은 선생님이었고 중학교 때까지만 해도 딱히 변함없이 그 직업을 꿈꿨다. 고등학생이 되면서 장래희망을 구체화시키고, 그에 맞는 성적을 만들어야 하는 시기가 되면서부터 나는 내가 무엇을 하고 싶은지 잘 모르겠다고 생각했다. 꿈이 있어야 하는데 꿈이 없어진 느낌이었다.
그 당시 친구 따라다니던 교회에는 간호사들이 많았다. 자연스럽게 관심이 생겼고, 나는 간호사라는 직업을 선택했다. 이유는 단순했다. '취업이 잘 된다'는 말. 사명감, 봉사하는 마음 어쩌면 그런 건 중요하지 않았던 것 같다. 꿈과 목표가 생기는 게 우선이었기 때문에.
간호학과 4년 동안 실습하는 것도 힘들었고, 국시를 준비하는 것도 떨리는 일이었다. 하지만 생각했던 것만큼 어렵지 않게 취업에 성공했고(지방 종합병원이었다!) 학교를 졸업하자마자 24살, 풋풋한 신규 간호사가 되었다.
그렇게 시작한 간호사로서의 삶은 그야말로.. 처참했다!
지금 생각해 보면 간호사를 하겠다고 생각하고 대학교 입학부터 졸업, 신규 간호사로서의 입사까지 달려가는 기간 동안 나는 오롯이 '간호사가 되는 것' 자체만 생각했던 것 같다. '간호사가 되어서의 나'는 생각해 보지 못했던 것, 그래서 간호사가 된 것까지는 분명 자연스럽고 자랑스러운 일이었는데 간호사가 된 이후에는 매일매일이 당황스럽고 무섭고 힘들었다.
'내 이야기 같다'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나는 이 글을 쓰게 되었다. 나는 어느 누구와 다름없이 평범한 사람이고, 평범한 직장인이며, 간호사이기 때문에 이 을 읽고 있는 당신이 겪는 일상이 전혀 이상하지 않다고 말해주고 싶다. 나의 경험과 생각을 나누고 싶었다. 또한, 약간의 위로가 되면 좋겠다는 마음이 크다.
취업이 잘되어하고 싶었던 직업이었고 밤새 울다 지쳐 잠들고, 울면서 출근하던 시절이 아직도 생생하지만 지금의 나는 간호사인 내가 좋다. 이 글을 읽는 당신도, 간호사를 좋아하게 되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