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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피터정 Apr 24. 2024

일상의 디자인 : 참여하는 미술관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에서 전시 중인 정영선 작가의 '이 땅에 숨 쉬는 모든 것을 위하여'를 보러 갔다.

한국 최초 여성 조경가의  반세기에 걸친 작품 세계를 조명하는 개인전이다.


전시는 서울올림픽미술관, 조각공원, 대전 엑스포, 여의도샛강생태공원, 선유도공원 등 작가의 대표작들을 소개하고, 동시에 서울관 특색을 잘 살린 작가의 조경을 직접 체험할 수 있는 정원을 야외공간에 조성했다.


조경가인 작가의 ‘예술가적 자질’에 기반한, 조경을 시각예술이자 종합과학예술의 한 분야로 조망한 것이 느껴졌다. 조경전시의 특성상 전시장은 실내와 야외로 구분되었다. 야외전시지만 미술관의 중정에 해당되는 공간이기 때문에 건물을 품은 야외공간이라 그런지 더욱 편안하게 느껴졌고 만은 관람객들이 그 공간에서 사진도 찍고 모처럼의 봄기운을 느끼며 체험한다는 점에서 자연스럽게 관객의 참여를 이끌어 내기에 충분한 전시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운이 좋게도 당일 작가를 직접 만날 수 있었다.


실내전시 공간도 명상과 직접 정원을 채색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마련되었는데, 마침 작가가 전시장을 둘러보고 계신 것을 발견했다. 정원채색 프로그램에 보호자와 함께 참여한 어린아이를 칭찬해 주고 있는 작가를 보고 너무 반가워서 "덕분에 좋은 전시 잘 보고 있습니다"라며 감사인사를 전했다. 그러자 작가는 환하게 웃으시며 "즐거운 시간 되세요"라고 답해 주셨다.


현재 80을 훌쩍 넘긴 고령에 직접 미술관을 돌며 관객들과 함께하시는 작가에게 경의를 표한다. 그리고 채색 프로그램에서 작가를 만난 어린아이는 너무 어려서 자신이 누구를 만났는지 지금은 모를 것이다. 그러나 훗날 성장하여 그 만남을 알게 되면 아이의 삶은 더욱 풍요로울 것이다.


전시가 올해 가을까지 이어진다고 하니 여름과 가을까지 변화하는 전시장의 꽃과 나무들을 보러 다시 와야겠다. 그때도 운이 좋다면 작가님을 전시장에서 만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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