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촌에서 멧돼지가 먹이를 구하러 밭과 가축을 훼손하는 뉴스를 접한 적이 있다. 그러나 도심에 나타나는 경우는 거의 없다.
캘리포니아 도심의 주택가에는 다양한 야생동물들이 산다. 땅다람쥐가 가장 많이 보이고,다양한 새들이 있다. 한국의 참새보다 약간 작은 텃새가 있는데 화려한 자태를 뽐낸다.
도로에서 야생공작을보고 신기해서 사진을 찍은 적도 있다.
동물원에서 화려한 자태를 뽐내던 공작을 주택가의 길에서 보니 신기했다.
건조한 지역에서는 작은 도마뱀들이 많지만 보호색 때문에 발견하기 어렵다.
한국과 반대로 까치대신 까마귀가 많다. 벌새도 가끔씩 본다. 실제로 벌새가 꿀을 먹는 것을 보면신기하다. 꽃에서 꿀을 빨며 날개가 보이지 않을 정도로 빠르게 움직인다. 비현실적인날갯짓을보고 사진에서만 보던 벌새임을 바로 알았다. 얼핏 보면 새가 아닌 곤충 같기도 하다.
야생동물과 함께 반려동물인 개도 2마리나 3마리씩 데리고 산책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래서 가끔씩 '당신의 반려동물을 코요테로부터 보호하라'는 경고문이 붙어있는 것을 발견한다. 그런 지역은 코요테가 있다. 코요테는 여우보다는 늑대에 가까운 야생돌물로 북미와 남미전역에 분포해 있는 포식자다. 근처에 특별하게 숨을만한 곳이 보이지 않는데, 어디에서 살다가나타나는지는 모르겠다.
중요한 것은이들이 항상 주변에 있다는 것이다. 최근 만난 지인은 자신의 집정원에서 높은 담장을 단숨에 뛰어넘는 코요테를 보고 크게 놀랐다고 한다.
내가 산책하는 지역은 사람보다 자동차가 더 많이 움직이는 동네다. 도심의 주택가로 접어들면 사람구경하기 어렵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도심에서 떨어진 지역은 길에서 사람구경하기 더욱더 어려울 것이다.
특히 해가질 무렵이면 도심중심부의 길에도 사람은 거의 다니지 않는다. 대신 자동차만 다닌다.
이 지역에서 코요테가 사람을 해쳤다는 소식은 듣지 못했다. 그러나 만약 내가 해 질 무렵에 혼자길을 걷다가 코요테를 만난다면 등골이 오싹해질 것이다.
오래전 미국에서 가축을 잡아먹는 등 위협적인 늑대가 사람들에게 사냥당한다는 줄거리의 다큐영화를 본 적이 있다. 로보(Lobo)라는 우두머리늑대를 사냥해서 씨를 말린다는 스토리였다.
2년 동안 로보무리 5마리가 1살짜리 암소만 잡아먹었고, 하루 만에 250마리의 양을 재미로물어 죽인 적도 있었다. 늑대무리가 사람들과 적이 된 결과는 참담했다.
결과적으로 사람들의 주변에서 사라진 늑대보다 힘이 약한 코요테는 살아남았다. 힘이 세고 용맹했던 사라진 늑대에 비해서 코요테는 영리한 것 같다.
아직까지 사람에게 큰 피해를 주지 않으니, 사람과 공존이 가능하다는 것이 이를 증명하는 것 같다.
왜 사람이사는 지역에서 늑대는 사라졌고 코요테는 아직까지 함께 살고 있는지 그 차이는 무엇인가?라는 의문이 생겼다.
사람의 세계도 크게 다르지 않다.
과거에는 힘이 세고 용맹한 사람이 더 우위에 있던 시대도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힘세고 용맹한 늑대 같은 사람보다, 힘과 용맹은 덜하지만 주변에 큰 피해를 주지 않는 코요테 같은 사람이 더 적합할 수도 있겠는생각이 들었다.
지구를 거쳐간 생명체 중 오래 살아남은 개체는 강함 보다는 적응과 상호협력이 더 우선되었다는 것들도 과학적으로 증명되었기 때문이다.
개는 늑대를 인류가 길들여서 지금까지 개체수를 늘리며 살아남았다. 얼룩말은 말과 달리 사람에게 길들여지지 않았지만 야생성을 지키며 지금까지 살아남았다. 총균쇠의 저자 재러드다이아몬드는 얼룩말이 사람을 계속 물어서 길들이지 못했다고 한다. 비슷한 종이라고 성향이 같지 않다. 이런 사실 역시 받아들여야 한다.
그리고, 어쩌면 이곳의 야생동물들은 자신들이 이 땅의 주인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이런이유들로,코요테는 여전히 위협적인 존재이며, 공생하는 동안 결코경계를 풀지는 말아야하는 이유가 될 수 있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