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접 만남을 통한 파트너링이 의미있는 Lead로 발전할 수 있는가?
오랜만에 다시 기록을 합니다. 마케팅은 분명 영업과는 다른 영역의 전문 분야입니다. 브랜드 전문가 입장에서는 마케팅과 브랜딩은 또 다른 분야이기도 합니다. 여기서 마케팅의 업무 영역을 혼합할 수 밖에 없는 이유는, 대부분의 조직에서는 서로 다른 전문성과 관계 없이 많은 영역의 업무들이 서로 교차하기 때문입니다. 다만, 영업이나 브랜딩 등을 바라볼 때의 저의 시각은 마케팅의 시각에서 해석하고 있다고 보는 것이 적합할 것 같습니다.
올해의 전반기 동안 저는 일본과 한국에서 약 10개 이상의 행사를 직접 치루면서 많은 고객들과의 접점을 발견하기도 했고, 시장이 현재 우리의 제품을 수용이 가능한 상태인지를 체감하는 계기를 가졌습니다. 다행히도 현재의 회사가 그 정도의 경험을 통해서 시장을 발굴하겠다는 목표는 있어서 저에게는 새로운 학습을 할 수 있는 기회가 되기도 했습니다. 해외 행사에 부스를 마련하고 고객을 많이 만난다고 해서, 이러한 마케팅 활동의 일부가 영업부서에 직접적인 성과를 가져다 주지는 않는다고 생각하는 경우는 거의 없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국내외의 주요 행사에 부스를 설치하고 참가하는 활동은 1개의 기본 부스 공간이라도 생각보다 많은 비용이 듭니다. 전문성이 높은 행사일수록 부스 비용은 상당히 고가입니다. 국내든 해외든 거의 기본부스 1개의 사이즈는 3m X 3m 사이즈입니다. 약간의 사이즈 차이는 있지만 거의 이 정도의 사이즈를 일반적으로 앵글이 있는 부스 사이즈로 준비합니다. 이 기본 부스는 보통 저렴한 것은 5백만원 비싼 것은 1천만원의 비용이 듭니다. 추가로 벽면에 이미지 설치라든가, 전기시설, 인터넷, 생수통, 추가 조명, 구조 변경 (창고 분할)을 하는 경우에는 다시 몇백만원 이상에서 천만원 정도의 비용이 듭니다. 또한 많은 비용을 투자한 행사이니만큼 자체적으로 다양한 인쇄물과 기념품을 추가로 준비해야 하고, 영업팀과 관련 부서의 출장비용도 발생합니다.
이렇게 많은 비용이 투자되어야 하므로, 부스를 설치하는 경우에는 투자에 대비하는 성과를 거두어야만 한다는 압박이 있습니다. 주관사가 사전 미팅을 조율할 수 있는 플랫폼을 제공하는 경우에는, 사전에 충분히 다양한 고객과 파트너들을 시간대별로 조정할 수 있어서 편리합니다. 하지만 어떤 경우에는 이러한 파트너링 플랫폼 자체가 없는 경우도 있고, 어떤 경우에는 제공은 하지만 별도로 다시 몇백만원 이상의 추가 서비스 신청을 해야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가장 이상적인 것은 사전에 고객의 정보를 충분히 파악하고, 리드의 가치가 높은 고객을 부스에서 만나는 것이 좋습니다. 그렇지만, 사실 지명도가 높은 기업 부스를 제외한다면, 대부분의 경우에는 부스에 직접 찾아오는 고객들을 수동적으로 만나게 되는 것이 대부분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고객들을 만날 수 있으며, 영업 담당자는 영업의 성과를 평가할 수 있도록 모든 고객의 명함을 모으는 데 많은 노력을 기울입니다.
저도 마찬가지입니다. 저도 지난 반년 동안 다양한 행사에서 많은 고객들의 정보를 명함을 받거나 스캔을 해서 정보를 모았습니다. 문제는 그 다음입니다. 모은 정보를 이용하서, 그 다음 단계의 커뮤니케이션을 이어가기 위해서 문자메세지를 보내고, 이메일을 하고, 전화를 합니다. 부스에서 소개한 정보를 많은 고객들은 잊어버리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다시 이메일로 소개서를 보내준다든가, 또는 직접 방문해서 보다 공식적인 분위기에서 제품 소개나 회의를 하고 싶습니다. 그렇지만 현실은 전혀 다릅니다.
수백 개의 명함을 새로 획득했다고 해도, 이들 고객에게 감사 메일을 보낸다든가, 추가 정보를 보낸다든가, 제안서를 보낸다고 해도 대부분은 답변을 하지 않습니다. 스팸메일함으로 분류되었을 것이라는 추측도 하고 확인하는 절차도 수행하겠지만, 대부분은 메일을 대충 보고 현재는 흥미가 없으므로, 답변을 하지 않는 것입니다. 저의 경우에는 명함을 통해서 얻은 90% 이상의 신규 고객 정보가 대부분 답변이 없습니다. 아마 산업의 특성에 따라 고객 반응의 비율을 달라질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100명의 신규 고객 중에서 10%의 고객이 이메일이나 전화에 반응을 한다면, 이는 매우 성공적인 수치라고 생각합니다. 일반 산업 분야에서 도소매를 통한 세일즈 부문에서는 보다 높은 답변률을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일반 산업에서는 고객이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보다 정확하게 홈페이지나 서치를 통해서 확인할 수 있기 때문에, 보다 정확한 타겟고객에게 접근이 가능합니다. 하지만, 이글의 전체에서 기반으로 하고 있는 제약 산업과 바이오 산업은 이러한 분야와 달리 매우 고객 발굴의 과정이 복잡하고 어려우며, 각각이 부서에 따라서 이해관계자가 매우 다양합니다. 그래서 10% 정도가 최소한의 간단한 답변을 주었다면, 이는 매우 성공적인 결과라고 생각합니다. 어쩌면 2%, 3% 정도가 합리적인 기대치일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부스에서 높은 관심을 보여줬던 고객들도 이메일이나 전화에 반응을 전혀 하지 않는 경우도 잦습니다. 이러한 반응 역시 고객의 현재의 결정이라고 생각해야 합니다. 주방제품들이나 전자제품은 현재 구매 의사가 없는 사람들도 충동적으로 구매하게 하거나, 설득을 통해서 신제품을 구매하게 할 수 있는 가능성이 열려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전문 산업의 경우에는, 고객이 특별히 현재 필요를 느끼지 않고 있다면 설득을 하는 것은 매우 어렵습니다. 오히려 필요한 것은, 우리가 제공하는 서비스의 존재를 고객이 인식하게 만드는 것입니다. 언젠가 현재는 관심이 없는 고객이 필요를 느끼는 순간에 우리가 제공하는 서비스를 기억하도록 하는 것이 이러한 영업과 마케팅을 목표이기도 합니다.
부스 설치를 통한 고객과의 접점을 확대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가치를 가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단순히 고객의 정보를 획득하는 것 뿐만아니라, 기업의 존재를 고객에게 증명하는 기회이기 때문입니다. 다만, 부스 설치를 통해서 영업을 빠르게 가속화할 수 있는 분야가 있고, 어떤 분야는 부스를 설치해도 의미있는 고객을 즉각적으로 확보하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리는 분야도 있다는 점을 사전에 구분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렇다면, 컨퍼런스 등의 행사에 부스를 열고 참가하는 것은 의미가 있습니까?
전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산업 내에서 고객의 먼저 우리를 검색하고 조사하기 전까지의 지명도가 낮은 기간 동안에는 부스를 주기적으로 설치하여 고객에게 우리를 증명하는 기간이 필요합니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서 영업의 성과를 만들고 다음 단계로 올라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행사를 통해서 얻는 모든 고객들에게서 지속적인 반응을 기대할 필요도 없고, 이는 가능하지도 않다는 점을 인정하면 됩니다. 그러한 바운더리 안에서 성과 목표를 설정한다면, 오프라인을 통한 파트너링은 매우 중요한 기회이자 발전의 기회입니다.
문제는 예산입니다. 그만한 비용을 투자할 수 있는 경영 환경이 있다면 매우 의미가 있는 활동일 것입니다. 현재까지의 제 경험으로는 그렇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