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고 싶다'가 '해야겠다'가 되는 순간
서사수 로컬 커뮤니티 컨퍼런스 기획일지 ep.1
'하고 싶다'가 '해야겠다'가 되는 순간. 적어도 우리에겐 '이 일이 세상에 필요하다', '무엇을 해야 할지 명확하다'였다. 약 4년만에 만난 2024년 추운 1월의 인천 메가커피에서 <서사수>가 탄생한 건 그런 이유였다.
서울 밖에서는 모두 비슷한 고민을 하면서 사는데 그런 고민들이 연결되지 못하는 게 아쉬웠다. 나도 서울 밖에서 똑같은 고민을 할텐데, 그 고민을 혼자 하고 싶지 않았던 게 더 솔직한 이유였을지 모른다. 그래서 그 사람들을 연결시키고 내가 연결되고 싶었다. 그래서 뭐라도 하고 싶었다. 뭐라도 하고 싶었지, 뭐를 해야 할지는 몰랐다. 그래서 소피를 만났다.
소피는 대학교 후배였다. 3학번이나 차이나는 후배인 소피의 방에서 열 밤도 넘게 잤으니 소피가 어떤 사람인지는 대충 알고 있었다. 그런 소피가 '로컬생활자'라는 아주 흥미로운 타이틀로 살고 있다는 것도 알고 있었다. 소피는 도움을 요청하고, 말을 건네보는 것이 나보다 훨씬 쉬운 사람이라는 것은 당연히 알고 있었다.
그동안 어떻게 지냈는지에 대한 얘기를 하며, 요즘의 관심사가 나왔고 '로컬'이란 단어에서 접점을 만났다. 정확히 우리의 접점은 '서울 밖'이었다. '서울 밖의 이야기'는 서울에도, 서울 밖에도 필요한 이야기라는 확신이 있었다. 그러면 우리가 해야 할 일만 명확해지면 됐다. 우리가 잘 하고 좋아하는 것으로 시작할 수 있었다. 그것이 인터뷰였다.
서사수 결성 2시간 전 같이 먹었던 점심. 저렴한데 맛이 훌륭해 놀랐답니다 ^0^그 자리에서 <서울 밖 사수>라는 뜻의 <서사수>라는 이름이 나왔고, 서울 밖 사수들의 서사가 물(水)처럼 흐른다는 기가 막힌 뜻이라며 아주 호들갑을 떨며 하이파이브를 아프도록 쳐댔다. 다음 약속을 '회의'로 명명하여 캘린더에 박았고, 이 일이 어디까지 클 수 있을지 꿈에 잔뜩 부풀어 입을 틀어막았다. '어떡해.. 우리 너무 유명해져서 유퀴즈 나가는 거 아냐?' 했던 호들갑까지 기억이 난다.
그렇게 다음 '회의'에서 인터뷰이 명단을 작성하고, 섭외 메일/DM을 보냈고, 일정을 정리했다. 1월 18일 서사수가 탄생했고, 1월 30일 전주로 떠났다. 소피 덕에 전주 인터뷰와 곡성 인터뷰 사이에 현정님에게 우리 활동에 대한 자문을 받을 수도 있었다. '서사수'라는 이름이 생긴 지 채 2주도 되지 않았을 때 자문을 받을 수 있던 건 현정님의 후배 기획자에 대한 응원과 격려와 더불어 분명히 소피의 대범한 디엠 덕이었이었다.
곡성 인터뷰를 마치고 서울로 가던 기차 안에서 승선은 중고차를 골랐고, 그 다음날 현금을 탈탈 털어 중고차를 구매했다. 어차피 차를 살 거라면 다음 인터뷰를 하기 전에 사야겠다는 결심이었다. 그리고 그 차를 타고, 바로 다음주 강릉과 춘천에서 인터뷰를 진행했다.
이때까지만 해도, 서사수의 과업은 서사를 연결하는 것으로 끝날 일이었다.
아주 급하게 차를 사러 가 동행인 하나 없이 혈혈단신으로 용감하게 차를 사러 갔다. 한 개 보고, 바로 입금하고, 차 타고 왔다.콘텐츠 잘 읽어보셨나요?
<서사수 기획일지>는 팀 서사수의 에디터 승선의 시점에서 기록했습니다. 오는 10월 8일 서사수 제 1회 로컬 커뮤니티 컨퍼런스 <우리 내년에도 할 수 있을까?>를 시작하게 된 이야기에 대해 더 궁금하다면, 다른 에디터 소피의 관점이 궁금하다면 아래 링크를 참고해주세요 :)
소피의 서사수 : https://m.blog.naver.com/jsso26/223547005434
서사수 인스타그램 : https://www.instagram.com/seo4su/
컨퍼런스 바로 보기 : https://www.notion.so/1-5681d44e2cf946d79835e25554b18d36
에디터 소개
로컬생활자 소피 | @local.sop
사람이 필요한 지역과 기회가 필요한 사람을 잇는 가교 역할을 하는 기획자 & 에디터를 꿈꿔요. 정착할 곳을 찾아 여러 지역을 넘나들고 있고, 궁금한 이야기를 찾아 3년째 에디터로 활동하고 있어요.
최승선 | @choi_welcome
로컬 비즈니스를 전공하고, 관련 일을 하고 있어요. 본격적으로 로컬 기획을 해보려고 고향인 경기도 양평으로 이사를 왔고, 서사수 기획일지를 쓰고 있어요.
▸ 서울밖사수
모든 자원이 서울로 몰리는 나라에서 서울 밖의 삶을 들여다봅니다. 서울 밖의 자리를 사수하는 사람들을 찾아 더 많은 서사가 다양한 지역에서 흘러나오길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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