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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사수 Mar 15. 2024

춘천!하면 닭갈비? 말고 춘뿌리라고 할래요

서울 밖 사수 인터뷰 | 춘천 커뮤니티 춘뿌리 대표 나길 (2)

에디터 소피의 말

아무도 모르는 곳에 가서 살고 싶지만 혼자가 되는 건 무섭다. 새로운 지역으로 이주하게 되면 가장 걱정하게 되는 것 중 하나가 관계 맺기라고 한다. 하지만 나는 여태까지 이주 생활을 밥먹듯이 하면서 한 번도 관계 맺기에 대해 걱정했던 적이 없다. 그 8할은 전부 지역에서 만난 ‘커뮤니티' 덕분이었다. 다른 지역의 커뮤니티도 관심을 갖고 찾아보다가  ‘어? 나 딱 이런 식으로 커뮤니티 운영하고 싶은데?’라고 유레카를 외친 곳을 만났다. 이곳을 지금 소개하고자 한다.





첫 번째 서울 밖 사수 나길'S

춘천 청년 커뮤니티 <춘뿌리>

edited by 소피


나길 : 안녕? 춘뿌리는 처음이지! 춘뿌리는 ‘춘천에 뿌리내리고 싶은 사람들’이라는 의미로, 춘천에 뿌리내리고 같이 잘 살기 위해 춘천 청년들끼리 서로의 삶을 공유하면서 친밀감과 소속감을 느끼는 커뮤니티야. 사람을 만나고 싶고, 정보를 얻고 싶고, 같이 놀고 싶으면 춘뿌리로 오면 돼! 누구나 우리와 함께 할 수 있어 ^3^




춘뿌리는 어떤 곳일까?


2024 춘뿌리 1주년 돌잔치 (사진 제공_나길)


춘뿌리만의 자랑하고 싶은 특징이 있다면?


춘뿌리에서 많이 들은 얘기 중에 하나가

'나는 춘뿌리에만 오면 맨날 칭찬받는다’고 그래요.

사실 사회에서는 칭찬을 들을 일이 없잖아요. 일단은 제가 춘뿌리에만 오면 칭찬봇이 되어서 정말 사소한 것에도 칭찬을 하거나 인정하는 말을 많이 하는 편이에요. 칭찬을 하면 좋은 점이 상대에 대해 관심을 많이 갖게 되는 거예요!


춘뿌리를 운영하면서 저에게 생긴 말습관 중 하나가 ‘어땠어?’ 예요. 매일 모임이나 행사가 끝나고 나면 ‘오늘 어땠어?’라는 질문을 빼먹지 않고 해요. 처음에는 춘뿌리 친구들 반응이 이 질문조차도 부담스러워하고 어려워했었는데, 지금은 또 때가 됐구나 싶은 표정으로 익숙하다는 듯이 답을 해주더라고요. 가끔은 저 대신 다른 뿌리가 그 질문을 해주기도 하는데, 그럴 때면 마치 제가 자식의 거울인 부모가 된 느낌이 들곤 해요.(웃음)


무엇보다, 춘뿌리는 만난 지 얼마 안 돼도 편안하게 적응할 수 있어요. 저희가 ‘평어'를 써서 그런지, 처음 오신 분들이 10분밖에 안 됐는데 ‘나 몇 시간 전에 온 것 같아, 나 왜 이렇게 편안하지’ 이런 식으로 말하더라고요. 그래서 누구나 와서 편하게 시간을 보내다 갈 수 있는 곳이 바로 춘뿌리라고 자랑스럽게 말씀드릴 수 있을 것 같아요.



어때, 춘뿌리와 친해지고 싶은 마음이 들어?
같이 춘뿌리에 대해 더 알아볼까!


춘뿌리라는 이름을 보자마자, 춘천하면 춘뿌리?라고 기억에 남을 정도로 인상적이었어요. 이름에 대한 비하인드 스토리가 궁금해요.


결정적인 계기는 ‘산책’이었어요. 저는 늘 가슴속에 청년 커뮤니티를 만들고 싶다는 생각과 나와 비슷한 사람들을 모으고 싶다는 생각을 품고 있었어요. 그러던 중에 아는 언니랑 둘이 같이 산책하면서 춘천에 대한 얘기를 나누며 누가 춘천을 더 좋아하는지 배틀을 했어요.(웃음)


그때 언니가 ‘나는 춘천에 뿌리 박을 거야.’라고 말하길래 제가 그 말을 듣자마자 ‘춘뿌리?’라고 외치면서 순간적으로 머릿속에 그림이 그려지기 시작했어요. 그래서 그날 바로 <춘뿌리>라는 이름의 커뮤니티를 기획하고 모집글을 만들었어요. 춘천에 뿌리내리고 싶은 청년들이나 춘천을 좋아하는 청년들을 모아야겠다는 생각으로 단순하게 시작했죠.


지금은 춘천 청년 인구수의 10%인 약 7,000명을 목표로 달려가고 있어요. 커뮤니티를 운영하기 시작한 지 1년이 지난 지금은 400명가량의 회원을 보유하고 있어요. 현재 춘뿌리에는 이주한 친구들이 80% 토박이가 한 20% 2대 8 아니면 한 3대 7 이렇게 될 것 같아요.


2023 춘뿌리 기적의 운동회 (사진제공_나길)

춘뿌리는 22년부터 하신 걸로 알고 있는데, 어떻게 기획된 건가요?


사실 춘천에 왔었던 20년도에는 코로나 때문에 고립된 삶을 살았거든요, 대신에 온라인 커뮤니티를 1년 동안 운영하면서 일주일에 두세 번씩 줌으로 사람을 만나서 교류하면서 지냈었어요. 그때는 청년 대상은 아니었고 20대부터 50대까지 함께하는 커뮤니티였어요. 그 활동이 발판이 되었어요.


누구나 올 수 있는 지역 기반 커뮤니티를 춘천 토박이가 아닌, 살게 된 지 얼마 안 된 이주민이 운영한다는 점이 흥미로워요. 

춘뿌리를 운영하기 전에도 춘천에서 다른 모임을 운영했던 경험이 있었나요?


춘천에 온 지 얼마 안 되었을 때부터 문화도시 사업에 참여했었고, 커뮤니티 지원 사업의 참여자로서 모임을 기획하고 운영할 기회가 있었어요. 그 경험을 토대로 <끼리끼리>라는 모임도 잠깐 운영했었어요. 끼리끼리는 말 그대로 끼리끼리 비슷하고 잘 맞는 사람들끼리 놀려고 만들었던 모임인데요. 춘천에서 우연히 알게 된 친구랑 너무 잘 맞아서 우리 같은 사람들이 더 많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시작했어요.

그 이후에 아는 사람들과 함께 <오티움 그라운드>라는 출근하지 않는 사람들의 가상 회사를 운영했어요. 우리끼리 줌으로 출퇴근하고, 일주일에 한 번씩 모여서 휴식에 관련된 주간 회의를하는 방식으로 1년 넘게 운영했었어요.


특히 춘천시 문화재단에서 하는 사업들은 거의 한 번씩 다 경험해봤어요. 춘천에서 다양한 영역에서 활동을 하다 보니 춘천 토박이가 아닌데도 불구하고 춘천에 저를 아는 사람들이 꽤나 많아졌어요!


21년도 청년 연구 활동가 활동 사진 (사진제공_나길)

원래 서울에서도 청년 활동을 많이 하셨었나요?


청년 활동을 춘천에서 처음 했어요. 청년이란 키워드 자체도 춘천에 와서 처음 접했어요. 전에는 ‘청년'하면 내 얘기가 아니라고 생각했었죠.


21년도에 춘천시 청년청 청년 연구 활동가로 첫 청년 활동을 시작했어요. 그때 제가 연구했던 주제는 ‘커뮤니티의 활성화 방안’이었는데요. 연구 활동을 기반으로 22년도에 춘천시 청년청 명예청년청장으로 지원해 당선되었고, 1년간 춘천 청년을 대표하는 자리에 있으면서 청년에 대한 관심을 더욱 갖고 활동을 할 수 있었어요.


제가 청년청장으로 활동할 때에도 네트워킹을 중요하게 생각했어요. 그래서 오픈채팅방을 운영하고, 네트워킹 행사를 자체적으로 3회 진행했어요. 그 당시 청년들 또한 네트워킹에 대한 욕구가 있었고, 제가 열었던 행사에 참여한 청년들 대부분 만족스러워하더라고요. 1년 임기가 끝난 이후, 청년청 예산 전액 삭감이라는 이슈로 청년청이 사라지면서 청년청 활동은 자연스레 멈추게 됐어요




춘뿌리는 어떻게 운영되고 있을까?


춘뿌리 네이버 카페

커뮤니티는 어떤 방식으로 운영하시나요?


초기에 구상할 때 ‘지역 내 청년이 참여할 수 있는 모임, 청년에게 도움 될만한 정보, 연결될 수 있는 사람 등을 알려줄 수 있는 네트워크망’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춘뿌리는 두 가지 형태로 운영이 되는데요. 춘천 관련 정보나 이야기를 우리가 필요할 때 꺼내볼 수 있도록 네이버 카페를 통해 아카이브하고, 보통의 청년들은 네이버 카페를 수시로 드나들지 않으니까 실시간으로 정보를 공유하기 위해 오픈채팅방에서 소통하고 있어요. 춘천에 대한 정보가 필요하거나 춘뿌리가 궁금한 분들은 누구나 가입하실 수 있도록 오픈형으로 운영하고 있어요.


소통할 때에는 수평적 언어인 ‘평어'를 사용해요. 누구나 첫 만남에도 친구처럼 편하게 대화 나눌 수 있다는 장점이 있고, 평어를 사용하면 개인 친분을 과시하지 않고 평등하게 관계 맺을 수 있어서 사용하게 되었어요. 모임 외에 회의할 때도 쓰는데, 가벼운 분위기로 이야기 나눌 수 있어서 실제로도 건강한 관계를 맺는 데에 효과가 아주 좋아요!


모임을 가질 땐, 회비는 정기적으로 따로 받지 않아요. 번개 모임이 끝난 이후에 엔빵 사후 정산으로 진행해요. 가입비나 회비를 따로 받지 않는 이유는 참여에 대한 책임감과 의무감을 갖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예요.


커뮤니티를 운영할 때 어떤 부분을 중요하게 생각하시나요?


제가 커뮤니티를 운영하면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건 ‘자발적 참여’ 예요. 저는 자발적인 동기를 가지고 스스로 참여하는 청년들이 많아지는 게 이 커뮤니티를 오래 지속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생각했어요. .


커뮤니티를 단단하게 유지하고 안전하게 지키기 위해서는 우리만의 약속을 세우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춘뿌리에서 서로 함께 지키고 있는 약속 중에는 대표적으로 존중, 배려, 안전의 울타리가 있어요. 풀어서 설명하면, [자신의 감정과 생각 솔직하게 표현하고, 타인의 감정과 생각 존중해 주기] 등이 있는데요. 춘뿌리 회원이라면 이 내용을 필수적으로 숙지할 수 있도록 오픈채팅방에 입장할 때 서약서를 작성하도록 하고 있어요.




춘뿌리에선 어떤 모임에 참여할 수 있을까?


(좌) 2023 춘뿌리 춘뿌리데이 4회차 모습 & (우) 2023 춘뿌리 어워드  (사진제공_나길)

춘뿌리에선 주로 어떤 모임이 열리는지 궁금해요.


작년에는 두 달에 한 번씩 짝수달마다 ‘춘뿌리데이’라는 네트워킹 행사가 매번 다른 테마로 진행되었어요. 첫 번째는 OT 식으로 신서유기 게임하면서 자기소개하는 시간이었고, 이후에는 봄 소풍, 캠핑, 중간공유회, 운동회, 어워드 등 다양한 방식으로 춘천 청년들의 네트워킹 자리를 꾸준히 마련했어요.


번개모임에서는 혼자였으면 안 할만한 거, 그리고 친구들이랑도 안 갈 만한 곳, 가족들이랑도 못할 만한 거를 함께 하려고 해요. 예를 들어, 맛집탐방, 핸드 도자기 페인팅, 물레 체험, 보드게임, 산책, 사물놀이, 방탈출 등 그 외에도 정말 다양한 활동을 해요.


‘춘뿌리데이’는 춘뿌리 회원이 아니어도 타 지역 청년까지 누구나 참여가 가능해요. ‘번개모임’은 회원이 아닌 사람은 최대 2회까지 게스트로 참여 가능해요. 모임에 참여하고 싶다면, 카페 가입 후 오픈채팅방에 입장하시면 돼요.


춘뿌리만의 모임 공간이 따로 있나요?

모임 공간이 필요한 경우에는 춘천시에서 무료로 운영하는 공간들을 이용하는데 이 또한 춘천에 뿌리내리기 위해 필요한 정보라고 생각되어 공간에 대한 소개와 이용방법에 대해 안내를 해주기도 해요.


모임은 얼마나 자주 갖는 편인가요?

정기 행사 외에도 비정기적인 번개 모임도 자주 가져요. 작년에 통계를 냈는데 8개월 동안 72회를 진행했더라고요.(웃음) 저는 그중에 거의 92% 정도 참여를 했었어요.




나길에게 춘뿌리는 어떤 의미일까?

춘천 청년 대표 커뮤니티 춘뿌리 대표 나길 (사진제공_나길)

나길님의 거의 모든 일상에 춘뿌리가 있겠네요?


누가 보면 제가 친구가 없어서 저러나 싶을 수도 있는데(웃음),  오히려 제 친구들을 좀 덜 만나더라도 춘뿌리에 더 열심히 나가요. 이유는 한 명이라도 더 모임에 나와서 춘뿌리를 통해 지역에 잘 정착했으면 좋겠고, 눈팅만 하던 새로운 친구들이 나올 수 있는 기회를 계속 열어주고 싶은 거예요.


그래서 제가 맛집을 가고 싶거나 새로운 카페에 가고 싶으면 친구한테 연락하기보단 일단 춘뿌리 번개 모임을 올려요. 어느 순간부터 저는 하고 싶은 게 생기면 춘뿌리가 1순위예요. 춘뿌리에서는 참여가 의무는 아니기에 단톡방에 있는 100명 중에 시간이 되거나 관심이 있는 사람들이 자율적으로 참여하는 방식으로 번개모임이 진행돼요.


뿌리들도 자기의 삶에서 춘뿌리가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는 얘기를 많이 듣는 것 같아요. 춘뿌리가 없는 일상은 상상할 수 없다고 말하는 뿌리도 있더라고요.(웃음)


춘뿌리를 1인 운영진 체제로 운영하면서 많은 고충을 겪으셨을 것 같은데, 특별히 힘든 점은 없으셨나요?


작년에 운영진이 있었는데 저와 같이 가기에는 다들 버거워해서 내려놓더라고요. 안 좋게 나간 경우는 없고, 다들 뿌리로 전환해서 더 자유롭게 활동하고 있어요.


운영은 1인 체제이지만, 행사가 있을 때마다 나서서 도와주는 뿌리들이 있기도 하고, 번개모임을 열어주는 번개뿌리 역할을 해주는 친구들도 있어서 현재까지는 1인 운영 시스템이 나쁘지 않은 것 같아요.


그래도 다들 오랜 시간 함께 호흡을 맞춰오다 보니 제가 혼자서 애쓰면서 준비하고 있으면 도움 필요한 거 없냐면서 뿌리들에게 먼저 연락이 오더라고요. 저도 고마운 마음으로 도움을 요청하고 있어요.


춘뿌리는 저 혼자가 아니라 다 같이 만들어나가는 공동체인 것 같아요. 제가 바라는 가장 이상적인 그림도 지금처럼 모두가 알아서 각자의 역할을 하나씩 맡게 되는 것이에요. 그렇게 찐 공동체의 형태를 만들어가고 싶어요.


커뮤니티를 운영한다는 건 나의 에너지를 다수에게 쏟는 일이잖아요. 물론 나길님은 춘뿌리에게 에너지를 받고 있다고 하셨지만 (웃음) 커뮤니티를 계속 이끌어가는 동력은 어디에서 얻는지 궁금해요.


저는 쓰임 받는 걸 좋아해요. 누군가에게 기여하는 거에 의미가 큰 사람이라, 제가 뭔가를 했을 때 함께한 사람의 반응을 보고 동력을 얻는 것 같아요. 뿌리들이 춘뿌리의 모임을 통해 행복해하거나 즐기는 모습을 보면서 동력을 얻는 거죠. 사실 행사를 준비하고 진행할 때 과정은 너무 힘들거든요. 스트레스를 계속 받는 편인데 그럼에도 하는 거죠. 왜냐하면 연결되어 있을 때 살아있는 것 같거든요.


그 외의 시간은 살짝 죽은 시간 같다고 느껴요. 연결돼 있을 때 삶의 의미를 느끼고, 연결감 속에서 내가 뭔가를 행했을 때 만족감을 느끼니까요. 무엇보다 춘뿌리를 계속 지속할 수 있는 동력 중에 하나는 재미예요. 제가 재밌어서 계속하는 거예요.


그리고 늘 제 삶에 이 정도의 에너지는 누군가에게  쓰면서 살아왔던 것 같아요. 뭔가를 하면 몰입하는 편이고, 관계성에 기반해서 하는 걸 좋아해요. 대신에 저는 저만큼 에너지를 쏟을 수 있는 사람이 나타나면 제 자리를 내려놓을 준비가 되어 있어요. 그 자리를 다른 사람이 대체해 준다면 저는 또 다른 곳에 가서 뿌리를 내리지 않을까요.(웃음)


춘뿌리를 운영하기 전과 후에 나길님의 삶은 어떤 게 달라졌나요?


저는 사람을 좋아하긴 하지만, 다수보다는 소수를 선호하는 편인데 춘뿌리를 하면서 다수와 함께하는 즐거움을 알게 되었어요. 왜 그런가 생각해 보니 사람이 많을 때는 누군가는 소외되기 마련인데, 저는 늘 겉도는 입장에 있었던 것 같아요.


그런데 춘뿌리에서는 서로 존중하고 배려하는 문화가 있기에 사람이 많아도 불편함 없이 모두가 재밌게 즐길 수 있어서 좋더라고요. 무엇보다 춘뿌리를 통해 좋은 친구들을 많이 만나게 되면서 ‘아직은 살만하구나!’하는 생각을 하면서 살기 좋은 세상을 만들 수 있다는 희망을 갖게 되었어요.


또 하나 좋은 점은, 춘뿌리를 직접 만들고 이끌어가면서 제 그릇이 커져가고 있다는 걸 느끼고 있다는 거예요. 과거에는 관계에 집착하고 연연하는 사람이었는데, 지금은 적당한 거리를 유지하면서 나와 다른 사람을 품어줄 수 있는 사람이 되었어요. 직접 행사를 기획하고 운영하면서 다양한 영역의 능력이 향상되고 있고요. 춘뿌리와 함께 꾸준히 성장하고 있고, 앞으로 얼마나 더 성장할지 기대돼요!




춘뿌리의 Next Step은 뭘까?

2024 춘뿌리 뿌리내고향 (사진제공_나길)


올해는 어떤 모임들을 준비하고 있어요?

올해도 두 달에 한 번씩 ‘춘뿌리데이’라는 춘천 청년 네트워킹 행사를 진행할 예정이고, 돌잔치, 바자회, 진로박람회 등 작년과는 또 다른 컨셉의 네트워킹 행사가 예정되어 있어요.


정기모임으로 한 달에 한 번씩 ‘뿌리자치회’를 진행하고 있어요. 작년까지는 운영진들끼리만 아이디어를 내고 결정을 해왔다면, 올해는 다 함께 커뮤니티를 만들어 가려고 해요. ‘뿌리자치회’를 통해서 매 달 생일 파티를 해주고 있고, 회의 안건이 있으면 공유하고 함께 논의해요.


뿌리내고향’이라는 새로운 프로그램도 생겼는데, 뿌리의 고향으로 여행을 가서 하루는 그 지역의 청년들을 만나고, 하루는 해당 뿌리의 고향 스토리를 투어하는 식으로 운영되는 여행 프로그램이에요. 각자 고향에서 놀았던 추억의 장소를 다녀보거나 친척들 생가 투어를 하는 등 우리와 함께 활동하고 있는 뿌리에 대해 알아가면서 동시에 지역을 새롭게 탐색하는 느낌의 여행인 거죠.


그 외에도 지금도 번개모임은 수시로 열리고 있어요! 이야기하다 보니, 이 모든 것들을 그 어떠한 대가도 받지 않고 혼자 운영하고 있는 제 자신이 존경스럽네요.(웃음)


맞아요, 저도 나길님이 진심으로 존경스러워요(웃음) 마지막으로, 춘뿌리를 지속하기 위해서는 어떤 지원이 필요하다고 생각하시나요?


기본적으로 청년들에 대한 춘천시의 관심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춘천살이 5년 차인 제가 느끼기에 춘천시는 청년들에게 무관심하다는 생각이 들어요. 제대로 된 청년 정책도 별로 없는데, 그마저도 계속 줄어들고 있는 상황이에요. 청년의 입장에서 무엇이 필요한지 대화를 나누는 자리도 지속적으로 마련되었으면 좋겠고, 대학생이 아닌 일반 청년들을 위한 정책을 많이 만들어줬으면 좋겠어요.


춘뿌리가 지속되기 위해서는 커뮤니티에 대한 금전적인 지원도 필요하지만, ‘청년'을 위한 공간 및 전담 센터가 있어야 된다고 생각해요. 춘천 청년들이 춘천살이를 지속할 수 있도록 만드는 지원체계가 곧 춘뿌리를 지속할 수 있도록 만드는 지원체계라고 생각해요. 


현재는 춘뿌리만의 거점 공간이 따로 없어서 춘천 곳곳에 다양한 공간을 돌아다니며 모임을 하고 있어요. 문화도시사업의 일환으로 시민들에게 무료로 제공되는 ‘모두의 살롱’이라는 공간도 있어서 잘 활용하고 있지만, 예약 시스템으로 운영이 되고 있어서 좀 늦게 예약하면 이용을 못하게 되는 경우도 있고, 예약 시간 외에 자유롭게 이용 가능한 공간은 아니다 보니 뿌리들이 자유롭게 드나들며 이용할 수 있는 공간이 필요해요. 정기적인 모임이나 목적 없는 다양한 모임이 열리고, 춘뿌리가 궁금한 사람이라면 누구나 방문할 수 있는 우리만의 공간이 필요해요.


그러려면 청년센터와 같은 청년이 사용할 수 있는 공간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데요. 저는 평소에 타 지역을 많이 다니고, 청년들이 사용할 수 있는 공공공간들을 찾아서 다니는데, 저희보다 작은 도시에도 청년 센터가 하나씩 다 있더라고요. 그냥 이름만 ‘청년센터’인 기관 말고 청년들의 편의를 고려하여 실제로 다양한 청년들이 이용할 수 있는 ‘청년센터’가 필요해요.


춘뿌리 모임 사진 (사진제공_나길)




 다음 콘테츠가 궁금한가요?

춘천과 가까운 지역의 이야기를 소개합니다. 춘천에 춘뿌리가 있다면, 강릉에는 솔방울들이 있지요! 솔방울들 운영자이자, 강릉 토박이의 이야기 이어서 만나요!



 사수에게 질문해요!

✼사수에게 궁금한 점이 있으신가요?

질문을 수집해 답변글을 제작할 예정입니다. 질문은 아래 링크를 통해 작성 부탁드려요 :)

서울 밖 사수 나길에게 묻다.


나길의 인스타그램

https://www.instagram.com/nagil_02.09?igsh=MXAwbXoyMncxdnlhMw==

춘뿌리 인스타그램

https://www.instagram.com/cclife_2022/




에디터 소개


로컬생활자 소피 | @local.sop

사람이 필요한 지역과 기회가 필요한 사람을 잇는 가교 역할을 하는 기획자 & 에디터를 꿈꿔요. 정착할 곳을 찾아 여러 지역을 넘나들고 있고, 궁금한 이야기를 찾아 3년째 에디터로 활동하고 있어요.


최승선 | @choi_welcome

지역과 공간이 주는 경험과 서비스를 디자인하는 전공의 대학원을 다니고 있어요. 도시재생 사업을 하는 회사에서 일을 하면서 지역에 플레이어가 필요하다는 걸 느꼈어요. 플레이어가 되어야겠다는 마음으로 창업을 준비를 하고 있어요.


▸ 서울밖사수
모든 자원이 서울로 몰리는 나라에서 서울 밖의 삶을 들여다봅니다. 서울 밖의 자리를 사수하는 사람들을 찾아 더 많은 서사가 다양한 지역에서 흘러나오길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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