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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침별 Mar 28. 2024

교육과 투자

교육도 투자



시간이 많이 남는 주부인 나는 아이가 잠들기 전 혹은, 혼자 있는 시간에는 경제 유튜브를 많이 틀어둔다.


인문학 전공자의 지식은 이 자본주의 사회에 아무짝에도 쓸모없음을 절절이 깨닫고 있는 요즘, 뒤늦게라도 경제에 대한 안목이 조금이나마 트일 수 있었으면 하는데, 경제학 책은 아직 좀 어렵고, 경제 이론이나 동향을 쉽게 풀어내는 채널들이 많아 꽤 도움을 받고 있다.


경제 관련 채널들을 들으면 들을수록 이렇게 살면 안 되지 않나 하는 숨 막히는 갑갑함이 나를 조여 오고 있었다.


복리의 법칙


돈은 일찍 넣으면 넣을수록 기하급수적으로 불어난다. 10년 전 금값, 비트코인, 이더리움, 하다못해 애플 주식만 보더라도 한숨이 푹푹 난다.


남편의 월급이 적지는 않은데, 아이에게 들어가는 교육비도 만만치 않고 저축은커녕 마이너스가 나지 않으면 다행인 생활이 하루하루 이어지고 있다. 아이 친구들은 벌써 10년에 한 번씩 된다는 오천만 원 증여를 끝내놨거나, 아이 이름으로 통장에 차곡차곡 예금 혹은 주식 혹은 코인을 마련해 두었다는 이야기를 들으면, 나는 아직 아이에게 해둔 게 많지 않은데 이렇게 사는 게 맞나 하는 고민과 불안감이 엄습하기 시작한다. 이제 공부가 부로 이어지는 시대는 끝이 났다는 걸 알고는 있는데, 그렇다고 아이 교육을 놓을 수도 없다. 학벌이 이 사회에서 미치는 영향은 둘째 치고서라도 아이에게 배움의 기회마저 박탈하고 싶지는 않다.


외벌이인 우리에게 투자가 어려운 이유는 당연하게도 사교육비 때문이다. 사교육 없이 아이를 가르치면 되지 않냐는 말을 누군가는 하겠지만 사실 0.01프로의 천재가 아니고서는 사교육의 도움 없이 상위권에 진입하기란 불가능하다. 직접 한번 해보라고 말하고 싶다.


아까운 것은 교육비라기보다 아이 어릴 적 멋모르고 샀던 명품들과 생각 없이 남 따라갔던 해외여행들에 든 경비들이다. 이것들을 생각하면, 차라리 그 돈을 미국 주식이나 코인으로 사두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하는 후회가 든다.


그렇다고 나는 일을 내려놓고 온전히 아이와 함께 한 지난 시간까지 후회되지는 않는다. 사실 가장 잘한 결정이라고 생각한다.

 

내가 자주 보는 교육대 기자 tv에 사립초 교사이신 김선호 선생님이 아이의 교육도 투자라는 말씀을 하셨다. 아이에게 하는 교육에 대한 투자는 어릴 때일수록 더 좋다는 말이다. 사람들은 바이올린이나 피아노 같은 예체능은 일찍부터 손가락을 찢어가며 연습하는 것에 대해 거부감이 전혀 없는데, 공부는 일찍 시작하는 것을 아이가 불쌍하다느니, 아이에게 못할 짓을 하는 것처럼 짠하게 본다는 것이다.


직접 겪어보니 아이 교육과 정서 발달에 대한 관심과 투자는 어릴 때가 효과가 크다. 아이가 어릴 때에는 엄마의 무조건적 사랑과 관심, 학습에 대한 지도가 가장 필요한 시기이고 그것이 곧 빛을 발하지만, 아이가 조금만 더 크면 오히려 간섭이 되고 아이와의 사이만 멀어질 뿐이다. 아이의 든든한 정서적 지지대가 되어주고, 아이의 숙제를 봐주고, 아이를 챌린지 할 수 있는 좋은 학원에 보내 긍정적 자극을 받을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것, 모두 아이에 대한 투자다.

  

재테크 소리만 들어도 숨이 턱턱 막히는, 저축 못하는 외벌이 가정들이 힘을 내었으면 좋겠다. 아이에게 남겨줄 수 있는 가장 큰 자산은 능력이라는 것. 이건 상속세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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