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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치즈스프레이 Apr 12. 2024

냉동김밥 열풍부터 화장품 인디 브랜드 수출까지

정말 미국에서 K-뷰티, K-푸드가 활황일까?

미국 이커머스 플랫폼, 쇼핑 검색엔진으로 기능

한국 콘텐츠가 전 세계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지금 가장 주목받고 있는 시장은 단연 미국입니다. 미국은 이커머스 시장 규모도 클 뿐더러 위로는 문화를 공유하고 있는 캐나다, 아래로는 멕시코가 인접해있어 판매확산에 유리하기 때문이죠. 두 국가 역시 시장규모가 크기 때문에 매력적인 시장으로 꼽힙니다. 


미국 상무부에 따르면 2023년 미국 이커머스 거래액은 전년대비 10% 성장한 약 1조 1,000억 달러를 기록할 것이라고 예상했습니다. 이는 한화 약 1,469조 6,000억원으로 우리나라 2023년 국내 이커머스 시장 거래액(잠정치 포함) 227조 3,470억원의 6배가 넘는 규모입니다.


현재의 미국 이커머스 성장세는 지속될 전망입니다. 미국의 전체 유통 시장 중 이커머스가 차지하는 비중(온라인 침투율)은 15% 수준으로 20~30% 수준인 우리나라와 비교하면 크게 절반 수준입니다. 전체 유통 시장에서 이커머스 구매 비중이 지속성장하고 있는 상황에서 온라인 침투율이 낮다는 것은 큰 성장잠재력을 방증하는 지표가 될 수 있죠. 


이에 더해 미국 인터넷 보급률이 90%에 달하고 정부 정책으로 국토 전역에 초고속 인터넷을 보급할 계획이기 때문에 온라인 침투율은 빠르게 높아질 것으로 보입니다. 


이커머스 플랫폼들은 온라인으로 제품을 검색하기 위한 주요 채널로서 역할을 본격 수행하기 시작했습니다. 이커머스 소비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에 따르면 10명 중 약 3명이 이커머스 플랫폼을 통해 제품을 검색한다고 응답했습니다. 

미국 아마존, 글로벌 셀링 시 수출과 동시에  꼭 입점해야 하는 이커머스 플랫폼

독보적으로 눈에 띄는 플랫폼은 아마존입니다. 스태티스타에 따르면 2023년 아마존은 37.6%의 점유율로 압도적인 시장 1위로 자리매김했습니다. 뒤를 이어 월마트가 6.4%, 애플이 3.6%, 이베이 3%, 타깃과 홈디포가 1.9%를 차지했습니다. 

2023년 미국 이커머스 시장 점유율 현황(출처: 스태티스타).


이커머스 시장 규모도 클 뿐더러 지속성장하고 있기 때문에 미국 시장에 처음 진출하는 셀러의 경우 압도적인 점유율을 가진 아마존이 당연한 선택으로 여겨지고 있죠. 한국 직배송, FBA(Fulfillment by Amazon) 등 판매규모 및 특성에 맞는 물류방식을 선정하고 시장성을 확인해 향후 사업방향성을 선정하는 것도 바람직합니다. 


진출한 지역에서 반응이 좋다면 온라인을 넘어 전미 소비자를 공략해볼 수 있죠. 이커머스에 아마존이 있다면 오프라인에는 월마트가 있습니다. 월마트는 안정적인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미국 전 지역에 5,000곳 이상의 매장을 운영하고 있기 때문에 월마트는 안정적인 매출처로써 매력적이죠. 또한 월마트에 입점한다는 것은 상품의 제품성을 인정받기 때문에 브랜드에 긍정적인 효과도 기대해볼 수 있습니다. 

가성비, 가치소비에 집중하는 미국사람, 테무의 성공 이유

엔데믹 이후 미국은 전쟁, 기상악화 등으로 공급망이 크게 흔들리며 소비자물가 상승으로 진통을 앓고 있죠. 2024년에는 소비자물가 상승폭이 약화될 것이라는 전망과 함께 고용안정성이 개선되고 있기는 하지만 금리인하 시기가 결정되지 않아 불확실성을 계속 안고 있는 상황입니다. 


때문에 이미 오른 물가에 대응하면서 기존 생활을 영위하기 위해 가계지출을 줄일 수 있는 소비가 지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그렇다고 무턱대고 가격만 저렴한 상품을 구매할 수는 없죠. 성분, 기능 등에 대한 소비자의 눈높이는 높아졌기 때문에 ‘가성비’를 챙기는 것이 중요해졌습니다. ‘백만장자처럼 소비하세요’라는 문구를 내세운 테무가 미국에 열풍을 일으킬 수 있었던 배경이 되고 있죠. 


이와 동시에 가치를 위해 소비하는 심리도 강해지고 있습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비건과 웰니스, 지속가능성입니다. 육체와 심리의 건강을 챙기면서 사회, 환경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상품도 인기를 끌고 있죠. 


이러한 미국 소비자의 변화와 더불어 콘텐츠를 통해 다양한 문화를 간접적으로 접할 기회가 많아지면서 직접적으로 문화를 체험하려는 니즈도 증가하면서 현지화된 상품보다는 현지 그대로의 것을 원하기도 합니다.

한국 상품은 가격과 품질,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가장 인기있는 콘텐츠에서 찾아볼 수 있기 때문에 그 수요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습니다. 

브랜드보다 성분, 기능성 중심의 화장품 인디 브랜드 소비↑

팬데믹 상황에서 자기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프리미엄 뷰티와 퍼스널케어 분야를 중심으로 성장을 이어오고 있다. 특히 프리미엄 뷰티 분야에서 성분이 강조된 제품이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피부과학을 뜻하는 Dermatology와 화장품(Cosmetic)의 합성어인 더모코스메틱, Dermocosmetic 제품이 관심을 받고 있죠. 


더모코스메틱은 약국 전용, 전문화장품으로 중저가 브랜드에서도 판매가 급증하고 있습니다. 또한 퍼스널케어에 대한 니즈가 증가하면서 개인의 피부건강을 개선할 수 있는 성분을 포함했는지가 구매결정에 중요하게 반영되고 있죠. 


때문에 아마존의 화장품 카테고리(Beauty & Personal Care)의 베스트 셀링 상품을 살펴보면 

1위부터 20위까지 여드름패치, 에센스, 헤어오일, 타월, 수분크림, 클렌징 티슈 등이 차지하고 있습니다. 색조분야에서는 압도적인 인기를 누리는 상품이 없어 20위까지 마스카라, 컨실러 단 2개 제품만 순위권에 있죠. 

아마존 화장품 카테고리 베스트셀러 현황.


색조화장품의 경우 동일민족 비율이 압도적으로 높은 우리나라와 달리 미국은 피부색, 문화권 등에 따라 타깃소비층이 세분화되기 때문에 현지화에 많은 어려움이 있죠. 그러나 스킨, 로션, 아이크림, 수분크림, 여드름 개선 등과 같은 기초라인, 관리제품의 경우 니즈에 맞는 기능성 성분을 함유한다면 소비자 공략 난이도가 낮은 것으로 파악됩니다.  


실제로 중소벤처기업부가 발표한 ‘2023년 중소기업 수출동향(잠정치)’를 살펴보면 화장품은 54억달러로 수출액 1위를 차지했으며 대 미국 화장품 수출액은 전년대비 47.2% 증가한 것으로 파악됩니다. 또한 전체 화장품 수출액 중 42.9%가 기초화장품으로 6.2%를 차지하는 메이크업용 제품류와 상당한 차이를 보입니다. 한국 중소기업의 상품을 구매한다는 것으로 보아 네임벨류보다는 니즈에 맞는 기능성 화장품을 찾는 것으로 판단됩니다. 

2021~2023년 품목별 중소기업 수출현황(단위: 천달러, 출처: 중소벤처기업부).


미국 코스메틱 시장에서 두각을 보이고 있는 우리나라 기업으로는 COSRX, 마녀공장이 꼽히죠. 심지어 COSRX는 앞서 언급한 아마존 뷰티 카테고리에서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마녀공장의 클렌징 오일은 동일 상품군에서 베스트셀러로 지정되기도 했습니다.

아마존 화장품 카테고리 2위, COSRX의 에센스.


이와 같이 기능과 품질이 확실하다면 미국 소비자는 K-뷰티 상품을 구매할 의향이 있는 것은 입증됐습니다. 다만 향후 판매가능성이 높은 상품군을 먼저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겠죠. 


미국 최대 뷰티 전시회인 America Beauty Show(ABS)는 알파 하이드록시산, 베타 하이드록시산, 세라마이드, 히알루론산, 나이아신아마이드, 레티노이드 등을 가장 인기있는 스킨케어 성분으로 발표했습니다. 각각의 성분은 여드름, 수분공급, 주름, 색소침착 등에 기능하는 성분으로 세안부터 세럼, 토너, 썬크림까지 다양한 제품에 적용될 수 있기 때문에 향후 판매가 유망할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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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동김밥 수출 대박, K-푸드 열풍 기대감 고조

K-뷰티가 자리잡기 시작한 분야라면 K-푸드는 시작단계에 있어 계속해서 상품군이 발굴되고 있는 분야입니다. 왜냐면 음식같은 경우 앞서 언급한 색조화장품과 같이 문화권에 많은 영향을 받기 때문이죠. 멜팅팟, 인종의 용광로라고 불리는 미국이더라도 주류 문화권이 아닌 음식이 가진 식감과 향을 반기지 않는 분위기가 지속돼왔고 그중에서도 미국 사회에서 한국계 미국인은 약 260만명으로 비중이 0.7%에 불과하기 때문에 한국 문화가 확산되기 어려운 환경이었습니다. 때문에 K-푸드는 알려지지 않은 문화를 즐기는 힙한 사람이라는 이미지를 위해 소비돼왔죠. 


그러나 IT기술 발전, 콘텐츠를 통해 한국 문화에 대한 관심의 증가는 인구학적 한계를 뛰어넘을 수 있는 기회가 되고 있습니다. 타 문화에 대한 수용력이 강한 소비층이 K-콘텐츠를 소비하면서 콘텐츠에 등장한 음식을 소비할 뿐만 아니라 이 과정을 다시 콘텐츠화해 경험을 공유하면서 속도를 높여가고 있죠. 


시작은 틱톡에 공유된 한국계 미국 인플루언서 사라 안의 냉동김밥 먹방입니다. 11월 기준 해당 영상의 조회수는 1,340만회를 넘기며 미국 시장을 뒤흔들었습니다. 

사라 안의 냉동김밥 영상과 트레이더 조 냉동김밥. 출처: 틱톡 @ahnestkitchen, 트레이더 조 홈페이지.


이에 따라 국내를 대표하는 F&B 업계 대기업이 현지에 공장을 설립하면서 본격적인 미국 사업 확장을 알리고 있습니다. 현지 인프라 설립에는 다양한 이유가 있지만 대표적으로 규제, 공급망 불안, 비용절감 등이 있습니다. 


먼저 규제의 경우 대표적으로 기억할 수 있는 것은 트럼프 행정부 당시 수입규제, 국경세 등의 보호무역조치입니다. 미국 현지에서 생산하지 않는 상품에 대해 배타적인 입장을 고수하면서 선제적인 방어조치로 현지 법인 및 생산시설을 마련한 것이죠. 


다음으로 공급망 불안입니다. 소비시장에 생산시설을 마련하는 것은 코로나19 팬데믹에 이어 파나마 운하 가뭄, 예멘 내전에 따른 홍해발 해운망 등 공급망 마비에 대응할 수도 있습니다. 특히 미국은 손에 꼽는 식량생산국으로 식품을 생산하기 위한 원재료를 현지조달할 수 있고 조달, 공급거리가 최소화되기 때문에 물류비용을 절감할 수 있죠. 

미국 현지에 생산공장을 통해 생산된 K-푸드(출처: 각 사 홈페이지).


신라면으로 대표되는 농심의 경우 미국 시장에 안정적으로 안착하고 있고 있습니다. 미국은 일본의 인스턴트 라면으로 거부감이 적기 때문에 다른 식품군 대비 난이도가 낮았죠. 현재 농심은 미국 현지에 2개 공장을 운영하고 있으며 1일 평균 가동시간은 22.5시간으로 지난해 8억5,000만개를 생산했습니다. 매년 20% 이상의 성장을 거둬들이고 있으며 미국에서 발생하는 영업이익이 농심 전체 영업이익의 30%를 차지할 정도로 현지 공장은 효자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죠. 


미국 내 비건식품이 인기가 높아지면서 주목받는 식품이 있습니다. 바로 두부입니다. 풀무원은 현재 미국 현지에 두부를 생산하는 공장을 3개소 운영하고 있죠. 현재의 생산규모가 완성되지 않았던 2021년에는 국내에서 생산한 두부 100만모를 매달 수출할 정도로 급증하는 수요에 감당하기 어려웠습니다. 최근에는 공장증설을 위해 새로운 투자를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외국인 시선에서 난이도가 가장 높다고 꼽히는 ‘김치’마저도 인기를 받고 있습니다. ‘종가집’이라는 김치 브랜드를 운영하고 있는 대상은 연간 2,000톤을 생산할 수 있는 공장과 원료 공급망을 완성했죠. 2025년까지 미국에서 연간 1,000억원의 매출을 목표로 사업을 확장하고 있습니다.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2023년 K-푸드의 대표는 단연코 냉동김밥이죠. 트레이더 조의 김밥은 두부를 바탕으로 다양한 채소를 밥과 김으로 감싼 것으로 비건푸드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이러한 미국 현지 인기에 힘입어 윙잇은 곤약김밥을 미국 현지에 소개해 11톤의 계약을 성사했죠. 미국 현지에서 비건김밥 수출이 유리한 이유는 건강에 대한 관심이 증가한 것도 있지만 비건이기 때문에 육류, 계란이 포함되지 않아 통관에 유리하기 때문도 있습니다. 


K-푸드의 인기를 엿볼 수 있는 또다른 것은 명칭의 변화입니다. 김과 떡볶이가 그중 하나죠. 미국은 한국과 달리 김을 식사용도로 소비하지 않고 간식대용으로 먹는데 최근 식용 해초류 소비가 증가하고 있으며 3년간 한국에서 가장 많이 수입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때문에 기존 마른김을 일본어인 Nori로 불렀지만 현재는 Gim, Kim과 같이 한국말이나 Korean roasted seaweed 등과 병기되고 있습니다. 

아마존 내 영풍의 요뽀끼 상세페이지.


떡에 대해 많은 미국인이 이를 감싸는 식감에 대해 거부감을 가지고 있습니다. 때문에 떡볶이는 자연스럽게 비인기 상품이었죠. 그러나 최근에는 한국의 매운맛에 관심이 많아지면서 떡볶이 판매도 증가하고 있습니다. 김처럼 기존 Ricecake을 검색하면 뻥떡이나 일본의 모찌가 검색됐다면 이제는 떡볶이를 찾아볼 수 있습니다. 특히 우리나라의 ‘영풍’의 브랜드인 ‘요뽀끼’가 적절한 가격과 빠른 배송으로 ‘Overall Pick’ 태그가 달린 것을 확인할 수 있죠.


이처럼 형태와 조리법, 재료가 유사한 음식의 명칭이 Koreanized, 즉 한국화되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여전히 미국 시장에서 K-푸드의 비중이 작고 소개되지 않은 한국 음식이 많기 때문에 무궁무진한 가능성을 품고 있는 것으로 전망됩니다. 향후에는 팬케이크가 부침개로, 블랙푸딩이 선지로, 타르타르가 육회로 불리는 날이 올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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