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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인과 학생 20인이 포착한 타겟: 생활문화

서울대학교 디자인 연합스터디 | 서디연 프로젝트 4기

 서디연의 정규활동인 ‘서디연 프로젝트’는 시각/산업팀으로 나뉘어 학기 중과 방학 중 매주 진행되는 실무 프로젝트이다. 디자인 프로세스 전반을 경험하며 상호 피드백과 중간 핀업 프레젠테이션과 최종 프레젠테이션 및 전시 활동을 진행한다.

서디연 프로젝트는 다음의 목표를 가지고 진행된다.  

1. 체계적인 디자인 프로세스 경험
2. 개인의 디자인 언어 탐구 및 전문성 강화
3. 상호 피드백을 통한 안목 기르기
4. 커뮤니케이션 및 프레젠테이션 능력 기르기



PROLOGUE

2023년 봄학기부터 진행해 온 서디연 프로젝트도 어느덧 4기를 맞이했습니다. 브랜딩, 게임, 하이퍼로컬 등등 다양한 주제로 프로젝트를 진행해 왔는데요, 이제까지 결과물의 형식이 조금은 정해진 주제로 프로젝트를 진행해 왔다면 4기는 다시 기본으로 돌아가 디자이너의 기초적이고 필수적인 역량을 학습할 수 있는 주제를 선정하고자 했습니다.


이번 서디연 프로젝트 4기의 주제는 ‘새롭게 떠오르는 타겟’입니다. 디자인에서 ‘타겟’은 디자인의 목적성을 명확히 하는 데에 있어서 매우 중요한 요소이죠. 디자이너에게 있어서 설정된 타겟에 맞추어 결과물을 만들어내는 작업은 당연히 요구되는 역량인데, 때때로 디자인의 외관에 깊이 몰두하다 보면 후 순위로 미뤄두게 되는 문제가 생기기도 합니다. 그러나 그 타겟을 발견하는 과정 또한 디자인 과정의 일부이며 디자이너의 필수 역량 중 하나라는 것은 잊지 않아야 합니다. 디자이너의 필수 역량을 기르기 위해 이번 서디연 프로젝트 4기의 주제를 ‘새롭게 떠오르는 타겟’으로 정해, 각각 현재 새롭게 떠오르는 타겟을 찾아내어 그것을 소재로 디자인 작업을 진행하기로 했습니다.


세상에 존재하는 많고 많은 것들 중에, 어떻게 하면 참신한 타겟을 딱 고를 수 있을까요?


타겟을 설정하기 위해서는 우선 사회의 흐름을 파악해야 합니다. 사회의 흐름을 분석하여 그 속에 있는 면면을 꼬집거나, 사람들의 니즈와 가치를 찾아내는 트렌드 리터러시를 키우는 작업이 이번 프로젝트의 핵심입니다. 각자가 설정한 타겟은 공략의 대상이 될 수도, 비평 혹은 관찰의 대상일 수도 있습니다.


서디연 프로젝트 4기 팀원 20인은 이번 프로젝트를 위해 각자의 ‘타겟’을 발견해 냈는데요, 서울대학교 디자인과 학부생 20인이 사람, 사회, 생활문화 등의 분야에서 포착한 새로운 타겟을 살펴보며 대한민국 트렌드의 현주소를 짚어봅시다!


*이번 글은 1편 사람에 대하여, 2편 사회에 대하여, 3편 생활문화에 대하여 총 세 편으로 나눠집니다.




<디자인과 학생 20인이 포착한 타겟: 생활문화>


1. 마냥 행복할 수만은 없다?!: 배달앱도 지속가능성을 따져야할 때

2. 도파밍이 나쁜가요?

3. 요리의 과정이 결과만큼 즐거워진다면

4. 첫번째 뇌로 생각하라

5. 초코케이크 우유 말먹




"마냥 행복할 수만은 없다?!: 배달앱도 지속가능성을 따져야할 때"

- 강유진


배달앱 없이는 살 수 없는 세상이다. 없는 것을 불평할 줄은 모르지만, 있던 것이 없어질 수는 없다. 배달 서비스가 없는 세상을 생각해보자. 꼬박꼬박 학식을 먹고, 커피와 간식을 사러 가고, 장바구니를 들고 마트에서 장을 본다. 지극히 평범한 모습이지만 배달에 익숙해졌다면 집에서 목적지까지 오고 가는 걸음이, 들고있는 짐이 귀찮고 불편하겠다.

배달비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는가? 배달비가 아깝지는 않은가? 몇천원, 조금 기다리고 움직이면 아낄 수 있는 돈, 그런데 그 수고스러움을 생각하면 또 그만한 값어치를 하는 것 같기도 하다. 이러한 생각도 찰나 우리의 마음을 들은 것인지(그럴 리 없겠지만) 배달앱들은 알뜰배달과 배달료 구독 서비스를 내놓더니 이제는 서로 앞다투어 배달을 무료로 해주겠다고 한다. 소비자 입장에서 이 얼마나 행복한 소식인가! 그렇지만 내부 사정을 들여다보면 마냥 웃으며 가벼운 마음으로 혜택을 즐길 수 없을 것이다. (*배달비는 음식점에서 배달대행업체에 지불하는 ‘배달료’와 소비자가 부담하는 비용인 ‘배달팁’을 더한 금액이다)

배달 서비스는 크게 배달앱, 음식점, 라이더, 소비자로 구성되며 서로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다. 소비자가 배달앱을 통해 주문을 하면 정보가 음식점으로 전달되고 이후 완성된 음식은 라이더를 통해 소비자에게 전해진다. 음식점이 라이더를 직접 고용할 수도 있지만 보통 음식점은 배달대행업체와 계약을 맺거나 배달앱이 가진 자원을 이용해 배달하는 것이 보편적이다. (이렇게 음식점에서 소비자에게 음식을 배달하는 방식에 따라 MP(Market Place)와 OD(Own Delivery)로 구분하기도 한다) 이들의 이해관계를 살펴보면, 배달앱은 음식점과 소비자를 연결해 줌으로써 음식점과 소비자로부터 수익을 얻고, 반대로 음식점과 소비자를 끌어들이기 위해 지출한다. 가능한 많은 음식점과 소비자를 모아 주문량을 늘리는 것이 이들의 목표이다. 음식점은 많은 음식을 판매하고 단골을 만들어 매출을 올리는 것이다. 단순해보이지만 여기서 배달료와 식재료 등 부수적인 비용을 줄이는 것이 중요하다. 라이더는 소비자와, 자신이 속해있는 배달대행업체 또는 배달앱으로부터 배달비를 받는다. 음식점에 소속되어 전문 배달원이 아닌 이상 보통 건당으로 수익을 받기 때문에 빠르게 이동해 최대한 많은 배달을 완료하는 것이 중요하다. 마지막으로 우리같은 소비자는 최소한의 비용을 들여 맛있는 음식을 먹는 것이 주 관심사일 것이다.

위와 같은 배달 시스템을 통해 알 수 있는 것은 결국 배달 서비스를 구성하는 배달앱, 음식점, 라이더, 소비자는 서로 상호 의존, 공존하고 있으며 서비스의 존속을 위해서는 앞으로도 그러해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최근 배달 서비스의 지속가능성에는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에서 급성장한 배달 시장은 코로나 엔데믹과 고물가까지 합세해 성장세가 주춤하고 있다. 이에 따라 배달 시장이 정체기에 접어들면서 시장 점유율을 높이기 위한 서비스 기업 간에 출혈경쟁이 시작되었고 그 과정에서 여러 서비스 정책 변화와 함께 음식점의 이해관계 충돌이 두드러지게 되었다. 음식점도 더이상 한 동네가 아닌 여러 지역의 음식점들과 경쟁하게 되어 어려움은 더욱 커졌으며, 배달 라이더는 안정적인 수입을 유지하기 위해 도로 위 무법자가 되기도 한다. 이들 사이에서 소비자는 현재 이득을 보고 있지만, 어느 한쪽이 넘어져 손해를 볼 것도 소비자이다. 이처럼 배달시장은 출혈 경쟁과 이해관계 상충으로 위태롭지만 배달 서비스가 지속되기 위해서는 모두가 만족할 만한 균형을 찾아야 할 것이다. 귀차니스트인 나를 위해서, 그리고 이 산업에 종사하는 모두를 위해서!



"도파밍이 나쁜가요?"

- 김지현


2024 트렌드 코리아의 키워드 중 하나, ‘도파밍’. ‘도파밍’은 도파민(Dopamine)과 파밍(Farming)의 합성어로, 게임에서 파밍을 하듯 재미를 찾는 행위를 가리킨다. 우리 사회는 이 도파밍에 대해서 ‘도파민 중독’, 더 나아가서는 ‘정신병’을 언급하며 부정적으로 취급한다. 그런데, 도파밍이 정말 나쁜 일일까? 필자는 이에 대해 아니요, 라고 답한다.

이 질문에 관한 답을 하기 위해서는, 먼저 도파민이 무엇인지 알아야 한다. 사전적 정의에 따르면, 도파민은 카테콜아민 계열의 유기화합물로, 다양한 동물들의 중추 신경계에서 신경전달물질과 호르몬으로 작용한다. 이 도파민이 분비되면 성취감, 보상감, 쾌락, 즐거움 등의 감정을 느끼게 된다. 도파민은 주로 목표를 성취했을 때 분비되는데, 맛있는 음식을 먹거나 좋아하는 옷을 입는 등 일상 속에서도 분비된다. 또한 술과 마약, 담배 등도 도파민의 분비를 활성화시킨다.

이러한 도파민 분비는 이전부터 있어왔던 일인데, 왜 최근 사회적 흐름이 되었을까. 21세기 초 인터넷이 생겨나면서, 도파민을 얻을 수 있는 새로운 경로가 탄생했다. 인터넷이 점진적으로 발달해오던 중, 2020년 전염병이 전세계적으로 도래하고 비대면 활동이 활발해지며 인터넷의 역할이 급진적으로 커지게 된다. 그리고 현재, 전염병이 진정되고 일상을 회복해가면서 인터넷이라는 새로운 일상이 전보다 더 자극적인 형태로 생활에 자리 잡게 된다. 즉, 사회적 언어와 매체가 변화한 것이다.

이러한 변화에 맞춰 사회는 연애 프로그램, 숏폼 콘텐츠 등을 양산하기 시작한다. 사람들이 도파밍을 하기 용이하도록 발을 맞추고 있는 양상이다. 많은 콘텐츠들이 범람하는 와중에, 사회는 도파민 중독과 팝콘 브레인 등에 주의할 것을 말하고 있다. 그러나 도파밍은 이미 하나의 사회적 현상이 되고 있다. 인터넷이 세상에 처음 등장했을 때를 떠올려보면 그때부터 인터넷 중독을 조심하라는 경고가 늘상 있었으나, 현대에는 거의 모든 것이 인터넷과 연결되어 있으며 일상이 되었다. 필자는 도파밍도 마찬가지라고 판단한다. 도파밍의 대표 사례로 지적되는 숏폼 컨텐츠의 성장은 우리의 새로운 일상으로 다져지는 중일 뿐이며, 다만 적절한 일상이 되도록 잘 활용하는 것이 주안점인 것이다.

도파밍은 나쁜 것이 아니며, 도파민을 찾는 것을 금지할 순 없다. 우리 인간은 호모 사피엔스이자, 호모 루덴스로서 살아간다. 우리가 해야 하는 것은 사회 현상인 도파밍을 회피하는 것이 아니라, 올바르게 맞이하는 법을 찾아가는 것이다.



“요리의 과정이 결과만큼 즐거워진다면”

- 양준영


우리가 먹는 음식은 우리의 일부가 된다. 우리가 섭취하는 음식은 우리의 몸과 마음을 형성하는 것을 넘어 때로는 개개인의 생활 양식을 결정하고, 이렇게 형성된 식생활은 단순 영양분 섭취를 넘어 문화와 예술의 맥락에서 설명되기도 한다. 이처럼 ‘먹는 일’은 은연 중에 우리를 정의하는 삶의 한 부분으로 존재한다.

그렇다면 현대 한국인들은 어떤 음식들을 어떻게 섭취하며 살아가고 있을까? 코로나 판데믹을 거치며 폭발적으로 성장한 배달 시장 덕분에, 우리의 끼니 챙기기는 더이상 머리 아픈 숙제가 아니다. 전자레인지에 넣기만 하면 완성되는 레토르트 간편식부터, 요리의 고수가 아니라면 엄두를 내기 힘들었던 '푸짐한 요리'들까지 일단 주문하면 1시간을 넘기지 않고 곧바로 현관문 앞에 도착한다. 유튜브를 켜면 입이 떡 벌어질 정도로 한 상 가득 음식을 쌓아 두고 먹는 ‘먹방’이 즐비하고, 독특하게 개발된 음식들을 먼 곳까지 직접 찾아가 먹어 보는 체험도 청년들의 보편적인 여가 생활로 자리잡았다. ‘무엇을 먹을 것인가’가 이렇게나 광범위한 집단의 사람들에게 하나의 컨텐츠로서 중요히 여겨졌던 적이 있었을까? 그러나 ‘무엇을 먹어야 좋은가’에 대해 우리는 종종 고민을 회피하고는 한다.

각종 식품첨가물과 방부제로 점철된 가공식품들은 조리 과정이 편리하고 즉각적이지만 장기적으로 섭취 시에는 호르몬 활동을 교란하고 대사 장애를 일으키는 등 우리의 신체에 악영향을 미친다. 코로나 판데믹을 거치며 배달 음식 시장이 활성화된 시점부터 각종 건강 질환 발병율과 환경오염 지표가 유의미한 변화를 기록하고 있다는 사실 또한 같은 맥락에서 무시하기 힘들다.

많은 사람들이 이러한 사실을 인식하고 있지만 막상 스스로 건강한 식생활을 실천하기는 쉽지 않다. 특히 1인 가구 생활자 중 ‘평소 집에서 음식을 직접 만들어 먹는다’고 답한 사람의 비율은 5년 만에 64%에서 45%로 급감했다. 부모 세대에 비해 생활이 파편화되어 있고, 요리하는 일에 익숙하지 않은 청년 가구와 1인 가구에게는, 적절한 양의 좋은 식재료를 고르는 일부터 시간을 쪼개 새로운 레시피를 배워 요리를 익히고 뒤처리를 하는 일까지, 요리에 필요한 일련의 과정에서 느끼는 피로가 그로 인해 얻는 효용보다 크지 않음이 분명하다. 이들의 입장에서 이러한 피로도를 상쇄할 만한 즐거운 콘텐츠를 제공해 주는 요리 보조 서비스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생각된다.

음식에 대한 관심은 많지만 요리에 대한 관심은 쉽게 가지기 어려운 현대인들이, 주말 하루 한 끼라도 스스로 건강한 식사를 차려 먹을 수 있다면 어떨까. 국민의 4할을 차지하는 1인 가구 생활자를 위한 식생활 지도 역할을 해주는 서비스가 등장한다면 한국 사회 전반의 식문화에도 미약하게나마 변화의 물결이 일지 않을까?



“첫번째 뇌로 생각하라”

- 유규희


지난주에 총선이 있었다. 관련 뉴스를 보고 투표하고 개표하는 일련의 과정 동안, “어떻게 저런 생각을 하는 사람들이 있지?” 같은 생각을 하는 경우가 많았을 테다. 나 또한 그랬다. 그런데 사람들의 그 생각이, 그리고 그에 대한 나의 생각조차도 각자의 것이 아닐 수 있다. 우리가 두번째 뇌, 소셜미디어로 생각하기 때문이다.

다큐멘터리 <소셜 딜레마>는 빅테크 기업들의 소셜 미디어가 어떤 비윤리적 구조를 갖고 있는지 이야기한다. 우리는 인스타를 돈 주고 하지 않는다. 그 말은, 우리는 소셜 미디어의 소비자가 아니라는 뜻이다. 우리는 상품이다. ****빅테크 기업의 소비자는 광고주로, 우리의 관심과 소비력을 돈 주고 사고 있다. 이들은 고의적으로 혹은 실수로 우리가 중독되기에 최적화된 UI를 설계한다. 그러니까 내 스크린 타임이 10시간을 넘어가는 게 내 탓이 아닐 수도 있다는 것이다. 스크롤으로 넘기는 타임라인은 영원히 끝나지 않고, 끌어당겼다가 놓아 타임라인을 업데이트하는 것은 도박장의 슬롯머신의 원리와 같다. “좋아요”는 선택이 아니라 필수가 되었고, 때로는 조회수가 “좋아요”마저도 압도하는 전부가 된다. 그래서 인터넷 미디어에는 공해 수준의 바이럴 게시물과 선정성을 검토하지 않은 컨텐츠가 넘쳐난다. 수익에 도움이 된다는 이유만으로.

그런데 단순히 미디어 환경만 오염되는 것이 아니다. 우리의 가장 깊은 곳에 있는 생각, 정서, 신념이 위협받고 있다. 소셜 미디어의 추천 알고리즘은 관심을 끌기 위해 내가 관심있을 법할 것들만 데려온다. 확증 편향이 꼬리를 이으며 그 부작용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다. 사람들은 점점 더 소집단에만 갇혀 분열되고, 소속 집단끼리는 생각이 극단적으로 동기화된다. 마치 집단끼리 클라우드 드라이브를 공유하고 거기서 생각을 다운로드하는 모양새다. 그리고 그게 자기 고유의 의견이라고 믿는다. 언론, 기업을 비롯한 각종 권력 계층이 여론전을 펼치기에 최적의 환경이 아닐 수 없다.

소셜 미디어가 두번째 뇌가 되어 우리의 사고를 지배하고 있다. 그러나 이 문제로부터 받는 영향에 비해 우리는 너무 모르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두번째 뇌” 문제는 단순히 인식하는 것만으로도 많은 변화가 생긴다. 생각의 지배, 생각의 조종은 내가 조종당하는 중이라는 것을 모르는 데에서 완성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모든 인터넷 미디어 사용자들에게, 나의 생각이 내 것이 아닐 수 있으며 이는 소셜 미디어의 유독성에서 온다는 경각심을 심어주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마지막으로, 생각하는 모두에게 다음의 질문을 드리며 글을 마친다.


본인의 머리로 생각했는가?

내 의견은 정말로 내 머릿속에서 내가 씹어 삼킨 정보와 경험으로부터 형성되었는가?

한 사람의 몫을 다하고 있는가—이 사회에서, 내 위치와 나의 환경을 알고, 조심해야 할 부분에는 가볍게 굴지 않고, 나만이 낼 수 있는 목소리를 내고 있는가?



“초코케이크 우유 말먹”

- 전윤서, 정인경


새해가 되면 다짐하는 것들이 있다. 그 중 많은 파이를 차지하는 것은 아마도 ‘다이어트’ 일 것이다. 우리도 올해 초, 다이어트를 시작했다. 지난 3개월 간 감량을 하면서 깨달은 것은 다이어트에도 ‘트렌드’가 존재한다는 점이다. 단순히 생각해보자.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대체당의 등장이 다이어트용 아이스크림으로까지 이어질 것이라 상상이나 할 수 있었을까. 지금 다이어트 트렌드는 ‘무작정 굶는 것’이 아니다. 핵심은 ‘오랫동안 지속가능한 대체 식단을 찾는 것’이다. 시작은 다이어트였지만, 지속 가능한 대체 식단은 다이어터들에게만 국한된 얘기가 아니다. 대한당뇨학회에 따르면 2020년 기준 당뇨병 인구는 600만명을 넘어섰다. 30세 이상 성인 6명 중 1명이 당뇨병인 셈으로, 한국의 당뇨병 유병률은 심각하다. 또한,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에 따르면 비만환자가 2017년 대비 2021년 2배 이상 증가했다. 이처럼 당뇨병 환자와 비만 환자들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고, 이들의 ‘건강한 식단’에 대한 수요도 증가하고 있다. ‘건강한 식단’은 닭가슴살과 야채만으로 구성된 것만을 칭하는 것이 아니다. 앞서 언급했듯 대체당의 등장으로 많은 것이 바뀌었다. 하프 마요네즈, 하프 케찹, 저당 굴소스, 저당 땅콩버터, 닭가슴살 소세지, 두유면, 무설탕 케이크, 제로 음료. 감미료에서부터 시작해 완제품까지. 이제는 일명 ‘속세의 맛’을 유지하면서도 당과 칼로리를 줄이는 식단이 가능하다. 이렇게 늘어나는 대체 식품의 공급과 함께 낮아진 진입장벽으로 점점 당뇨환자, 비만 환자뿐만 아니라 일반인까지 자신이 추구하는 식사를 하기 위해 관심을 기울이게 되었다. 그런데 다이어트를 시작하니 외식을 할 때마다 불안하다. 오랜만에 만나는 친구에게 억지로 샐러드를 먹이기도 뭐하고, 그렇다고 애써 관리하던 식단이 망가지는 것도 싫다. 집에서 해먹는 것처럼 완전히 저당 제품만을 사용해 음식을 만들었는지 알 길이 없으니 불안하다. 하루 외식하고 오면 우리가 느끼는 것은 즐거움이 아닌 죄책감이다. 조금 더 즐겁게, 마음 놓고 외식할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 다이어터와 당뇨 환자를 포함해 식단을 조절하는 모두가 안심하고 외식을 할 수 있는 세상이 와야 한다. 각 사람들이 필요한 식단을 토대로 검증된 식당을 찾는 앱을 만들어야겠다. 이 생각이 우리 프로젝트의 시작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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