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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은주 Aug 19. 2024

[시] 맑은 눈의 아이야



이런 시대에 아이가 태어나다니

흰 종이를 놓고 아이의 이름을 지어주며

나는 너에게 무슨 말을 해야 하나


엄마 아빠의 몸을 타고 도착한

별의 아이야 시대의 아이야

시인은 거짓말을 할 수가 없단다


세계는 위험에 가득 찬 곳이란다

인간은 모순에 던져진 존재란다

삶이란 유혹에 올려진 것이란다


하지만 물러서지 말아라

지켜내라 견뎌내라 함께해라

여기 살아있어라


최선을 다하고도 결과가 좋지 않다 해도

겨울나무가 뿌리와 나이테를 키워가듯

긴 호흡으로 그것을 받아들여라


진정한 성공은 한때의 승리에 있지 않고

인생 전체를 두고 자신을 찾아가는

성실한 걸음 속에 있음을 잊지 말거라


어느 날 네가 마주할 실패와 아픔이

너만의 길로 나아가게 하는 이정표라는 걸

어려운 순간마다 기억하여라


아이야

맑은 눈의 아이야

다정한 마음의 아이야






박노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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