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 먹을 때 티비를 켜니 유퀴즈에 류승룡 배우님이 출연하셨다.
연기력 좋으시고 유쾌하신 분이라 좋아해서 밥먹으며 한참을 보는데
4년 간의 슬럼프 기간동안 아내분께서 해주신 얘기가
꼭 나에게 해주는 말 같아 바로 메모장에 기록해놓았다.
"당신은 동굴이 아닌 터널 속을 걷고 있는거라고.
긴 터널은 언젠가 끝이 보이니 그냥 묵묵히 가라고."
지나고 보면 터널이었구나..라고 하지만
당시엔 칠흙같이 빛 하나 보이지 않는 동굴 속에서
빠져나올 수 없는 나를 채찍하고 자책하며
무기력하게 보낸 수많은 나날들이 얼마나 많았던가.
그래. 나는 지금 터널을 지나고 있는거야.
당장 끝을 알 순 없을지라도 곧 따스한 빛을 볼 날이 반드시 올거야.
그러니 내가 할 수 있는 것들을 묵묵히 해보자.
단단함 속에서 불안이라는 것이 스믈스믈 엄습해올 때마다
다시 마음을 다잡을 수 있도록 힘을 주는 주변의 모든 것들에 감사해하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