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추의 계절(2016.11.22.)
사랑하는 훈아~
행군은 언제 하는지? 벌써 했는지?
했다면 소감이 어떤지 궁금하구나~
네가 이번 주에 할 것이 많다고 했는데, 너무 신경 쓰지 말고 할 수 있는 만큼 했으면 한다.
11월도 한 주를 남기고 있으니 바야흐로 만추이다.
무심코 운동장을 바라보면 떨어진 나뭇잎과 단풍으로 곱게 물든 나뭇가지가 어여쁘더구나.
거기는 훈련받기에만도 힘들겠지만, 학교보다 더 아름다운 풍경에 잠시 마음을 위로발을 수도 있지 않을까 한다.
3월부터 온갖 일을 다 겪으며 말도 안 듣던 우리 반 아이들을 쳐다보니, 그새 정이 들었다 싶은 아이들이 많고, 한편 아직 한 놈은 내 마음에서 거리를 두고 있다.
호통치고 혼내며 가까워진 아이들이 대부분이고...
아이들도 각양각색 사건도 문제도 가지가지여서 이럴 땐 어떻게 해야 한다는 매뉴얼이 작동되는 건 아닌데.. 20년 넘는 엄마 경력에 스스로의 판단력과 직감을 따르는 편이다.
많이 봐주고 학생들을 존중하는 교사이고자 노력하지만... 한 번씩 버럭 하지 ㅎ
그래도 개판은 아니고 어느 정도 엄마의 말을 들어주고는 있다는 느낌이 있다.
화낸다는 게 필요하다는 말을 하려고 말이야.
우리 아들은 너무 착하고 남을 배려하기만 해서 도통 화내는 모습을 못 본 듯해서 말이야ㅎ
사람들과 잘 지내야 한다는 생각에 최소한의 불화까지 두려워해서는 안 되는 것!
엄마도 반장을 많이 해서 모두와 잘 지내려고 무던히 노력했는데 사실 그건 불가능한 일이거든...
안 되는 사람, 아닌 사람은 마음에서 지워야지...
또 분노를 정당한 것으로 여길 줄 알아야 한다는 것!
이유가 있고 상황에 맞으면 분노의 표현을 두려워하지 않아야지.
요즘 여기저기서 분노의 목소리가 높다~
사랑해!
엄마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