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교 1학년의 인도와 우즈베키스탄 여행기
나는 작년에 눈부시고 찬란한 1학년 생활을 마무리하고 올해로 2학년이 된 대학생이다. 2023년, 대학교에 입학 후 정말로 다양한 일이 있었지만 그 중에서도 나의 인생의 일부가 된, 나의 소중한 대학교 1학년 시절을 다채롭게 해주었던 소중한 사람들과의 만남이 나에게는 가장 의미가 컸다.
연세대학교는 1학년 때 특수한 과를 제외한 대부분의 신입생들을 인천 송도에 위치한 국제캠퍼스로 보내는데, 그곳에서 1년 간 기숙사 생활을 하게 된다. 2023년 3월로 거슬러 올라가 이제 막 대학을 입학한 파릇파릇한 새내기 시절의 나를 떠올린다. 부모님의 간섭으로부터 완전히 자유로워질 수 있었던 인생의 첫 시기, 새벽 2시부터 5시 반까지 '기숙사 통금'이라는 게 있긴 했지만 같은 집에서 부모님과 함께 살던 학창시절과 비교해보았을 때 정말 인생의 황금기가 아닐 수 없었다.
덕분에 내 생애 한 번도 해보지 못했던 정말 엄청난 경험들을 할 수 있었고, 덕분에 나의 1학년 학점은 날아갔지만 아직도 후회를 하지 않는다. 원래 인생에는 '선택과 집중'이 있어야 하지 않겠는가. 나는 선택을 했고 학점을 놓치는 대신 노는 게 제일 좋은 뽀로로보다 더 열심히 놀았다. 2학년 1학기의 개강을 앞두고 있는 지금, 1학년 시절을 돌이켜보면 기억에 남는 경험들이 - 우연한 계기로 외국인 친구들과 캠퍼스 안에서 함께 술을 마시다가 인생 친구들을 사귀게 된 일, 누군가와 'situationship'에 빠졌던 경험, 내 인생을 통틀어 가장 많이 영어로 대화를 해본 경험, 다양한 사람들과 함께 술 마시고 진대(일명 '진지한 대화'의 줄임말)하기, 관심이 없었던 것을 즐기기 위해 동아리에 들어갔던 경험, '연세대학교'하면 빠질 수 없는 고려대학교와의 교류 행사들(합동응원전과 과 정기전), 다양한 선배들을 만나고 조언을 구한 경험, 과 지도 교수님들을 만나 나의 진로 고민에 대해 이야기하고 인사이트를 얻었던 경험, 국제캠퍼스 기숙사에서의 다양한 헤프닝들 - 나를 내적으로 성장시켜주었고 나의 시야를 넓혀주었으며 앞으로의 미래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할 수 있도록 해주었다.
사실 이 글의 주제는 '어느 한 대학생의 인도와 우즈베키스탄 여행기'인데 내가 어쩌다가 인도와 우즈베키스탄이라는 (나에게는) 굉장히 생소했던 나라로 여행을 떠나게 되었는지 설명하다보니 서론이 이렇게 길어졌다. 캠퍼스 안 벤치와 테이블에 앉아 사소한 소재로 이야기를 나누고 술을 마시다 보니 어느새 정말 가까워져 있던 친구들, 나의 속마음을 정말 깊은 곳까지도 털어내고 나도 그들의 속마음에 공감할 수 있었던 그 친구들과 함께 겨울방학 여행을 계획하게 되었다. 친구들끼리 항상 얘기를 하면 '우리 집 놀러와','내 고향 놀러와'라고 농담삼아 이야기를 하고는 했었는데 어쩌다 보니 이게 정말 실제 여행 계획이 된 거다.
정말 다행히도 같이 여행을 갔던 멤버 중 한 친구가 추진력과 실행력이 상당히 좋은 친구였기에, 항공편과 숙소, 여행 경비 환전, 준비물, 여행 꿀팁 등에 관해서 이 친구로부터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었다. 참고로 이 친구는 여행에 사비를 들여 산 고프로(GoPro)를 가져와서 거의 하루종일 여행의 모든 부분을 녹화하고 다녔다.
그렇게 우즈베키스탄에서 일주일, 인도에서 일주일이라는 2주 간의 여행 계획을 세워놓고 여행을 가기 약 3개월 전부터 친구들끼리 함께 논의하면서 차근 차근 여행 계획을 세웠고, 여행을 갔다온지 한 달이 좀 넘은 지금 시점에서 나는 최고의 갓성비 인생 여행을 다녀왔다고 느낀다. 지금 시점에서 가장 아쉬운 점은, 여행에 가 있는 동안 나도 내 친구처럼 여행에서 느꼈던 생생한 감정과 경험을 바로 바로 기록할 걸, 그리고 여행을 가기 전에 그 국가에 대해 조금이라도 더 공부하고 갈 걸 하는 아쉬움이다.
여기서 더 늦으면 그때 그 순간의 찬란한 기억이 흐려질 것 같아서 이제부터는 이 공간에다 나의 여행기를 조각으로 나눠서 하나씩 기록해보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