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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Nos Nov 18. 2024

행복에 대한 고찰 <어른의 행복은 조용하다>

성숙한 어른이 들려주는 행복에 대한 짤막한 에세이

INTRO


결혼식에 참석하고, 허망한 밤길을 걸으며 지하철을 타고 돌아오는 길.

행복은 도대체 무엇일까?라는 간단하지만 어려운 질문을 곱씹다 보니 발견한 책.

잔잔한 느낌의 표지대로, 저자의 문체 또한 따뜻하면서도 정감 깊은 책이었습니다.


흔하디 흔한 힐링 에세이일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통찰력 있는 문장과 재밌는 비유가 섞인 문장들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제목처럼 행복에 관한 여러 가지 고찰이 나오는데, 작가님이 말하는 행복에 관한 가장 핵심적인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행복은 불행이 없는 상태."


즐겁고, 짜릿한 경험이 가득한 삶이 아니라 인생에 나쁜 일이 없는 평온한 일상이 존재하는 상태가 행복하다는 거죠. 무료하고 무미건조해 보일 수 있지만, 평화로운 일상이 가득한 상태야말로 어른의 행복이라는 것입니다. 그래서, 행복은 조용할 수밖에 없습니다.

어른의 행복은 시끌벅적한 파티가 아니라, 좋아하는 음료를 마시며 고즈넉하게 앉아 창밖을 바라보는 느낌이라고 할까요? 


<어른의 행복은 조용하다>는 이렇게 행복에 관한 얘기들을 다루고 있으며, 제목처럼 조용한 일상의 이야기들과 사람 사는 얘기도 섞여 있는 일상 에세이입니다. 작가님의 부드러우면서도, 통찰력 있는 비유와 재치들이 재밌고 인상적인 책이었습니다.


그 일부를 지금부터 간단하게 한 번 살펴보겠습니다.



책 속의 문장들.


우린 너무 쓸데없이 불행하고 너무 복잡하게 행복하다


우리는 자신의 일상에 딱히 영향을 미치지 않는 사소한 것에 집착하여 쓸데없이 스트레스를 받습니다. 또한, 행복하려면 이것저것 여러 조건들이 충족되어야만 행복해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는 전부, 미래지향적이기 때문에 일어나는 일입니다.

아직 다가오지 않은 미래를 걱정하다 보니 스트레스를 받고, 미래의 행복을 기대하다 보니 현재가 볼품없이 느껴져서 행복하지 않은 것이죠.

곳을 바라보던 시선을 잠깐 거두어, 지금 발치를 바라본다면 사람은 분명 조금 행복하고 즐겁게 있을 것입니다.


믿음이란 결국 받은 응원의 양이 아닌 해낸 성공들의 합이었다. 그게 아무리 작을지라도


아무리 남들이 칭찬해 주더라도, 나 자신이 스스로를 믿지 못한다면 무슨 소용일까요? 자신의 성취는, 스스로가 제일 잘 아는 법입니다. 남들은 그저 겉으로만 보고 가볍게 얘기해 줄 뿐이기에 어찌 보면 공허한 메아리에 불과합니다.

흔들리지 않는 믿음, 즉 자존감은 결국 스스로 해낸 성취들이 쌓이고 쌓여 만들어지는 것입니다.

그저, 남들의 의미 없는 응원과 숏츠의 자극적인 동기부여 영상으로 생겨나는 것이 아닙니다.


무례함은 타인을 상처 내는 데 쓰이지만 솔직함은 오히려 상처를 고백할 때 쓰였다.


자신은 거짓말을 잘 못한다며, 솔직하게 말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상처를 주는 사람들입니다.

그 솔직이 남을 향하면, 남에게 해서는 안 되는 말을 함부로 하게 되니까요.

그것은 곧 무례함이 돼버립니다.


"솔직함"이라는 그 가식 없는 진실은 본인 자신에게만 향해야 합니다.

그러면 자신도 조심하게 되고, 그 조심스럽게 바라본 자신을 고백하는 모습은 설령 비겁하고 한심한 모습일지라도 대부분의 타인들은 이해해 줄 겁니다.

우리는 잘나고 재수 없는 사람보다는, 못났더라도 열심히 노력하고 인성이 올바른 사람을 더 좋아하니까요.


우위가 없는 행복은 이들에게는 쓸모가 없었다. 그건 증명할 수가 없으니까.


경쟁에 미친 대한민국의 사회는 결국, 행복마저 경쟁하도록 만들게 되었습니다.

SNS에 너도 나도 올라오는 수많은 여행사진과 인증샷들.

더 좋은 회사 사원증을 목에 걸기 위해 적성에 맞지 않는 일을 꾸역꾸역 하다가 마음에 병이 나는 청년들.


그렇게 누군가보다 뛰어남을 증명하는 것은 정말 행복일까요?

우월감으로 느끼는 그 고양된 마음상태가?

남들이 바라보는 시선 속에만 존재하는 그 얄팍한 감정상태가 행복일리가 없습니다.


행복은 분명, 아무도 바라봐주지 않는 자신만의 공간 속에서도 존재하는 것이어야 합니다.

남들이 아무도 알아주지 않아도, 나 자신이 알아주고 느끼는 것.

남과의 우위를 비교하는 것이 아닌, 나의 마음상태를 관찰하여 얻는 것.

그것이 바로 나의 행복입니다.



END


어린 시절의 행복은 분명 시끄럽고 정신없는 형태였습니다.

뒷날의 고통보다는, 당장의 쾌락을 추구하는 정신적인 상태였으니까요.

쉽게 말해, 술을 마신다고 치면 필름이 끊길 때까지 쭉쭉 마셨던 대학시절을 생각할 수 있겠네요.


하지만, 직장인이 된 지금은 그렇게까지 술을 마실 수는 없습니다.(물론, 가능하긴 하지만 다음날이 걱정이죠.) 이제는 다음날의 숙취를 걱정해야 하며, 술자리에서의 실수를 조심해야 하는 위치가 되었으니까요.


뒷날의 숙취(고통)를 걱정한다고 당장의 술을 마시지 않는 행위는 절제의 행위다 보니, 재미없고 즐겁지 않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물만 마셔도 토할 정도의 숙취를 경험해 본 사람들은 알 겁니다.

차라리, 재미없더라도 술을 안 마시는 게 정답이라는 것을.


이처럼, 어른이 되어 행복을 누린다는 것은 절제를 통해 고통을 줄인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또한, 예상할 수 있는 불행을 미리 대비하여 나의 일상을 지켜낸다는 걸 뜻하기도 합니다.

이 행복은 가만히 있다고 성취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성실하게 인생을 살아야만이 얻을 수 있는 가치입니다.


그러니, 불행이 없는 상태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우리 모두 주어진 오늘을 열심히 살아야겠습니다.

그러다 보면 어느새, 내가 살아가고 있는 이 순간이 행복으로 물들어 있음을 자연스레 느낄 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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