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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벼꽃농부 Dec 16. 2024

세상에는 세 개의 세상이 있단다.

하늘, 땅, 물속

지금 땅을 딛고 서있다면 세 개의 세상 중 하나인 땅의 세상을 보고 있는 것이다. 평균적이지만 좀 더 큰 키를 감안하더라도 2m 이내의 눈높이로 바라보는 세상이다. 도시에서 생활한다면 고층빌딩에 둘러쌓여 있고, 또는 인위적으로 더 높아진 그 빌딩 속 공간에서 창밖을 보더라도 역시 우리의 발바닥은 콘크리트를 딛고 서있는 것이다. 세상에서 가장 높은 그 어떤 건축물 꼭대기에 올라서본들 역시 매한가지이다.


세상에는 세 개의 세상이 있다고 한다.


위에서 언급한 땅 위의 세상과 하늘에서 내려다본 세상, 그리고 물속의 세상이라고 한다.


땅 위의 세상에서는 가끔 하늘과 맞닿으려는 철부지 인간들의 어이없는 노력을 기네스 신기록이네 어쩌네 하며 뉴스거리로 만든다. 십여 년 전 사우디아라비아와 바레인 출장 중에 꽤나 높다란 고층건축물을 가까이서 볼 수 있었다.  아주 멀리서 볼 때와 눈앞 가까이서 볼 때의 느낌은 사뭇 달랐으니 커다란 감흥을 받지는 않았다.

제 아무리 높아봐야 하늘 아래일 것이니 도긴개긴이지 않겠나.


(멀리서 볼 때) 이야 높구나.

(가까이서 볼 때) 어이구 목이야. 이거 바람 세게 불면 부러지지 않을까?

  - 토목과 건축의 당대 현존최고기술 집약물이니 부러진다는 걱정은 기술무지렁이의 한계라고 보면 된다.


운 좋게 비행기를 탈 수 있을 때는 창가를 선호했다. 크로아티아를 갈 때면 말로만 듣던 지중해의 에메랄드 빛에 신음 섞인 탄성으로 한동안 입을 다물지 못했고, 아프리카 출장길에서는 사하라 사막의 눈부심에 실눈으로 봐야만 했다. 그러나 이 또한 몇 번을 경험하니 심드렁해져 화장실 가기 편한 복도 측을 골랐다.

하지만 아직까지 마음속 깊은 곳에서는 나 스스로 푸른 창공을 날면서 한없이 아래를 내려다보며 내가 사는 도시와 그 옆의 산과 강 바다를 보고 싶다.


한때 취미였던 HAM(아마추어 무선 동호회) 무전기를 듣다 보면 페러글라이딩에 몸을 매달고 바람을 타며 무전 송신하는 사람을 볼 수 있는데, 농담인지 어떤지는 알 수 없으나 한 번 하늘에 올라가면 대여섯 시간 동안 활공하고, 출출하면 샌드위치로 요기도 하며 놀다 내려온다고 하니 부럽기 그지없다. 하늘에서 보는 땅은 너무나 신기하고 아름답고 볼 때마다 다른 느낌이 들어 너무나 좋다고 한다.



또 다른 세상 물속, 내가 보고 싶은 물속은 바다이다. 더욱 깊을수록 내가 모르는 미지의 공간이니 궁금함이 더욱 크다. 겨울일 때 바닷속은 상대적으로 육지보다 따뜻하다고 한다. 동해나 남해에서 스쿠바를 하는 사람들이 한입으로 얘기하는 건 "바닷속은 또 다른 세상이다."라고 한다. 우리나라 바다는 동남아시아나 호주의 그것과 다르고 계절마다 볼 수 있는 수생식물과 어종이 달라 말로는 다 표현하기 부족하다고 한다.


하늘과 바다 그리고 땅


화성으로 가는 스페이스 X 까지는 아니더라도 페러글라이딩과 스쿠바는 가까운 날에 만나고 싶다.

또 다른 세상을 보고 싶다.


사진 빌려온 곳: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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