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 축제를 한다. 하천 하나와 길 하나를 사이에 두고 축제장이 우리 밭과 인접해 있다.
이 즐거운 축제날이 비 와서 미뤄지고 시간이 없어서 미루던 깨 터는 날로 당첨.
축제장에서 나오는 트로트를 노동요 삼아 도리깨질도 하고 고춧대로 치기도 해서 들깨 수확 완료!
들깨 수확은 향이 참 고소하니 좋은데...... 딱 그뿐이다.
향이 좋다 뿐. 힘도 들고 팔도 아프고 노동의 강도는 다른 밭일과 별반 다르지 않다.
또 그렇게 생각하면 어차피 힘든 게 같은데 먼지만 날리고 흙만 날리는 것보단.
코라도 호강하는 게 복이다 싶어 진다.
이래저래 심는 시기부터 잘 맞지 않아 옆집서 모종 남은 거 얻어다 심고.
베는 시기 터는 시기 다 지각인데.
그럼에도 기대하지 않아선지 깨가 제법 나왔다.
그간 참새들이 떼 지어 신나게 오락가락했는데.
그 녀석들도 배불렸고 나는 없을 줄 알았던 깨를 얻었으니 윈윈이다.
올해는.. 들깨 기름 짜기에 도전해 볼 수 있을 듯하다.
이미 들기름을 가져가신 시어머님께는 비밀로 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