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지니스의 세계에서는 영원한 적도, 영원한 친구도 없다.”
비지니스의 세계에서는 영원한 적도, 영원한 친구도 없다는 말들을 자주 듣습니다.
자유시장경제의 원칙에 따라,
모든 기업들은 각기 자신의 영역에서 동종 산업의 경쟁기업들과 선의의 경쟁을 합니다.
때로는 입찰을 통한 경쟁에 의해 선정되기도 하고,
때로는 전략적인 사유로 선정되기도 합니다.
자유시장경제의 사회에서
독점공급체제란 용납되지도 않고 존재해서도 안되며,
동등한 조건에서의 “경쟁”은
원활하고 건강한 공급망 구축을 위해 필수인 것입니다.
그러다 보니, 때론 동종업계 기업들 간 과도한 경쟁에 몰입하게 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리고 경쟁이 과열 되다보면, 서로 무의미한 가격경쟁을 벌이기도 합니다.
특히 기존 플레이어가 있고, 후발주자로서 신규시장에 진입하는 경우, 생존을 위해 당분간의 가격경쟁은 불가피 할 수도 있습니다.
저의 회사의 경우도 그랬습니다.
미국계 다국적 기업이었던 회사는 당시 중국에서 생산 대수가 가장 많았던 독일계, 그리고 미국계 자동차 제조사의 해당 제품 대부분의 쉐어를 점유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일본계와 한국계는 이제 막 거래를 시작하거나, 지금까지 거래가 전무했던 상황이었습니다.
고객사의 문화나 업무스타일에 잘 적응하지 못했던 것이 주요 원인 이었을 것이라 생각됩니다.
양국의 문화와 업무스타일, 언어에 익숙했던 저는 곧장 팀을 조직하여 해당 그룹사를 타깃으로 영업활동에 매진하기 시작했습니다.
당시 중국지사에는 해당 언어에 능통한 인원이 없어, 고객사 매니지먼트 향 영업은 물론, 생산, 기술, 품질 프레젠테이션 까지 모두 제가 직접 해야 했던 기억이 납니다. 물론 그것이 훗날 제가 해당 신규공장의 공장장 및 비지니스 유닛의 책임자로 승진할 수 있는 자양분이 되었습니다.
어쨌든 저와 팀은 심기일전으로 해당 고객사의 프로젝트를 수주하고, 쉐어를 확대하는데 집중했습니다.
일부 매니지먼트로부터는 해당 고객사에 그렇게 까지 쉐어를 확대할 필요가 없다고, 일정 쉐어만 확보되면 그 시장에서 물러나라는 이야기까지 들었습니다.
하지만 “오직 지금이 기회” 라 생각했던 저는, 그 말에는 아랑곳 하지 않고 끝까지 파고 들었습니다.
결국 제가 담당하던 고객사 군의 매출은 당시 당사 중국 전체 매출의 2위에까지 등극하게 되었습니다. 수많은 현지 영업 전문가들을 제치고 말이죠.
물론 그렇게 되기까지는 치열한 “가격혈전”도 벌여야 했습니다.
프로젝트를 확보하기 위해 때론 무리한 가격으로 경쟁사와 경합해야 했고,
입찰 후에는 매번 설계변경시 마진확보를 위해 고객사와 고단한 설전을 벌여야 했습니다.
결국 우리는 해당제품의 고객사 쉐어를 0에서 85%까지 확보하는 데 성공했고,
당시 저의 중국인 상사는 농담삼아 저에게 마켓쉐어를 뻇긴 경쟁사로부터 살해 협박을 받을지도 모르니 조심 하라 라고까지 했습니다.
어쨋든 짧은 시간에 무리하게 독점에 가까운 마켓쉐어를 확보한 우리는 큰 문제에 봉착하게 되었습니다.
급증한 생산량 때문에 부품 공급이 불안정하게 된 것입니다.
당시 우리회사와 경쟁사는 기본적으로 같은 사양의 부품을 각기 자신이 개발한 로컬 공급처를 통해 조달 받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우리의 쉐어가 급증하자, 경쟁사 공급처의 생산능력은 남아돌고, 우리 공급처의 생산량에는 결핍이 발생한 것입니다.
“아… 이걸 어떻하지?”
고민하던 사이, 매니지먼트와 회의를 개최해야 할 정도로 문제가 심각해 졌습니다.
저는 솔직히 해당 공급처에서는 당장 대응할 여력이 없음을 알렸습니다.
그러자 당시 저의 상사가
고객사에 솔직히 상황을 오픈하고, 경쟁사 공급처에서 조달받을 방법을 모색하라는 지시를 내렸습니다.
“지금까지 전혀 왕래도 없던 경쟁사에 어떻게 지원해 달라는 부탁을 하지?”
전 마음이 몹시 불편했지만, 고객사에 공급이 끊기면 어마어마한 패널티를 회사가 부담해야 하는 터라, 울며 겨자먹기로 고객사를 찾아가 이실직고 하게 되었습니다.
고객사도 이에 바로 경쟁사와의 만남을 주선해 주었고, 경쟁사에서도 처음엔 탐탁해 하진 않았지만, 당분간 부품을 지원해 줄 것을 약속 해 주었습니다.
그 일을 계기로, 양사는 서로 위기가 닥칠때 마다 상부상조하는 관계로 급전환 되었습니다.
각자 정정당당히 경쟁하고, 당사의 이익을 우선시 하되,
같은 업종, 같은 시장에서 위급 시에는 서로 상부상조 하자는 암묵적인 약속같은 것이었습니다.
그 후로도, 우리는 새로운 시장, 새로운 제품군에서 서로의 장점을 보완하고 협력하는 파트너 관계로 발전하였고, 또 다른 시너지를 낼 수 있었습니다.
세상은 무지 넓은 듯 하지만,
생각보다 좁습니다.
더구나 같은 업계에서 장시간을 복무하다보면
단 한 두 사람만 거쳐도 다 아는 사이 임을 알게되고,
결국 어디 선가는 다시 만나게 됩니다.
그래서 각자의 이윤을 추구하는 비지니스 세계에 있어서는
영원한 친구도, 영원한 적도 존재하지 않습니다.
#비지니스 #적과동지 #영원한것은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