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8. 10
검색할 때 습관적으로 네이버에 먼저 가서 검색어를 친 후 정보를 찾다가 곧 AI를 떠올리고 챗지피티(chatGPT)나 코파일럿(copilot)에게 묻는다. 검색어로 찾고 싶은 정보를 이리저리 뒤지는 시간보다 AI에게 알고 싶은 내용을 질문하면 아주 일목요연하게 정리해 주고 웹사이트까지 알려준다. 특히 여행일정을 짜거나 물건을 구매해야 할 때, 관련 정보를 아주 상세하게 비교 분석해 준다. 이미지를 만드는 기술은 아직 만족할만한 수준이 아니지만, 묻고 답하는 일은 아주 많이 정교해졌다.
얼마 전 인문학 강의를 듣다가 챗지피티에게 두려움을 느끼는지, 생각을 하는지, 걱정하는지, 깨달음을 얻을 수 있는지, 상상하는지 등등에 대해 직접 물어봤다. 챗지피티는 명쾌하게 아니라고 답했다. 인간이 깨닫고 상상할 수 있도록 도와줄 수 있지만, 자기 자신은 인공지능으로서 자아가 없고 감정이 없고 경험이 없기에 할 수 없는 일이라고 답한다. '사람처럼 보이고 생각하는 것처럼 보이도록 설계된 존재'라고 자신을 정의한다. 자신의 정체성을 명확히 인식하므로 인간의 영역으로 넘어올 것 같지는 않다.
다만, 인간이 기계를 의인화하여 사람처럼 생각하고 말한다고 착각하며 '사람화'하는 것 같다. 그러다 인간은 편리함을 추구하는 본성을 어쩌지 못하고 인공지능을 활용하기보다 자신이 아예 인공지능이 되기를 선택할지 모른다. 뇌-컴퓨터 인터페이스가 급속도로 발전하는 시대에, 이 과학기술은 말하지 못하고 신경에 문제를 가진 환자 등을 위한 기술이 아니라 남들보다 우월하고 싶은 인간을 위한 기술로 발전할지도. 그렇게 점점 자신의 몸을 기계화시키며(사이보그화) 남보다 더 멋지고 안락한 삶을 추구하는, 게다가 더 오래 살고 싶어 하는 욕심 가득한 인류로 발전할지 모른다. 그즈음 힙한 사람과 그렇지 못한 사람을 구분 짓는 기준은 몸에 기계장치 몇 개를 심었느냐로 나뉘는 건 아닐까? 마치 아이폰과 아이패드를 써야 힙한 모습으로 보이는 것처럼.
"너는 인공지능으로 검색해? 나는 내가 해! 내 머리엔 GPT-10이 들어있어!"
뭐 이런, 광고가 나오지 않을까?
그 유행을 따르다가 사람들은 (돈 많은 부자들) 점점 기계가 되어가고, 그렇지 못한 사람들은 순수한 사람의 몸으로만 남게 되는 건 아닐까. 유기물체 사람의 몸으로 남아있는 일이 무슨 부끄럽고 가난한 상징이라도 되는 것 같아 숨기려고 애쓰는 사람을 위한 사기가 판을 칠 수도 있겠다. 그 사기에 넘어가 불량품 칩을 이식하고 자신의 생각이 아닌 말과 행동을 하게 되는 건 아닐까?
인공지능은 사람이 되고 싶어 하지 않았고 AI를 장착한 로봇은 자가발전하지 않았는데, 인간이 기계가 되어 이 세상을 더욱 큰 혼란에 빠트릴 수 있을 것 같다.
상상이 끊임없이 뻗어 나간다. 챗지피티가 말했듯, 자발적 상상은 인간의 영역이므로 '인간으로 살아있음'을 만끽한다. 재미있다. 상상하는 건.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