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8. 15
1년 간 매일 글쓰기를 꾸준히 하기로 결심한 후 딱 1년이 되었다. 2024년 8월 16일부터 시작하였으니 오늘의 글이 365번째다. 매일 글쓰기는 생각처럼 쉽지 않았다. 이런저런 이유로 매일 쓰지 못하고 빚진 사람처럼 마음의 짐을 떠안고 지낸 날이 숱하다. 이, 삼일 치를 한꺼번에 올리기도 하면서 그나마 스스로에게 위안을 준 건 하늘 찍기를 매일 거르지 않고 했다는 점이다. (엄마가 입원하셨던 날만 빼고) 어제, 그제 찍은 사진을 마치 오늘 찍은 것처럼 속이지 않았다. 글을 쓰진 않았어도 매일의 하늘 사진을 매일 '작가의 서랍'에 업로드했다. 언제든 글을 시작할 수 있게.
그런데 오늘은 올릴 하늘의 사진이 없다. 한 장도 찍지 못했다. 핑계를 대자면 새 냉장고로 교체하느라 바빴다. 냉장고 안 음식을 정리하는 일에서 그치지 않고 집안 대청소로 이어져 3시까지 일했다. 늦은 점심을 먹고 지쳐서 소파에 잠시 앉아 웹소설을 보며 멍 때리다가 저녁이 되었다. 꼼짝하기 싫어 저녁 먹고 뒹굴다가 잤다. (8월 15일 하늘의 사진이 없다는 걸 16일 아침에 알았다!)
암튼 1년이다. 글을 몰아 쓰긴 했어도 하루도 거른 날짜가 없다는 것에 의의를 둔다. 눈치챈 분들이 있는지 모르겠지만, 제목을 네 글자로 통일했다. 원래 처음부터 계획했던 일은 아닌데 글 올리고 며칠 후 보니 제목이 우연히 네 글자로 되어 있길래 유지해 보기로 했다. 중간에 말이 안 되는 제목이 있다. 만들어 낸 제목도 있다. 꾸역꾸역 통일성을 유지한 점에 의의를 둔다.
1년간 글을 쓰면 뭐가 달라질지 궁금했는데, 유의어 검색을 많이 했고 단어의 정확한 뜻을 알아봤고 하고자 하는 말을 명확하게 표현하려고 애썼다. 내 머릿속에 떠오른 말을 조리 있게 표현하기보다 두서없이 한다는 걸 깨달았고, 두세 가지 생각을 수시로 혼합하여 쓴다는 걸 알았다. 그래서 하나만 얘기하려고 가지치기를 자주 했다. 오늘은 무슨 주제로 글을 쓸까를 고민하면서 매일의 소소한 단상도 좋지만, 큰 주제로 여러 개의 글을 써야겠다는 생각이 커졌다. 브런치북 연재를 다시 시작해보려고 한다.
매거진 '오늘의 하늘'은 1년 프로젝트였다. 더 이어서 할지 잠깐 고민했는데, 점점 부담으로 느껴지는 글쓰기는 내게 득이 되지 않을 것 같다. 이 매거진에는 '매일 글쓰기'라는 부담을 없애고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을 때 글을 올리려고 한다. 매번 글을 읽어주시고 '좋아요'를 눌러주신 분들께 감사드린다.
진심으로 고맙습니다.
PS. 8월 15일의 사진은 아니지만, 글을 올리는 8월 16일의 하늘 사진을 올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