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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 보기

2025. 8. 26

by 지홀

매일 글을 올리는 프로젝트가 끝나 부담감을 좀 내려놓을 수 있어 편했다. 그런데 매일 하늘 보는 일은 계속 이어져 그냥 지나치지 못하고 사진을 찍는다. 먹구름이든 파란 하늘이든 그때그때 보는 보는 하늘을 그냥 눈으로만 보는 일은 아쉬웠다. 마치 화장실 다녀온 후 손을 씻지 않는 것처럼 절대 빠뜨릴 수 없는 일이 된 듯하다. 무심코 하늘을 보고 사진을 찍는 일이 어느새 습관이 되었나 보다. 집에 콕 박혀 있는 날은 하늘 보는 걸 잊을 때가 있는데 밖에 나갈 일이 있을 때는 어김없이 하늘을 본다. 보면 찍어야 한다.


찍어놓은 하늘 사진을 또 혼자 간직하는 건 익숙하지 않아 기록용으로라도 어딘가에 올리고 싶었다. 브런치에는 글과 함께 올려야 하므로 잠깐 갈 곳 잃은 사람처럼 헤매다가 인스타그램에 올렸다. 브런치에 마지막으로 올린 그다음 날부터의 하늘 사진을 인스타에 올리는 중이다. 비록 아무도 모를지라도 내 나름의 연속성을 유지할 수 있어 뿌듯하다.


아무리 하고 싶어 자발적으로 시작했어도 하다 보면 의무감과 부담감에 하기 싫은 순간이 오는데, 그런 갈등과 어려운 마음의 과정을 거치며 몸에 배는 것이 습관인가 보다.


밖에 나가면 하늘을 보게 된다. 어쩌면 마음의 여유가 있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해야 할 수많은 일이 짓누르고 과도하게 몰입해야 하는 일이 있다면 과연 하늘을 보는 순간이 있을까 궁금하다. 그만큼 여유가 있는 것 같아 기분 좋고 평온하다. 이런 상태가 오래 유지되면 좋겠다.

오전에 먹구름이다가 햇빛 쨍쨍한 오후(08:30, 13:04, 1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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