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백화점 본점에는 올해도 어김없이 크리스마스 시즌을 맞아 미디어 파사드가 설치되었다. <신세계 스퀘어>로 불리는 이곳은 작년에만 100만여 명의 사람들이 방문하였고 올해는 개장 10일 만에 20만여 명이 방문하며 대한민국 대표 핫플레이스로 자리 잡았다. 현재는 ‘크리스마스의 순간들을 찾아서’라는 주제로 영상을 송출하고 있다.
이곳은 일제강점기인 1930년 미쓰코시 경성점이 처음 개장했던 건물로 대한민국 최초의 백화점이기도 하다. 광복 이후 다양한 형태로 이용되어 오다가 신세계가 인수한 이후 1963년 신세계백화점으로 재개장하였다. 이후 인접 부지에 신세계백화점 신관을 증축하고 본관 건물 역시 1개 층 증축하며 신세계 단지를 조성하였다.
신세계 스퀘어는 시간의 흐름에 따라 많은 변화를 거치며 발전해 왔다. 10여 년 전에는 단순히 외벽에 직접 조명을 쏘거나, 창문 등 외관 라인을 따라 제한적으로 조명을 설치하였다. 여기에는 역사적 가치가 있는 건축물을 어느 정도 보존해야 한다는 의견도 작용하였을 것이다. 이후 조금씩 발전을 거치며 건물 외관 전체를 덮는 미디어 파사드를 설치하고 있다. 이런 경우 창문이 가려져 건물 내부로의 자연광 유입이 차단되지만 백화점 특성상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점도 맞아떨어진다.
미디어 파사드는 최대한 많은 사람들에게 노출되어야 하기에 입지가 가장 중요하다. 신세계 본점이 위치한 명동은 국내외를 막론하고 수많은 사람들이 방문하는 지역으로 엄청난 유동인구를 보이기에 그 효과가 매우 뛰어나다. 또한 건물 높은 곳에 대형 스크린을 설치하는 특성상 최소한의 거리가 필요한데, 이곳은 큰 도로 사거리에 위치하고 있어 많은 사람들이 불편함 없이 즐길 수 있다. 최근 강남을 이어 명동 역시 옥외광고물 자유표시구역으로 선정되며 미디어 파사드 설치에 대한 규제가 완화되었고 광고 송출 또한 가능해지며 그 수가 증가하는 추세이다.
그러나 미디어 파사드를 설치한다고 해서 무조건 흥행하는 것은 아니다. 중요한 것은 그 속에 담기는 컨텐츠이다. 이를 위해 매년 크리스마스 시즌 전부터 이와 어울리는 주제부터 미디어 아트 제작을 위한 작가 섭외까지 오랜 준비기간이 필요하다. 작년과는 다른 작품을 선보여 작년에 방문했던 사람들에게도 새로운 재방문 동기를 부여해야하기 때문이다.
한편 신세계 스퀘어는 코엑스 아티움에 설치된 것과 유사하게 3D 아나몰픽 기법을 적용하였다. 이는 특별 제작된 전광판에 독특한 그래픽 기법을 사용해 착시효과를 불러일으키는 표현 방식이다. 평면적인 형태가 아니라 모시리가 부드럽게 꺾인 입체적인 형태의 전광판을 설치하면 사람들로 하여금 가상의 깊이감을 느끼게 되는데, 여기에 원근감을 과장한 미디어 아트를 송출하게 되면 마치 건물을 뚫고 앞으로 튀어나오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키게 된다.
이러한 비일상적 시각경험은 사람들을 명동으로 불러 모으기에 충분하다. 이들은 너 나 할 것 없이 스마트폰으로 촬영하고 소셜 미디어에 하나 같이 #신세계를 태그 하며 업로드한다. 이를 본 또 다른 사람들이 이곳을 방문하게 되고 그들 또한 이를 소셜 미디어에 업로드하며 자연스러운 바이럴 마케팅이 발생한다. 이렇듯 신세계 스퀘어는 매년 새로운 작품을 기대하게 되는 명동의 연례행사로 자리 잡으며 신세계라는 브랜드를 대중에게 각인시키고 있다.
이미지 출처
- 신세계 뉴스룸 (썸네일 및 그림 1~2.)
- 스텔란티스코리아 (그림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