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옥2>, <나 홀로 여행하기>, <고독한 미식가:더무비>
2. <지옥2>(감독_연상호)
부산국제영화제를 처음 방문했던 해에 처음 만난 작품은 <지옥>이었다. 첫 방문에서의 첫 영화.
하늘연극장에서 울리는 오프닝 곡 때문이었는지, 꿈꿔왔던 부국제에 처음 방문해서였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보는 내내 이상하게 마음이 계속 울렁였다. 그렇게 들뜬 상태로 연달아 3부작을 봤고, 부국제에서의 첫 기억이 너무도 좋게 남았다. 나중에 시간이 지나 넷플릭스에서 전편이 다 공개되었을 때, 부활로 끝나는 결말을 보며 <지옥2>가 공개되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기회가 된다면 부산에서 꼭 보고 싶다고도.
그렇게 3년이 흘렀다.
막연하게 생각만 해왔던 일들을 실제로 마주하니 비현실적으로 느껴졌다. 참 신기했던 것 같다.
다음 시즌이 나왔고, 부산에서 상영을 하게 되었고,티켓팅에 성공해 그 자리에 앉아있을 수 있었다니. 모든 게 맞아떨어진다는 게 쉽지 않은 일인데.
잊을 수 없는 시간이었고 잊고 싶지 않은 경험을 했다. 선물 받은 기분이었다.
10월 25일 넷플릭스 공개예정. 아직 보지 않은 4-6부작을 기대 중이다.
3. <나 홀로 여행하기> (감독_ 유호 이시바시)
사랑과 상실에 대해 말하는 영화.
누군가 갑자기 떠나버려서, 응어리를 안고 살아가는 사람의 이야기이다. <드라이브마이카>, <러브레터> 생각이 많이 났다. 고통에서 멀어졌을 때 비로소 고통에 대해서 이야기할 수 있는 것 같다는 감독님의 말이 아직까지도 기억에 남는다.
일본, 여름, 첫사랑이 합쳐진 이야기는 언제나 뻔할 것 같지만 그럼에도 그냥 지나칠 수 없게 되는 것은 왜일까.
4. <고독한 미식가: 더 무비> (감독_ 마츠시게 유타카)
영화의 전당에서 야외상영작을 볼 때면 진짜 영화제에 왔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방문할 때마다 적어도 한 편은 야외상영을 넣는 편.
동행하는 친구들과 예매 전 스케줄을 공유했는데, 한 친구가
맞다. 아저씨가 ‘음식 먹고댕기는‘ 이야기.
기사에도 나왔다. 맞다. ‘그저 아저씨가 밥 먹는 이야기‘.
1시간 50분 동안 아저씨가 밥을 먹는데, 이상하게 계속 집중해서 보게 되는 매력이 있다. 바뀌는 장소와 음식, 그리고 이를 자연스럽게 이끄는 스토리가 큰 역할을 한다. 고독한 미식가 티비 시리즈를 보신 분들은 더더욱 재밌게 보실 것 같다.
만화를 원작으로 2012년부터 TV도쿄를 통해 방영되고 있는 『고독한 미식가』가 영화로 만들어졌다. 일본뿐 아니라 한국에서도 인기를 끈 이 시리즈는 2023년 10번째 시즌까지 방영됐고 주인공 고로를 맡아온 배우 마츠시게 유타카가 직접 연출을 맡아 마침내 극장판까지 제작됐다. [남동철, 제29회 BIFF]
관객들과 함께 웃으면서, 한 영화에 집중하며 본 기억이 너무도 소중했던. 초가을이 실감 났던 야외상영이었다.
**다음 글에서 <해피엔드>, < 마이선샤인>이 이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