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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어1: 돌고 돌아

마케팅부터 브랜딩까지

by layer

어릴 때부터 사회 문제에 관심이 많았다. 그래서 고등학생 시절엔 사회면을 다루는 기자나 공익 광고 기획자를 꿈꿨다. 자연스럽게 글과 영상 등 다양한 콘텐츠를 자주 접하게 되었고, 그만큼 사회 이슈에 대한 관심도 깊어졌다. 하지만 지나치게 몰입한 나머지 점점 지쳐갔고, 대학 2학년 즈음엔 조금 다른 방향으로 시선을 돌리게 되었다.

그때 내 눈에 들어온 것이 디자인이었다. 처음에는 멋진 비주얼에 끌렸지만, 점차 디자인이 단순히 예쁜 것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기획을 통해 메시지를 전달하고 타인을 설득하는 과정이라는 점에서 큰 흥미를 느꼈다. 이러한 관심은 제2전공으로 디자인을 선택하게 만들었고, 그 안에서 기획과 콘텐츠, 그리고 디자인을 유기적으로 연결하는 '브랜딩'이라는 분야를 자연스럽게 접하게 되었다.

브랜딩을 공부하면서 마케팅과의 연결 지점도 뚜렷하게 인식하게 되었다. 디자인과 기획, 콘텐츠가 조화를 이루는 지점에 마케팅이 있었고, 이를 통해 브랜드가 세상과 소통하는 방식에 대해 더 깊이 이해하고 싶어졌다. 그래서 지금 이 글을 통해 그동안 걸어온 관심의 흐름과 앞으로 나아가고자 하는 방향을 정리해보고자 한다.


마케팅과 브랜딩은 서로 연결되어 있지만, 역할과 초점이 조금 다르다. 쉽게 말해, 마케팅은 브랜드를 알리고 제품이나 서비스를 판매하는 과정, 반면 브랜딩은 브랜드의 정체성을 만들고 고객과의 신뢰를 쌓는 과정이다.


➊ 마케팅과 브랜딩의 차이점

마케팅은 단기적인 성과를 목표로 한다.

→ 주로 특정 제품이나 서비스를 더 많은 사람들에게 알리고, 구매를 유도하는 게 핵심이다.

예를 들어, SNS 광고, 할인 행사, 유튜브 광고 같은 것들이 마케팅의 일부라고 할 수 있다.

브랜딩은 장기적인 관계를 구축하는 과정이다.

→ 브랜드가 어떤 가치를 지니고 있고, 소비자들이 브랜드를 어떻게 인식하길 원하는지를 결정하는 과정이기도 하다. 애플이 "혁신적이고 감각적인 브랜드"라는 이미지를 꾸준히 유지하는 것을 예로 들 수 있다.

즉, 마케팅은 즉각적인 효과를 내는 전략이라면 브랜딩은 시간이 걸리지만 더 깊고 지속적인 인상을 남기는 과정이다.


➋ 마케팅과 브랜딩의 연결점

브랜딩이 먼저, 마케팅이 뒤따른다

브랜딩이 브랜드의 성격과 가치를 정하면, 마케팅은 그걸 알리는 역할을 한다.

만약 브랜드가 ‘프리미엄’ 이미지를 강조하고 싶다면, 마케팅도 고급스러운 광고와 메시지를 사용할 것이다. 마케팅은 고객의 관심을 끌고, 브랜딩은 신뢰를 쌓는다

→ 광고를 보고 한 번 제품을 사는 건 마케팅의 역할이지만, 고객이 그 브랜드를 계속 찾게 만드는 건 브랜딩이므로 일관성이 중요하다.

→ 마케팅이 아무리 공격적으로 진행돼도, 브랜딩이 약하면 브랜드 이미지가 흔들리게 된다. 예를 들어, 어떤 브랜드가 친환경을 강조하는데 마케팅에서는 과대 광고를 하면 신뢰를 잃게 된다.


쉽게 비유하면?

마케팅은 소개팅, 브랜딩은 연애

→ 마케팅이 고객과의 첫 만남을 만들어준다면, 브랜딩이 그 관계를 오래 유지하게 해준다.

마케팅은 초대장, 브랜딩은 파티 분위기

→ 마케팅이 사람들을 브랜드로 불러 모으면, 브랜딩은 그곳에서 좋은 경험을 하게 만들어 다시 찾도록 한다.


즉, 마케팅이 없으면 브랜드를 알릴 수 없고, 브랜딩이 없으면 브랜드가 기억에 남지 않을 수 밖에 없다. 결국 마케팅과 브랜딩은 각각의 역할을 넘어서, 함께할 때 비로소 브랜드의 진짜 힘을 만들어낸다고 생각한다.

돌고 돌아 알게 되었지만 나의 관심사는 하나가 아닌 그 전부였다. 마케팅과 디자인, 콘텐츠 등이 합쳐져 하나의 브랜드가 되는 것. 나에 대해 조금 더 알게 되었으니 이제는 이를 바탕으로 나아갈 차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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