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그 문턱까지 가기 일 초 전
다들 말한다 결혼을 하기 싫은 건 아닌데 언젠가 인연이 나타난다면 할 것이다라고 그런데 그런 사람이 막상 나타난다면 우린 어떻게 말을 하게 될까요
20대 초반에는 내가 이 남자를 너무 사랑해서 결혼했으면 좋겠다 생각을 하였고
20대 중반에는 내가 혼자인시간이 허전해서 이 사람과 함께 살고 싶으니 결혼하면 좋겠다 생각했고
20대 후반에는 혼자인 나도 그럭저럭 살만하니 혼자여도 되겠다 생각했다
남자에게 백번 잘해봐야 지나 보면 성과 없는 부질없는 짓이란 걸 깨달을 나이였다
연애하던 열정으로 일을 했고 남자에게 하듯 일을 대했다 성과는 돈과 직결되었고 진급도 수월했다
오늘도 나는 회사에 나가서 계획과 목표달성이란 단어만 떠올리며 열심히 일을 하고 노화가 진행되어 가는 나의 젊음을 위해 운동을 하고 피부과에서 피부관리시술을 챙겨가며 내일의 나를 위해 오늘의 나를 더 가꾸자고 마음먹는 그런 완벽한 일상의 불현듯 비상등이 켜진 건 그놈의 가을바람 때문이었다 공허함.
그냥 문뜩 혼자인 게 편하면서도 공허함이 찾아올 때가 있었다 친구랑 수다를 떨면 괜찮아지겠지 생각했지만 혼자 사는 나에게 가장 필요했던 건 대화가 아니라 사람의 온기였나 보다 마음속에 무언가 틈을 벌리고 그 자리에 허한 바람이 훑고 지나가는 기분 나쁜 감정이 들 때 연애는 에너지낭비인데 결혼이나 해볼까?
커피 한잔 챙겨 들고 출근하는 길에 결혼하고 싶은 남자가 어떤 남잔데? 든든한 남자? 일하는 곳에 남자 많은데 남자만 보면 저 남자보다 내가 일을 더 잘하겠다 생각하기 바쁜 하루에 남자?
호기심이 발동한순간 행동으로 움직였다 소개팅 어플에 나를 등록하고 그중 맘에 드는 남자를 골라 대화를 나누며 여러 인연들이 스치듯 지나면서 지난날의 내가 아닌 다른 모습의 나라는 걸 알게 되었다
온전히 상대의 하루에 내가 있어야 했던 20대 초중반의 모습이 아닌 이젠 나의 하루가 소중했고 나의 시간이 나의 일이 소중하다 느끼는 만큼 상대의 하루도 소중하게 와닿았다 일을 하며 지친 일과를 보내보았기에 나만의 시간이 어떤 의미인지, 회사에서 성과와 경쟁으로 힘들어봤기에 온전히 혼자이고 싶은 감정과 그럼에도 상대가 관계를 위한 최선이 눈에 보이기 시작했다. 그렇게 지난날의 나보다 성장해 있는 나를 마주한 순간 내 주변에 세상이 바뀌어있다는 걸 깨달았다
연애는 결국 비슷한 나와 만나는 것과 같다는 말이 알 것 같았다 생각이 바뀐 순간 내가 보는 세상도 달라졌고 눈에 보이는 세상이 달라지니 상대를 대하는 달라진 내가 있었다 그럴 때 소개가 들어왔고 멀리서 나를 바라보던 상대의 요청에 의해 주선된 소개팅이었다 그날의 그 소개팅은 카페에 계단을 올라가는 순간부터 올라가는 순간 그 사람이 보이던 그 순간에 알 수 있었다
이 사람이다. 내 마지막이 될 사람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