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량을 꿈꾸는 노예.

by 현양

7시! 알람도 울리지 않았는데 어김없이 눈이 떠진다. 오늘은 토요일이다.

심지어 불금을 보낸 다음날도 그렇다.


나는 학창 시절 모범생은 아니었다. 기본적으로 구속받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 법의 테두리 안에서 최대한 자유롭게 살고 싶다. 대학 때도 이런 성향이 바뀔 리가 없다. 비가 오면 수업 대신 막걸리를 마시고 기분에 따라 살았다. 이런 내가 취직은 생각이나 했겠는가? 그래도 좋은 기회와 인연을 통해 인턴으로 취업할 수 있었고, 첫 사회생활이 시작이 되었다. 그리고 그때 새로운 사회적 인격이 발현되어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어느 날 회의실 정리를 하고 있는데 옆 회의실에서 대표님과 상사가 내 얘기하는 것이 들렸다. 너무 궁금해서 귀를 쫑긋 세워 벽에 대었다. 두 분이 나의 근태에 대해 얘기하며 정직원으로 채용할지 고민이라는 것이다. 그래 인정한다. 조금만 늦으면 편하게 1~2시간 늦게 왔다. 어차피 늦은 거 편하게 가자라는 생각으로 말이다. 내가 잘한 건 없지만 왜 나를 욕하지?라는 생각에 너무 화가 났다. 어린 맘에 내 잘못 보다 그들이 나에 대해 말하는 것이 더 기분이 나빴다. ‘지네가 뭔데 나를 평가해? 너희가 틀렸다는 걸 보여줄 거야!’ 내 맘에 오기가 생겼다. 그날부터 난 2시간 일찍 7시에 출근했다. 자그마치 100일 동안! 그런데 오기로 시작한 행동이 나의 생활 습관으로 자리 잡게 되었다. 그리고 물론 정직원으로 채용이 되었다.


주말만큼은 느긋하게 늦잠 자고 빈둥거리고 싶지만 눈이 절로 떠진다. 어릴 적 자유로운 한량 시절을 다시 즐길 수 있기를 기약하며 오늘도 7시에 기상을 하여 하루를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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