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찌 됐든 잠깐의 소동이 지나 갔고, 이동수단이 생긴 나는 내가 사는 주변에 무엇이 있는지, 열심히 파악을 하며 돌아다녔다.
그리고 대망의 운전면허를 준비했다.
우리나라의 도로교통공단 또는 차량등록사업소에 해당하는 기관인 DMV는 바다 건너 우리나라에서도 그 악명이 자자하여 괜스레 걱정을 하게 됐다.
오죽하면 주토피아란 애니메이션에서도 풍자의 대상이 되었을까…
서류를 준비하고 난 DMV로 향했다.
솔직히 한국에서도 어떤 물건을 살 때 줄을 서본 적이 없고, 무언가 유명한 음식을 먹을 때에도 크게 줄 서본 적이 없었다. 그런데 단순히 서류등록과 시험을 보기 위해 줄을 서서 기다려야 한다니…
이게 대략 30분 정도 기다린 후, 입구 앞에서 찍은 사진이다. 그리고 입장을 했는데 서류가 미비란다. 분명 구비해오라는 서류를 다 구비해 왔는데?? 그래도 가차 없다. 여기서는 일하는 직원들이 왕이다. 그렇게 컷오프를 당하고 돌아왔다.
그리고 며칠 뒤 나는 이 DMV가 아닌 다른 지역에 있는 DMV에 방문했는데 세상에나… 여권인식이 제대로 되지 않아 2차 검색대상자에 들어갔단다. 짧으면 2주 길면 90일까지 걸릴 수 있고, 그냥 기다려야 한다는 그 말에 나는 허무함을 느끼며 DMV를 나왔다. (그래도 필기는 합격했으니 망정이지)
그렇게 나는 아직도 국제운전면허와 여권을 함께 갖고 운전을 하고 있다.
알면 알수록 신기한 나라다. 꽤나 선진화된 행정력과 업무, 기술력을 가지고 있는 것 같으면서도 아직도 업무처리를 할 때 우편을 애용하는 나라. 융통성이 전혀 없는 것 같으면서도 또 어쩔 때는 융통성을 발휘하는 나라.
이렇게 오늘도 미국에 녹아들어 가는 삶을 사는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