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심리학자의 자아성찰
요즘 한국에서 '추구미'를 찾는 것이 유행이란다. 유행에 민감할 나이인 만 33세의 나는, 미국에 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나만의 추구미에 대해 생각해 보았다. 그런데 심리학자인 나로서는 추구미라는 것이 단순한 스타일링을 넘어, 삶을 관통하는 주제가 될 수 있다고 느꼈다. 결국 추구미란 '추구하는 아름다움' 아니겠는가.
인간은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본능을 타고난다. 아름다운 삶, 아름다운 관계, 그리고 아름다운 일을 하며 살고 싶다는 마음은 누구에게나 있다.
그래서 나는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졌다. 나는 어떤 아름다움을 추구하며, 내가 아름답다고 느끼는 모습은 무엇일까? 이 질문에 답하기 위해 전에 쓴 글들을 읽고, 좋아하는 책들을 떠올리며, 존경하는 인물들을 되짚어보았다. 그러다 마침내 깨달았다. 내가 가장 매혹되는 아름다움은 바로 깊이감이었다.
나는 깊이감을 좋아한다. 미니멀한 디자인을 보면, 그 작품이 완성되기까지 수많은 고민과 시간이 깃들었음을 느껴서 좋다. 자연 속 나무 한 그루를 보면, 그 나무가 자라기까지 오랜 세월의 흔적이 느껴져서 좋다. 깊이감은 마치 블랙홀이 끌어당기는 에너지를 가진 것처럼 나를 매혹시킨다. 깊이감이 주는 아름다움은, 시간을 두고 감정과 삶을 곱씹게 하며, 오래도록 여운을 만들어낸다.
그런데 깊이감은 그냥 만들어지지 않는다.
깊이를 만들어내기 위해서는 에너지가 필요하다. 수많은 노력과 정성이 들어가야 한다. 그리고 시간이 필요하다. 현실 속에서 진정한 깊이를 형성하려면 긴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다. 이런 과정에는 늘 인내가 요구된다. 그리고 나는 깨달았다. 나는 깊이감을 좋아하는 사람이자, 인내할 줄 아는 사람이다.
그렇기에 이제는 그 깊이감을 찬찬히 관찰하고, 느끼며 살고 싶다. 혹자의 말처럼, 시처럼 오는 인생을 음미하며, 삶의 풍부함과 깊이를 온전히 느끼고 싶다. 고흐의 작품이 그 안에 풍부한 내적 의미와 상징을 담고 있어, 곱씹을수록 새로운 매력이 발견되는 것처럼. 내 삶에도 매일 한 붓 한 붓 정성을 들이고 싶다.
시간이 지날수록 더 깊은 울림과 여운을 누리며 살기 위해, 나는 내 삶을 예술품처럼 대할 것이다. 일상 속에서 깊이감을 더하며, 나만의 아름다움을 만들어가는 것이 내가 추구하는 삶의 방향이다.
그것이 여운이 남은 아름다움, 나의 추구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