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사랑 시집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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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사랑
이마에 난 흉터를 묻자 넌
지붕에 올라갔다가
별에 부딪친 상처라고 했다.
(* 보고싶은 마음에 발가락에 피가 나는 지도 모르고,
새벽에 짐을 바리바리 싸서 몰래 집을 나갔다.
불을 잘 키지 않는 성격에 늦은 밤이라
신발장 불이 들어오기도 전에 어딘가에
부딪혀서 아팠지만 보고싶은 마음이 더 커서
발가락을 자세히 잘 안 봤다.
시속을 꽤나 밟았다.
아픈지도 모른채 달리다가
엄마한테 전화가 온다.
언제 집 밖을 나갔니?
바닥에 피가 있어서 무서워.
라는 말씀에 나는 그제서야
전화 좀 끊어봐요.
그러고 자동차 불을 키고
오른발에 엑셀을 떼고
보니.
양말이 피로 물들어있었다.
색깔을 또 초록색 양말을 신어서
중간에 휴게소에 내리니
자정이 넘은 시간이라
응급처치도구가 없다고 한다.
그냥 데일밴드로 붙여버렸다.
붙여도 피가 줄줄이 나는데
내가 배운건
피가 나면 지혈을 잘 해주면 된다고 배웠다.
그리고 참 웃긴게
눈으로 보이니까 그제서야 아픈감각이 느껴진다.
근데 왼발이 아니라 오른발이라
운전을 안 할 수도 없다.
일단 간다.
그냥 갔다.
대일밴드를 덕지덕지 붙이고 갔다.
그랬더니 더 좋은 대일밴드를 사다가
붙여줬다.
지금은 다 나아서 흉터가 있었는지도 모르게 사라졌다.)
어떤 날은 내가 사다리를 타고
그 별로 올라가곤 했다.
(* 나만 맨날 가니까 좀 놀러오라고 했는데
이젠 놀러와도 만나지를 못한다. 끝났다.)
내가 시인의 사고방식으로 사랑을 한다고
넌 불평을 했다
(* 나는 하고싶은대로 하는 여자라면서
화를 내기도 뭐하고, 안 내자니 화도 나고, 나름에
간접적인 방법으로 화를 내는 그의 모습에
나는 어떻게 해야하나? 싶었지만
중요한건 왜 그 시점에 구 남자친구 어머님은
쓸때없이 연락을 해가지고
눈치 좀 챙겨주세요.
이제 최대한의 어른으로서의 배려는 해드렸는데
내가 너무 또 착하게 답장을 해드려서 그랬나.?
도대체 나는 어디까지가 착해야하고
어디까지 싸가지가 없어야 상대방들이 알아들을까?
이젠 질렸다.
몇 번을 말해도 못알아 듣거나
눈치 없는 사람들한테 굳이 매너나 배려는 해주지 않는다.)
희망 없는 날을 견디기 위해서라고
난 다만 말하고 싶었다.
(* 나는 알아도 모른 척,
모르는 건 모른다고 말하는 사람인데
주변에선 어떻게들 우걱우걱 우절우절
평가들을 했는지는 몰라도
내 알바아니다.
나는 당신들의 우적우적 우걸우걸에
놀아날 시간이 없다.
왜냐면 죽음의 문턱에 살다 왔기에
근데 왜 그 문턱에 갔냐고 묻는 다면
너희들의 그 오지랖과 원치도 않는
관심들 때문에 그렇다.
그러니까 신경들 좀 꺼라.
어차피 내가 없어도 살아갈 사람들.
어차피 내가 있으면 뺏어갈 사람들.
기가막히게 안다.
이득이 될지 안 될지
좋은말 해두는 사람만 곁에 두려는 모지리들
싫은말 옳은말은 듣기 싫어하니까
안 해주니 왜 말을 안하냐고 한다.
너한테, 당신한테 해줄말은 옳은 말 밖에 안 보이는데
그 옳은 말을 싫어하는 데 내가 왜 옆에서 서로 피곤하게
그래야 하는데요?
어차피 살아가는게 아니라 죽어가는 마당에
서로 질척거리지 맙시다.)
어떤 날은 그리움이 너무 커서
신문처럼 접을 수도 없었다.
(* 그리움을 누르다가 정리를 하다가 그 정리를 하는 과정에서도
그리움이 갑자기 튀어나올 땐, 그냥 있는 그대로 표현을 했다.
웃긴 게, 모든 감정은 소중하다고 가르쳐두고선
분노, 슬픔을 보이면 실컷 즐길 시간을 안 주는게
원래의 모습대로 돌아와달라는 게
그렇게나 폭력적인 말인지 나 처음 느꼈다.
원래의 모습이라는 건 없다.
원래의 모습은 그저 당신이 바라는 모습이지
내가 원하는 모습이 아닌데
뭘, 자꾸 원래의 모습, 예전의 너로 돌아와를
외쳐대는지 나 잘 모르겠다.
그런 모습도 있었더 나.
지금 내 모습도 나.
다시 말하지만
영원한 건 없다.
영원한 게 있다면
그냥 하루의 시간은 24시간 누구나 공평하다는 거
이것 말곤 떠오르는 게 없는데
뭐가 또 있을까.)
누가 그걸 옛 수첩에다 적어 놓은 걸까
그 지붕위의 별들처럼
어떤 것이 그리울수록 그리운 만큼
(* 나는 지금 그리운 게 하나도 없다.
그리워야 하나 싶기도 하다.
그럼 지금이 나는 좋은 상태인건가?
그리운 건 없고
가고 싶은 곳은 많다.
가야하는 데
돈을 또 아끼라고 들 한다.
주유비, 톨비 어쩌고, 저쩌고
아끼면 청춘이 아깝다 그러고
안 아끼면 왜 그러냐 그러고
참 재밌는 세상이다.)
거리를 갖고 그냥 봐라봐야 한다는 걸
(* 내가 제일 좋아하는 문장이다. 거리두기. 따뜻한 무관심.
아버지는 최고의 벌이 무관심이라고 종종 말씀하셨는데
나는 그 무관심이 왜이렇게 좋은지 모르겠다.
그 무관심이 나에게 자유를 가져다 줘서 그런가.
알아서 살아가는, 알아서 일하는, 알아서 잘 해보려는 사람한테
선수 처서 훈수 둔다면 그 사람은 어떻게 될까?
그 훈수두는 사람에게도 누군가 훈수를 둔다면?
그 사람은 어떻게 될까?
떡볶이에 맥주나 먹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