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뭘 알아야 한 표를 던지든 말든 하지요.”
아파트에 공고문이 붙었다.
경비원의 수를 줄일지 말지, 주민이 투표로 결정하란다.
어느 쪽이든 마음 가는 대로 표를 던지면 되는 일인데,
나는 어려운 시험지를 받아 든 수험생처럼 미간을 찌푸렸다.
관리사무소는 관리비 절감 효과를 안내했고,
감원 시 발생할 수 있는 불편함도 항목별로 정리해 공지했다.
그런데도 나는, 이게 너무 어렵다.
누군가의 일자리에 대해 내가 판단해도 되는 걸까?
무엇을 기준으로 결정해야 하지?
이런 문제에 대해,
나는 학교에서도, 사회에서도 배운 적이 없다.
배운 거라곤, “민주주의는 투표다” — 그 정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