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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무상 Dec 21. 2024

교사 지원, 교장의 몫이다 2

- 교장이 변하면 학교가 살아난다

‘진정한 리더는 다른 사람들이 좋아할 만한 일을 찾아내고 그 일을 통해 다른 사람을 돕는 것이다.’


미국의 저명한 자기 계발 저자인 나폴레옹 힐(N. Hill)이 저서에 언급한 말입니다. 학교 현장의 교장들에게 교사들이 좋아할 만한 일을 찾아서 지원하고 도와주려는 자세를 갖추어줬으면 하는 마음으로 던져봅니다.  그런데 우리 학교의 대부분 교장들에게는 왜 이런 모습을 기대할 수 없는 걸까요? 내가 더 궁금한 것은 ‘왜 평교사를 거친 사람들이 관리자가 되는데도 아이들은커녕 평교사들의 애로를 이해하지 못하고, 도와주려는 자세를 갖추지 못할까?’하는 의문입니다. 관리자가 된 교사들도 분명 평교사 시절을 거쳐 올라왔고, 평교사 시절 나름의 어려움들을 겪고, 알고 있을진대.. 하는 아쉬움입니다. 물론 정답이야 뻔합니다. 앞에서 언급한 대로 관료주의적 위계구조가 지배하고 있는 학교 체제이기에 관리자가 되면 밑을 바라보는 경우보다 위를 바라보고 맞추어야 하는 경우가 더 많고, 득이 되기 때문입니다. 


위의 나폴레옹 힐(N. Hill)이 말한, 그리고 위에서 강조한 리더의 모습을 그대로 보여주는 교장이 있습니다. 내가 가장 존경하는 동료 교사로 교육적 소신이 뚜렷하여 교장이 되어도 바람직한 '동료교사', '교사 협업자'라는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음을 실증해 주는 교장입니다. 평교사에서 공모 교장이 된 그 친구는 교장이 되어서도 아이들과 교사들을 위한 배려와 지원하기 위해 가만히 있지를 않습니다. 체육대회에서 아이들과 어울려 축구도 하고, 마라톤도 뛰고, 교양 수업이나 보·결강 수업 등에 교사들 대신 기꺼이 들어가 아이들과 소통하고자 하는 노력을 끊임없이 합니다. 앞에서 내가 선진국 학교에서 그렇게 부러워했던 아이들과의 상담은 물론 그것도 성에 안 찬 듯 동아리 활동까지 맡습니다. 그것도 일부러 담임들에게 ‘학급에서 가장 관심을 필요로 하는 학생들’을 보내달라 합니다. 담임들이 가장 힘들어할 부분이라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담임들은 교장의 능력과 교육적 심성을 알기에 얼싸 좋다 하며 아이들을 기꺼이 보냅니다. 당연히 원래 모집하려던 인원보다 많은 아이들이 몰려듭니다. 이 친구 기꺼이 받아들이고, 직접 요리 재료들을 사가지고 와 아이들과 함께 그 산만한 요리교실을 운영하며 아이들과 정서적 교감을 형성하고자 합니다. 이렇게까지 아이들을 위하여, 그리고 교사들의 부담을 조금이라도 덜어주려고 고군분투하는 교장도 있습니다. 


이처럼 나름 학교 변화를 성공적으로 추진한 학교들은 여러 가지 특징이 있지만, 그중 교장이 보여준 자세가 가장 눈에 띕니다. 바람직한 교장들의 모습을 요약하면 크게 두 가지 특성을 보여줍니다. 교육적 가치를 지향하는 리더십을 발휘하면서, 교사의 일을 우선적으로, 적극적으로 지원하는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당연히 학교의 행정체제가 상의하달식이 아니고 지원 위주의 행정체제를 가지고 있습니다. 교장이나 교감이 교사들을 믿고 신뢰하며 교사들이 해보겠다는 일을 기꺼이 하도록 허락할 뿐만 아니라, 그 일을 하는데 장애가 되는 학교의 행정적 사무를 덜어 주는데 우선점을 두고 있습니다. 더 나아가 외부에서 학교에 대해 간섭하거나 통제하려고 할 때 그것을 막아주는 일까지 마다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실제 대부분의 교장들은 이러한 역할을 보여주지 못합니다. 


'일을 하는 게 힘들은 게 아니라 관리자와 소통하는 게 더 힘들다.'

'방해하지나 말았으면 좋겠다.’

 

교사들이 관리자에 대해 이구동성으로 하는 말들 중 하나입니다. 나도 공감하는 소리입니다. 관리자들이 관리적인 기능에 너무 충실하면 교사의 의도와 활동에 반하여 오히려 사기를 저하시키는 요인이 된다는 것도 기정사실입니다. 학교 현장의 교사들 조차 언감생심 교장이 전문적인 역량을 발휘해 줄 수 있을 것을 기대하지도 않습니다. 단지 학교를 민주적으로 운영하고, 수업과 아이들과의 활동에서 교사들이 신나게 적극적으로 움직일 수 있도록 격려하고 지원해 달라는 것입니다. 즉, 학교교육의 성공을 위해서는 교사들의 사기 앙양이 가장 중요하다는 인식하에 교사들의 사기를 북돋아 소신껏 교육역량을 발휘하도록 뒷받침해 주는 것을 최우선 순위에 두어야 합니다. 아이들 입장에서 아이들이 진정 바람직하게 성장하기 위해서 어떤 교육 활동이 필요하며, 이를 위해 어떤 조치가 필요한지를 파악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최소한 교사의 입장에서 이러한 교육적 활동들을 수행함에 있어 교사가 불편해하고 필요하다고 생각되는 것을 미리 감지하고 이를 해결해 주려고 노력하는 지원 중심적 자세를 갖추어야 합니다. 


‘교사의 모든 활동은 언젠가 모두 아이들 교육에 도움이 될 것입니다. 맘껏 쫓아다니고 배우세요.’


교사 초임 시절 학생부에 근무할 때 대학원 다니랴, 욕심나는 연수들을 쫓아다니랴 정신없는 시간들을 보내고 있을 때 학생부의 지도를 받던 아이들과의 1박 2일 산행에 참가했습니다. 이것저것 바쁜 일정으로 인하여 학생부 담당부 교사로서 혹 있을 수 있는 미진함에 대하여 개인적으로 미안함을 표하자 교감샘이 걱정하지 말고 열심히 배우라며  했던 말입니다. 교직생활하면서 그저 교사들을 통제하고 지시, 감독만 하는 관리자들을 만날 때마다 항상 생각나는, 내가 인정하는 유일한 교감 선생님의 말입니다. 교사들을 그저 지시하고 감독하는 대상으로 여기는 관리자에서 벗어나 최소한 교사의 바람직한 활동, 노력들을 인정해 주고 지원해주고자 하는 격려만으로도 교사들은 자신의 본업에 더욱 최선을 다하고자 합니다. 이를 위해 관리자들이 자기의 입장을 과감히 버리고 역지사지하는 마음으로 임할 때 대부분의 교사들이 인정하고 존중하는 교육자 교장으로 자리매김하게 될 것입니다. 물론 교사들과 교육 활동에 동참하여 어려운 부분을 감당해 준다면 더 말할 나위 없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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