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CE REPORT EP8. 우아한형제들 권효진 디자이너
[에이스리포트] 상사의 의견이 내 의견과 다를 때
여러분은 회사에서 사소한 일만 시키면 어떤 기분이 드시나요?
개꿀...?
혹은
자괴감...?
부푼 꿈을 안고
수백, 수천 대 1의 경쟁률을 뚫고
겨우겨우 얻은 첫 일자리에서
넘치는 의욕과 상반되는 사소한 업무들만 받는다면
정말 고민이 많아질 겁니다.
이번 ACE REPORT에서 AND는
알바에서 시작해 유니콘 기업의 1호 디자이너가 되신 일잘러 분을 만나
사소한 업무도 사소하게 대하지 않는 방법을 들어보았습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13년 차 디자이너이자 우아한형제들에서 마케팅 디자인을 하고 있는 권효진이라고 합니다.
> 배민 1호 디자이너라고 들었는데, 맞으신가요?
(웃음) 네 맞아요.
운 좋게도 배달의민족 초창기에 알바로 시작해서 정규직 디자이너가 되고, 지금까지 근무하고 있습니다.
디자이너로서 생각하는 일잘러는 어떤 의도로 디자인했는지 느껴지게 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해요.
주니어 디자이너와 시니어 디자이너의 큰 차이 중 하나는
'얼마나 깊게 생각할 줄 아느냐' 거든요.
단순히 예쁘기만한 디자인이 아니라
사용자 경험도 생각해야 되고, 이 디자인이 배민 브랜드와 잘 맞아떨어지고 있냐도 체크해야 하고요.
또 저 같은 경우 마케팅 디자이너다 보니
마케팅 의도가 잘 보이는 디자인을 해야만 하는데,
의도를 디자인에 잘 녹여내기 위해서도 조금 더 깊게 생각할 줄 알아야 해요.
그래서 생각의 깊이가 느껴지는 사람이 일잘러라고 생각합니다.
저 같은 경우 온라인에서 진행하는 앱 내의 배너, 이벤트페이지, 마이크로 사이트 등을 주로 마케팅 디자인이라고 부르고 있고요.
더 넓게 본다면 브랜드 캠페인을 진행하기 위한 광고 구좌 디자인이 포함될 수도 있어요.
쉽게 얘기하면 '배너'와 '쿠폰' 같은 것들을 디자인하는 분야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사실 마케팅 디자인 분야에 시니어가 많지는 않아요.
시니어가 되면 주로 프로덕트 디자인이나 UX디자인 쪽으로 많이 이동하고,
마케팅 디자인에는 일반적으로 저연차 디자이너들이 수행하는 업무들이 많기도 하죠.
그래서 어떤 사람들은
사소한 업무라고 생각하는 경우도 많아요.
배너나 쿠폰 디자인 같은 경우
반복되는 작업들이 많다 보니
템플릿처럼 특정 부분만 바꾸는 작업이라고 생각하기 쉽거든요.
전설의 배민 1호 디자이너이자
13년 차 디자이너인 권효진 디자이너님이
누군가는 '사소한 업무'라고 여기는 일을 하고 있다는 게 놀라웠습니다.
많은 사회초년생들은 '사소한 업무'가 주어질 때
나의 능력이 부족한 것은 아닌지,
내 성장이 더뎌지는 것은 아닌지 걱정하곤 합니다.
권효진 디자이너님은 그런 업무들을 어떻게 대하고 계신지,
사소한 업무만 주어져 힘든 스타터들이 어떤 마음가짐으로 일하면 좋을지 궁금해졌습니다.
남들이 볼 때,
혹은 나의 기대보다 사소한 일이라고 느껴지는 업무더라도
사소한 것 안에서도 많이 배우려고 했으면 좋겠어요.
구체적으로 얘기하자면
작은 일에서도
많은 질문을 던져보셨으면 좋겠습니다.
사소한 업무에서도 최대한 많은 생각거리를 갖고 업무를 대하다 보면
많은 걸 배울 수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앞서 마케팅 디자인이 사소한 업무로 취급받는 경우가 있다고 말씀드렸는데요.
그런 마케팅 디자인 분야에서 많은 생각거리를 갖고 일하는 태도가 중요하다는 걸
'배너 가이드' 작업을 하면서 특히 느꼈어요.
배너 가이드를 만든다는 건
이후 많은 배너들이 이 가이드를 기반으로 제작된다는 의미이기 때문에
텍스트의 크기와 굵기
카피의 길이가 모바일 화면에서 잘 보일지
이미지가 배너와 잘 어울릴지
등등을 세심하게 검토해야 해요.
이미지 하나만 보더라도
광고 모델 이미지를 사용할지 말지
배달이 캐릭터를 함께 사용할지
메뉴만 보여줄지
이런 수많은 것들을 생각해야 하죠.
디자인은 상품이에요.
내가 만든 게 나만 만족하는 게 아니라 사용자를 만족시켜야 되는 거거든요.
마케팅 디자인 같은 경우
어떤 이벤트가 진행 중인지
할인 혜택은 무엇인지
얼마의 포인트를 주는지
와 같은 정보를 고객에게 정확하게 설명할 수 있어야 하죠.
즉, 마케팅 디자인은
마케팅의 목적을 효과적으로 만드는
아주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부분이고,
사실 사소한 업무가 아니에요.
그래서 사소하게 보이는 업무들에서도
평상시에 많은 질문을 갖고,
깊게 생각해 보며 작업해 보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작은 일임에도 다르게 나오는 데에는 다 이유가 있거든요.
'질문을 두려워하지 말라'라고 얘기해주고 싶어요.
왜 이렇게 디자인했는지
이렇게 하는 게 맞는지
어떤 부분이 중요한지
등등
선배들에게 많이 물어보고, 답변을 토대로 성장해 나갔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디자인 업계의 취준생과 사회초년생들에게는
최대한 다양한 경험을 해보라는 얘기를 해주고 싶어요.
벌써부터 '난 프로덕트 디자인 할 거야' '브랜드 디자이너 할 거야'와 같이
어떤 영역의 디자인을 할지 정하기보다는
다양하게 경험해 보시면서
억지로 하는 디자인 말고,
싫은데도 하는 디자인 말고,
즐겁게 디자인하셨으면 좋겠습니다.
* 권효진 디자이너님의 이야기는 AND 채널에서 직접 들어보실 수 있습니다.
↓ ACE REPORT 영상 보러 가기 ↓
https://www.youtube.com/@AND_studio
AND STUDIO 한승아 Creative Produc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