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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책 '흔적' - 작가 : 메이플 입

JMS에서 탈출한 생존자 메이플의 이야기

by 다큐와 삶

[리뷰] 첵 '흔적' - 작가 메이플 입

JMS에서 탈출한 생존자 메이플의 이야기.


근래 가장 유명했던 다큐가 있다면 넷플릭스 ‘나는 신이다.’와 후속 편 ‘나는 생존자다.’ 일 것이다. 특히 ‘나는 신이다.’ 편은 사회적 파장이 상당하였고, 피해를 당한 이들이 고소를 진행하고 재판을 통해 피의자들이 줄줄이 구속되는 등 큰 반향을 일으켰다.


이 책은 ‘나는 신이다’의 피해자 중 한 명인 메이플의 이야기이다. 메이플이 스스로 글을 써서 책으로 만들었는데, 그 내용이 무겁지만, 희망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나는 종교를 갖고 있지 않아서 하느님과 사랑, 금기 등에 대해 아는 것이 별로 없다. 기껏해야 성경을 어릴 때 한번 읽어본 정도이다. 그런데도 JMS는 충분히 이단의 모습을 하고 있다. 그러나 이것 또한 그 속에 있는 사람들이 이단 종교를 믿는 게 바보라고 말하는 것은 아니다.


가스 라이팅. JMS는 이 말이 딱 들어맞는 종교 전도를 하고 있었다. 천천히 쌓아 올린 믿음을 만들어서 외부와 차단된 생각을 하게 만드는 종교 관계자들의 모습은 가스라이팅을 하는 사람과 정말 닮아 있었다.


그 속에서 메이플은 혼란스러움을 겪는다. 처음에는 하느님을 믿는 혼란의 사춘기를 겪는 소녀였던 그녀는, JMS가 무엇인지도 정확하게 알지 못한 채로 종교 공부를 시작한다. 사람은 외로움과 고독감이 있을 때, 무언가에 기대고 싶어 지는데 메이플 역시 그때 그런 상황을 갖고 있었다. 그래서 목사가 되어 커다란 사명을 끌고 나가고 싶어 했다. 그러나 그곳은 이단이었고, 여자로서 겪기 힘든 피해를 당했다.


그녀의 입장에서 생각해 보면, 하늘이 무너지는 경험을 했을 것이다. 말 그대로 하늘을 믿은 그녀는 무너지는 과정을 힘들게 겪어내고서야 가족의 품으로 돌아와 피해 신고를 하고 재판을 이어 나간다. 기나긴 재판 속에서 그녀는 상대 변호사에게 화가 날 정도로 심문을 당하지만, 그녀는 결국 JMS의 정명석과 그를 돕는 조력자들을 감옥에 가게 만든다.


얼마나 의지력이 강한지 그녀를 보면서 알 수 있었다. 사람은 누구나 감당할 수 있는 시련을 준다는 기독교적 마인드가 있다고 한다. 그녀는 훨씬 심한 시련을 받았음에도 그것을 바로 잡고, 자신으로 말미암아 또 다른 피해자가 생기지 않도록 만들었다. 그것이 그녀가 대단하다고 느껴지는 면모이다.


그녀는 마음속에 커다란 흔적이 남았다. 그녀의 말처럼 그 흔적은 자신에게 나쁜 일을 당한 흔적일 수도 있지만, 나중에 그 흔적은 흐릿하게 남아 희망으로 대체될 수 있도록 하였다. 그래서 책 제목이 “흔적”인 것이다.

누구나 힘든 일을 겪을 때가 있다. 그것은 가벼운 것부터 무거운 것까지 다양하다. 그럴 때, 메이플의 흔적처럼, 희망을 생각하고 남을 사랑하는 마음을 지니고 있다면 세상을 살아가는데 헤쳐 나가지 못하는 일은 없으리라고 본다. 그녀의 미래가 행복하기를, 이미 행복할 테지만 그녀의 미래를 향해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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