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 2026년형 엠그란드
중국의 대표적인 완성차 브랜드 지리(Geely)가 2026년형 엠그란드(Emgrand)를 공개하고 사전판매에 돌입했다.
이번 신형 모델은 전장이 4,815mm에 달하며, 현대 쏘나타(4,830mm)와 비교해도 손색이 없는 중형 세단급 크기를 갖췄다.
휠베이스도 2,755mm로 확장돼 실내 공간 활용성 역시 크게 개선됐다. 아반떼(4,710mm)보다도 10cm 이상 길어, 준중형차의 가격으로 중형차의 체급을 누릴 수 있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다.
엠그란드의 시작가는 68,900위안으로, 환율 기준 약 1,400만 원에 불과하다. 이 가격은 현대 아반떼 기본 모델보다도 저렴한 수준이다.
하지만 사양은 아반떼는 물론 K5와 쏘나타에 견줘도 밀리지 않는다.
실내에는 10.2인치 디지털 계기판이 기본 적용되며, 상위 트림에는 14.6인치 초대형 디스플레이가 탑재된다. 경쟁 모델에서 옵션으로 제공되는 고급 사양을 기본으로 제공하는 것이 특징이다.
외관 역시 '저가형'이라는 선입견을 깨기에 충분하다. 신형 엠그란드는 세로형 크롬 그릴과 날렵한 L자형 범퍼 장식을 통해 존재감을 키웠고, 측면 루프라인은 패스트백 스타일을 연상시킨다.
후면부는 안정적인 비율을 유지하면서도 심플한 그래픽으로 고급감을 살렸다. 가격을 고려하면 놀라울 정도로 세련된 인상을 주는 것이 이번 모델의 강점이다.
실내 인테리어는 '플라이미 오토(Flyme Auto)' 기반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이 중심을 잡는다.
이 시스템은 음성 명령, 스마트폰 연동, 제스처 컨트롤 등을 지원하며, 중국 현지 기준으로는 동급 최상위 수준의 UX를 구현하고 있다. 전 트림 기본으로 적용된 LED 헤드램프와 전동·열선 사이드미러 등도 상품성을 높여준다.
여기에 차선 유지 보조, 긴급 제동,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을 포함한 L2급 반자율 주행 시스템이 포함돼, '1,400만 원대 자율주행차'라는 파격적인 스펙을 완성했다.
파워트레인 구성도 만만치 않다. 기본형은 1.5리터 자연흡기 엔진이지만, 상위 트림에는 1.5리터 터보 엔진이 탑재된다.
이 엔진은 133kW(약 178마력), 최대토크 290Nm를 발휘하며,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가속하는 데 8초 이내면 충분하다.
이는 아반떼 N라인과 비견될 수준의 동력 성능이다. 놀라운 점은 이런 성능에도 불구하고 복합연비가 약 17km/L 수준이라는 점이다. '성능과 효율' 모두를 만족시키는 구성이다.
현재까지는 2026년형 엠그란드의 한국 출시 계획은 확인되지 않았지만, 만약 이 모델이 실제로 국내에 진출한다면 파급력은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아반떼와 K3를 주축으로 하는 준중형 시장은 물론, 일부 중형 세단 수요까지 잠식할 가능성도 있다. 특히 합리적인 가격을 중시하는 2030 소비자층에게는 새로운 대안으로 부상할 수 있다.
현대차와 기아 입장에서는 가격, 크기, 옵션, 성능을 모두 갖춘 복병의 등장이 부담스럽지 않을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