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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애옥 Oct 18. 2024

아기두루미

낯선장소

서울지역 작은 하천. 비오는날 아침에 버스를 타고 가는길에 차창너머 어린 두루미를 봤다.

순간 포착이라고 할까?

멀리 버스안에서 줌을 당기고 당겨 어린두루미의 모습을 간신히 찍었다.


두루미가 비를 피하고 있는것인가?

그렇지 않을텐데?

다리밑 두루미는 마치 갈곳을 잃은듯 서있는것 같았다

마치 어미 두루미를 찾는것 같기도 하고.


내가 알고있는 두루미는  나무위 하얀 자태를 뿜고 있거나

하늘이 보이는 하천길에 홀로 목을 꼿꼿하게 세우고 있는것 같았는데 오늘 아침에 바라본 두루미는 자신이 무척이나 낯선장소에  있는것처럼  불안해 보이기까지 했다.


우리네들도 낯선곳에 혼자 있다는것이 매우 불안하다는것을 알고 있는터  다리밑에 홀로 서있는 작은 두루미와 나의 심정을 짝맞춰보기로 했다.


그래 우리는 현재 같은 심정이야

나도 무척이나 낯선곳에서 홀로 발버둥치며 주변과 같아지려고. 애를 쓰고 있는거지

어린 두루미 너처럼.


인생의 키를 놓친지 오래되었지만

다시 한번 인생의 키를 잡아보려고 애를 쓰며 낯선곳으로 매일 달려가고 있는 나.


그런 나 자신이 세월을 탓하고 안주하기보다

낯선곳에서의 적응길을 선택한 나.


오늘 아침  낯선장소를 잠시 잊고있었다는것을 깨닫고

낯선곳이 다시 익숙해지면 또다시 낯선곳으로 이동하는 도전의식이 발동한  비오는날이다.

어린친구 두루미와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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