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번째 꼴통 : 직장 상사
부하직원이 열심히 일하도록 격려할 말은 특별히 필요하지 않다.
부하직원의 이야기에 고개만 끄덕여주면 부하직원은 저절로 일 할 힘이 생긴다.
다시 말해서 좋은 상담사가 되는 것이 좋은 상사인 것이다.
상대의 이야기에 열심히 경청해 주는 것만으로 좋은 상담사가 될 수 있다.
자기가 이야기를 처음부터 끝까지 주도하고 상대방의 이야기를 경청하지 않는 상담사가 되어서는 안 된다.
부서 회식 때 보기 싫은 장면 중의 하나가 상사의 말이 많은 것이다.
회식은 부서원들의 노고를 위로하는 자리다.
동료끼리 서로 말을 많이 하게 하여 스트레스를 풀게 하는 자리다.
그런데 꼭 말이 많은 상사가 있다.
그리고 자기가 높은 자리에 있다는 것을 확인받으려고 한다.
바람직하지 않다.
일상의 업무에서도 그렇다.
될 수 있는 한 부하직원이 말을 많이 하도록 해야 한다.
상사가 좋은 상담사가 되면 부하직원 쪽에서 먼저 보고하고, 연락하며, 상담을 요청하게 된다.
좋은 상담사가 되는 방법은 상대방의 이야기에 잘 수긍해 주고 맞장구 쳐주는 것이다.
부하직원의 이야기에 맞장구 쳐주지 않는 상사가 많다.
팔을 꼰 상태로 아무 말도 하지 않은 채 듣기만 한다.
가끔 고개도 갸웃거린다.
어떨 때는 팔짱을 낀 채 창밖을 바라보고 생각에 잠기기도 한다.
얼굴에는 온갖 표정이 흘러간다.
한숨을 쉬기도 한다.
부하직원은 별 다른 말도 하지 않았는데.
이건 아니다.
상사가 고개를 갸웃거리는 순간 부하직원은 그 이상 말을 할 수 없게 된다.
아니 말하기 싫어진다.
‘내 말이 틀린 건가?’라며 불안해하고, 어떨 때는 은근히 기분이 나빠진다.
차라리 “자네가 얘기하고 있는 것은 틀려.”라고 확실히 말해 주는 편이 낫다.
고개를 갸우뚱거리면 상대는 아예 한 사람으로서 취급을 받지 못하는 것처럼 느껴진다.
“그 얘기 아주 재미있는데.”라고 입으로 말하지 않아도 된다.
보통 인간은 상대의 이야기를 열심히 듣고 있다 보면 고개를 끄덕이게 마련이다.
물론 ‘고개를 끄덕여야 해’라고 일부러 상대에게 어필할 필요는 없다.
상대의 이야기를 열심히 듣다 보면 머릿속에서 ‘아. 그렇구나.’라고 생각되면 자연히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자기가 ‘음... 무슨 말인지 알겠다.’와 같이 확인할 때와 같이 고개를 끄덕여도 상관없다.
하지만 상사의 자질이 없는 사람은 고개를 끄덕이지 않는다.
고개를 끄덕이지 않는다는 것은 상대의 이야기를 반신반의 혹은 무시하거나, 이야기가 틀렸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것이 의도적인 행동이 아니더라도 부하직원의 눈에는 명백한 커뮤니케이션의 거절이라고 보이게 되며, 그 상사에게 실망하게 된다.
그렇게 되면 부하직원은 따라오지 않는다.
좋은 의사, 좋은 컨설턴트, 좋은 변호사의 첫 번째 조건은 고객의 말을 먼저 유심히 듣는 것이다.
유심히 듣는 것은 상대방의 눈을 쳐다보는 것이다.
물론 집중해서 들으려고 눈을 감는 사람도 있다. 그리 보기 좋지 않다.
능력이나 경제력에서 낮은 사람에 있는 사람들은 자신의 말을 들으면서 온화한 눈빛을 보내주길 원한다.
좋은 상사가 되는 방법도 특별한 것이 없다.
일단 부하직원의 말을 유심히 듣고, 제출한 문서를 보고 수긍을 해주는 것이다.
그다음 “이 문서와 당신이 말한 것을 토대로 한 번 더 생각하고 위에 보고하겠다.”라고 해라.
단, 너무 오래 생각하지 말라.
(Dall-E 3 이용, Prompt: 20대 여성이 40대 남성에게 얘기를 하고 있다. 40대 남성은 팔짱을 끼고 눈을 감은 채 밖을 쳐다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