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번째 꼴통: 직장 상사
《사람인》이 직장인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 한 결과, 회사에서의 위치에 대해 ‘절대 없어서는 안 될 인재’가 7.0%, ‘비교적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는 인재’는 50.3%로 집계됐다.
한편, 자신의 능력에 대한 회사의 평가는 ‘과소평가를 받고 있다.’가 49.2%로 나타났다.
절반 이상이 회사에 필요한 존재이지만, 제대로 평가받지 못하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딱 들어맞는 것은 아니지만 우리네 샐러리맨들이 그렇게 생각하는 것 중의 하나가 겸손함 때문인 것 같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너무 겸손하다.
거래처에 자신의 부하직원을 소개할 때, “부족한 것이 많은 신입사원입니다.”라고 겸손하게 소개하고 있지는 않은가.
자신의 자식을 소개할 때도 “제 못난 자식입니다.”라고 얘기한다.
“아주 똑똑한 녀석입니다.”라고 소개한다면 자신이 이상하게 보일까 염려하게 된다.
겸손을 미덕으로 생각하는 풍조가 강하기 때문이다.
업무에서도 자신의 부하직원을 자랑하게 되면 거래처 사람들에게 “이 상사라는 사람은 뭘 생각하고 있는 거야?”라고 여겨질까 염려해서 겸손해하는 것이다.
그러나 부하직원을 “이 녀석은 OO의 천재입니다.”라고 사람들에게 소개한다면 그 부하직원은 너무나 기뻐하게 된다.
내가 신입사원일 때, 어느 날 부서를 찾아온 손님에게 “이 친구는 통계와 문서작성의 천재입니다.”라고 부서장이 소개하는 것이었다.
입사한 지 얼마 되지 않았는데 그 얘기를 손님이 있는 앞에서 들었기에 더욱 열심히 일을 했다.
부하직원을 “OO의 천재입니다.”라고 소개했다고 해서 상사의 격이 결코 낮아지지 않는다.
자신의 부하직원을 OO의 천재라고 소개함으로써 누군가가 어떤 피해를 보는 것도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렇게 소개하는 것이 좀처럼 되지 않는다.
거래처 입장에서도 어떤 부하직원을 겸손하게 소개받더라도 하나도 즐겁지 않다. 오히려 우수한 사람이 자신의 담당이 되는 것에 더욱 감사할 것이다.
자기 스스로를 우수하다고 말하는 부하직원은 없다.
가능한 부하직원을 상대에게 잘 보이게 하는 것은 상사의 업무 중 하나이다.
그와 같은 소개로 인하여 거래처에서는 그 상사의 넓은 도량을 평가하게 될 것이다.
요즘 많은 회사들이 신입사원에게 적극적으로 상(賞)을 받을 수 있도록 배려해 주고 있다고 한다.
“올해의 신인상을 받은 녀석입니다.”라는 말을 붙여서 소개함으로써 거래처에 ‘이러한 훌륭한 사원이 담당이 된다.’라고 하는 서비스를 하는 것이다.
거래처에서는 어떤 인물이 자신의 담당이 되는지 처음에는 알 수가 없다.
“신인상을 받았습니다.”라는 말을 들으면 내심 안심할 수 있는 것이다.
회사에 따라서는 가능한 한 튀는 ‘영웅’을 만들지 않기 위해서 상을 받지 못하게 하는 곳도 있다.
그래서는 부하직원 자신도 일을 열심히 하려는 의지가 일어나지 않을 것이며, 좋은 평가를 받는다는 실감도 나지 않을 것이다.
일반적으로 상사에게 자주 야단을 맞는 부하직원이라고 해도 “이 녀석은 OO의 천재예요.”라고 소개된다면 그걸로 충분히 위안받을 수 있다.
그런데 여기에서 한 가지 문제가 있다.
상사가 부하직원을 가리켜 ‘OO의 천재라고 부를 수 있는가, 그렇지 않은가.’이다.
OO의 천재라고 말하기 위해서는 부하직원의 강점 혹은 장점이 무엇인가를 확실히 알아야 한다.
부하직원의 장점을 알지 못하고 단지 겸손하게 부하직원을 소개하는 상사가 많이 있다.
당신의 부하직원은 업무에 관해서는 아직 햇병아리인지는 몰라도 취미 분야에서는 나름대로 전문가 수준에 있는지도 모른다.
어떤 분야에서 베테랑일 수도 있고 자격을 가지고 있는지도 모르는 것이다.
OO의 천재라고 소개하기 위해서는 평소부터 부하직원의 다른 면(업무 이외의)에 대해서도 알아 두지 않으면 안 된다.
부하직원의 장점을 잘 알고 있다면 분명히 OO의 천재라고 소개할 수 있을 것이다.
(Dall-E 3 이용, 40대 여성이 40대 남성에게 20대 남성을 칭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