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w보다는 Why에 초점을 맞춰서.
과학자의 말하기. (6)
(22년 6월에 작성한 글을 기반으로 합니다.)
오늘은 데이터 미팅이 있었다. 데이터 미팅을 하기 전에 논문제출자격시험을 위해 15분 연습용 톡을 하고 피드백을 받았다. 교수님의 피드백을 들어보니까 확실히 톡의 목적이 중요했다. 논문제출자격시험은 논문을 쓸 자격이 있는지 알아보기 위해서 3명의 교수님들 앞에서 하는 발표다. 15분 안에 자신이 이 연구를 왜 해야 하는지. 어떻게 실험할 것인지. 어떤 의미가 있는지. 에 대해서 말한다. 이 연구를 진행하는데 돈을 주세요. 라는 마인드로 작성하는 연구비 제안서 같은 톡이었어야 했다. 그러니까 이 톡의 목적은 3명의 교수님에게 내가 이런 중요한 연구를 할 것이라고 설득시키는 데에 있다.
이 연구를 할건데 교수님들 허락해주세요! 이 연구가 이래서 중요하고 또 저래서 중요한데요. 진짜 짱 중요하니까 해야할 거 같지 않나요? 그리고 이 중요한 연구는 제가 요래요래 할 건데요. 이거 제가 하면 진짜 잘 할 수 있을 거 같죠? 제가 그래서 미리 실험을 쫌 해봤는데요. 결과를 살짝 보니까 앞으로도 잘 될 거 같죠? 그니까 이런 짱 중요한 실험을 하도록 허락해주세요!
나는 톡의 목적을 살짝 잘못 이해했다. 나는 이만큼이나 연구 진행 결과가 있다는 걸 보여주는 자리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이 연구를 왜 하는지에 대한 Why 얘기는 적었고. 이 연구를 어떻게 했는지에 대한 How 얘기만 늘여놓았다. 생물학에는 이런 현상이 있습니다. 이런 현상에는 이런 문제가 있습니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이런 방법을 사용하면 됩니다. 이런 결과가 나타났고. 이 결과를 가지고 논리적으로 조금만 더 생각하면 저런 실험과 저런 결과가 나타납니다. 그래서 이 결과들을 종합하면 중요한 생물학적 의미가 나타납니다.
다른 사람들한테 톡을 할 때는 연구의 중요성에 대해서 더 더 더 신경을 써야한다. 우리는 생물학적으로 두드러지는 현상에 대해서 연구를 하는 게 아니다. 다른 연구실은 뭔가 보이는 현상이 바로 있는데 우리 연구는 안 보인다. 그니까 보이지도 않는 이 연구의 중요성을 설득하는 데에 가장 시간을 많이 할애 해야한다. 이 연구의 중요성을 충분히 납득시키면 뒤에 나오는 결과는 크게 신경쓰지 않아도 된다. 솔직히 우리 연구는 방법도 어려워서 다른 교수님들이 디테일을 이해할 수는 없다. 그냥 학생이 실험 열심히 하고 잘 했구나. 이런 식으로 이해한다.
Presentation 이 아니라 Selling 을 해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