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매순간 '후회'를 한다. 내 현재의 상황에, 결과에 대해 후회한다.
과거로 시간을 거슬러 돌아갔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 '타임 머신이 있었으면..' 하고 상상한다. 과거로 돌아간다면 현재의 결과를 만나지 않게 다른 선택을 할 것이기에.
감사하게도 내게는 시간을 돌아갈 수 있는 능력이 있다.
정확히는 현재의 내가 원하는 과거로 되돌아가는 게 아니다. 미래에 어떤 시점에 시간을 거슬러서 돌아온 과거가 지금 내가 존재하고 있는 이 현재라고 믿을 수 있다.
저번주 주말에 한달 만에 본가에 방문한 일이 있었다. 문을 열기 전, 나는 내 능력을 발휘했다.
3년 후가 되었든 5년 후가 되었든 어떤 미래 시점에 내 부모님은 안 계신다. 세상에 안계신 부모님을 너무 보고 싶은 마음에 두 분이 살아계신 과거로 돌아왔고 그 시점이 지금 이 문을 열기 전인 거라고 '인식'했다. 그리고 문을 열고 들어간다. 그렇게 두 부모님이 눈에 들어온다.
같이 밥을 먹으며 이런저런 얘기를 한다. 내 어머니는 본인이 최근에 겪은 일을 얘기하다가 갑자기 강의를 하는 습관이 있다. 내가 인간 관계는 어떻게 하는게 좋은거냐며 물어본게 아닌데 '인간 관계는 자주, 꾸준히 얼굴을 마주하는 거야. 그게 진정한 인간 관계를 만들어 가는 방법이야'라며 강의를 하신다. 그 외에 듣고 싶지 않은 잔소리를 한다.
원래 같았으면 '에휴 또 시작이네'라며 듣는둥 마는둥 했을 거다. 하지만 이 순간은 두 부모님이 안 계신 시점에서 돌아온 과거다. 그러면 듣기 싫은 잔소리도, 내가 원하지 않는 강의도 내가 너무 그리워했던 어머니의 음성이고 감사하고 소중하게 느껴진다.
두 분이서 티격태격 말싸움을 하신다. 원래 같았으면 왜 자꾸 다투냐, 누가 더 잘못했고 아니고가 아니라 각자 똑같이 잘못한 점이 있다 그만들 해라 라고 했을 거다. 그러나 두 분이 없는 미래에서 시간을 거슬러 온 시점이기에 말싸움을 하는 모습 마저도 감사하고 소중하게 느껴져서 눈물이 날 거 같은 감정을 느꼈다.
그렇게 난 너무나도 소중하고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서 나왔다.
사람들은 본인이 놓은 상황, 일어난 일에 대해 나한테 왜 이런 일이 일어났냐며 신을 원망하고 세상을 원망한다. 내게 벌어진 일, 상황 자체가 부정적인 일, 부정적인 상황이라고 생각하는 거다.
하지만 '나'라는 존재가 그 일과 상황에 대해 부정적으로 바라보고 있을 뿐이다. 내가 마음 먹기에 따라서 아무리 부정적으로 보이는 나의 현재가 감사하고 소중한 순간으로 받아들여진다.
나는 마음 공부와 무의식 공부를 하며 이걸 깨달았다. 이 깨달음을 바탕으로 내가 무슨 일이 벌어지든, 어떤 상황에 놓여지든 현재 이 순간을 사는데에 집중하며 살아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