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마음샘 Nov 16. 2024

채점표가 없는 인생의 수능

인생은 성적순이 아니라쟎아여.

올해 치러진 수능을 보며 문득 우리 각자에게도

인생의 수능이 있음을 다시 생각하게 되었다.

피할 수 없고 반드시 통과해야 만하는 그런 수능 같은 것.

다른 것이 있다면 인생의 수능은 채점이 본인한테

있다는 것이다.

학생들은 수능이 끝나고 난 직후 바로 그때의 심정이

어떨까?라는 상상을 매년 한다.

아마 나도 그 시기를 거쳤기 때문일 것이다.

그때로 잠시 돌아가보면, 그때는 대입이라는 산이

너무나 커서 시험만 끝나면 마치 앞으로 내 삶에는

시험 같은 것은 없을 것만 같은 그런 마음으로, 모든

공부를 일단 손에서 놓아도 된다는 그 허락된 자유가

아직 제대로 철도 안 든 나에게는 큰 기다림이며

기쁨이었다.

물론 그 기쁨은 대학을 떨어지고 나서 다시 한숨으로

바뀌었지만.. 

재수를 다시 선택하기로 결정하고 난 후, 나는 다시

오지 않을 것 같은 그 시험을 다시 치르기 위한 반복의

시간을 또 보내야 했었다.




그렇게 조금씩 어른이 되어 가면서 나는 인생의

순간마다 그때와 비교할 수 없는, 또 다른 인생의

수능 같은 시간들이 계속 기다리고 있음을 배우며 

지금까지 것 같다. 아직 생각이 어리고 철이 정말

없었을 때에는 (아직도 인생의 철은 없는 것 같다) 실패와 실수도 많았다. 낙망과 좌절, 슬픔도 많이 겪었다.

주위의 조언과 격려와 도움이 없었다면, 나의 성장은

더디게 이루어졌을 것이다. 정말 감사한 일이다.

지금은 더 성숙한 삶의 무게를 배우며 계속 성장하고

있는 것 같다.

정말 다행인 것은 고3 때의 수능은 공식적인 채점표가

있었지만, 인생의 수능의 점수는 그때마다 정확하게

알 수 없다는 것이다. 시간이 더 지나고 또 지나 봐야

그것도 일부만을 알 수 있다는 것을 지금껏 살면서

얼마나 많이 배웠는지 모른다.

우리가 섣부른 판단을 하게 되면 안 된다는 생각도

하게 되는 이유인 것 같다.

사실이 매일매일 나에게 큰 힘과 위로를 준다.

이것을 알지 못한다면 우리는 누구나 다 지나온 삶에

대한 자책과 후회와 미련들에서 진정 자유롭지 못할

것이다.

개인적인 아쉬움이 있다면, 인생의 단맛이 왔었을

때는 마음의 여유가 없어서 그것을 제대로 누리지

못했고, 인생의 쓴 맛이 왔었을 때에는 두려움과

슬픔 때문에 그런 힘든 시간에서조차도 누릴 수 있는

작은 행복의 순간들을 적극적으로 찾지 않았던 것.

그것이 많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학교 다닐 때 공부 잘하는 학생들의 공통점은 본인이

틀리거나 실수한 문제들을 그냥 넘기지 않고, 반드시

다시 이해하고 자기 것으로 만드는 시간을 가진다.

복습의 시간을 성실하게 한 것이다.

사실 그런 습관은 매우 훌륭한 것이다.

이것은 어른이 되어 삶을 살아갈 때에도 많은 부분에

똑같이 적용될 것으로 보인다.

굳건한 결단과 의지가 필요한 일이기에 매번 쉽지 않은

일이고 오히려 어려운 일이다.

그러나 이렇게 하는 것은  앞으로 인생의 수능을 계속

치러 나가는 우리에게 큰 도움을 줄 것이다.




하나의 공통된 정답이 없는 각자의 인생의 수능 같은 시간들은 결국 우리를 성장하게 하고 우리 자신을

더 나은 사람으로 변화하게 만든다는 것을 믿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이 믿음을 갖고 있느냐, 없느냐에 따라 시험을 치러

나가는 과정을 대하는 태도가 달라지기 때문이다.

누구는 실패와 위기에서도 삶의 의미를 계속 찾게

것이고, 또 누구는 삶의 의미를 찾지 못해 방황하며

너무나 지루한 시간들을 보내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인생은 정말 기나긴 마라톤과도 같기에 지치지 않고,

포기하지 않는 내면의 단단함이 필요함을 우리는

살면서 매일 인지하고 있다.

이 믿음을 갖고 있다면 본인의 인생 수능을 향한

점수는 항상 후할 것이다.

박할 필요가 전혀 없지 않은가!

이미 수능의 합격자들일 것이다.


















작가의 이전글 난 벌써 봄을 기다릴 테야!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