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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 교육, 어떻게 다뤄야 하는가

내 아이는 나의 기적입니다 31

by Rani Ko
영상은 아이를 빠르게 사로잡지만, 진짜 성장은 ‘보는 시간’보다
그것을 ‘이해하는 과정’에서 자란다.




지금으로부터 딱 1년 전, 우리 집에서는 과감한 결단을 내렸다. 집 안의 모든 TV를 정리한 것이다. 이는 첫째와 둘째 모두를 위한 선택이었다.



TV가 사라지자 가장 즉각적인 변화는 준이에게서 나타났다. 여가 시간마다 책을 읽거나 블록을 쌓고, 그림을 그리며 조용한 몰입의 시간을 자연스럽게 확보했다. 윤이는 정해진 시간 안에서는 태블릿으로 게임을 하기도 했지만, 그 외의 시간에는 악기 연주나 독서로 시간을 채웠다.



물론 영상을 완전히 배제해야 한다는 뜻은 아니다. 다만 아직 두 아이 모두 초등학생이며, 특히 준이는 언어 발달이 비교적 느린 편이기 때문에 불필요한 자극적 매체에 노출되지 않도록 조절하는 것이 필요했다. 작년 TV를 시청하던 준이에게 몇 가지 질문을 했을 때, 내용 이해가 매우 미흡하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시각적 움직임에는 즉각 반응했지만, 스토리의 구조나 인물의 감정선은 충분히 따라가지 못하고 있었다. 그래서 주요 영상 매체를 정리하고 ‘시청 환경’ 자체를 바꾸기로 결심했다.



그 이후로는 꼭 필요한 경우에만 노트북이나 태블릿을 활용했다. 시간을 정해두고 시청하게 하며, 특히 명작 동화나 클래식 애니메이션처럼 한 호흡으로 감상할 가치가 있는 작품은 끝까지 보게 한 뒤 함께 이야기를 나눈다. 먼저, 이 영상을 보고 준이 자신이 어떤 마음이 들었는지 감정의 변화를 체크한다. 스토리 파악 이전에 아이의 영상에 대한 정서적 반응을 꼭 먼저 살펴봐야 한다. '기쁘다', '슬프다', '재밌다' 등의 느낌에 엄마는 공감해 주며 전체적인 느낌을 파악하는 것이 우선이다. 슬픈 이야기를 보고 깔깔 거리며 웃거나 재미있는 이야기임에도 지루해한다면 이건 대략의 내용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거라 봐야 한다. 그래서 준이의 감정 수용이 먼저, 다음으로 준이가 스토리를 제대로 파악했는지, 장면과 사건의 흐름을 어떻게 이해했는지 살펴보는 과정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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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년 차 현직 초등교사이자 두 아이의 엄마. 글쓰기를 통해 또 한 번의 성장을 꿈꿉니다. 교육대학교 졸업 및 동 대학원 수료. 2025 브런치 "작가의 꿈 100인"에 선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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