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병훈 Oct 29. 2024

협상을 잘하는 방법(4)

4. 국가별 협상의 특징

5. 국가별 협상의 주요 특징


(1) 한국인은 왜 협상에 약한가?


서양인들은 협상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인가 하고 물어보면 ‘준비’라고 하는데, 한국인은 ‘감’이라고 합니다. 협상은 준비에서 끝난다는 말이 있는 것처럼 사전 준비를 해야만 하는데 상대방에게 뭘 줘야 할지를 찾아보려 하지 않고 ‘감’에 의지해 협상에 임하게 됩니다. 준비 없이 협상 테이블에 앉아 상대방이 원하는 것을 찾겠다는 생각은 무모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한국은 조선시대부터 경제는 뒷전에 두고 대의명분과 당리당략에 치우쳐 상명하복식의 의사소통을 하여 협상을 잘하는 유전자가 만들어질 기회가 없었습니다.

오랜 시간 동안 내려온 장유유서와 군대의 지시문화와 주입식 교육으로 이어져서 한국인의 협상에 대한 능력이 약하다는 것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으며, 다른 나라의 협상 전문가들도 이런 경향을 알기 때문에 협상이 더 어려운 실정입니다.


(2) 중국인과의 협상


중국은 당나라 때 일찍이 자본주의가 발전하는데 자본가는 계급을 가지고 지위를 유지하면서 자본주의가 자연스럽게 태동하였습니다. 중국 자본주의가 서유럽의 산업혁명 이후 확립된 자본주의보다 천년 먼저 발전한 것입니다. 중국인은 돈을 좋아합니다. 이런 사실을 감추지 않고 대놓고 좋아합니다.

야합과 배반의 역사로 사회구성원 간에 신뢰가 없었으므로 상도의가 없고 잦은 전란으로 유랑민이 많고 타지에서 살아남아야 하니 황금을 우선시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중국인은 돈을 벌기 위해 다른 사람 앞에 체면치레하지 않고, 돈을 벌기 위해 남을 배려하는 것에는 관심이 없을뿐더러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주고 있다는 것을 알지 못합니다. 중국 상술의 핵심은 돈에 가치를 둔 집요함입니다. 죽기 살기로 덤비는 사람을 이기기 쉽지 않습니다.


(3) 프랑스인과의 협상


유산이 많은 나라인 프랑스는 오랫동안의 종교전쟁과 사람들 사이에는 어떤 계급도 존재하지 않는다는 프랑스혁명을 통해 중산층이 만들어지게 되었고, 중산층을 중심으로 시민의식이 커지고 의회 민주주의가 발전하게 되면서 성숙해졌습니다. 프랑스인은 돈만을 추구하는 삶에 가치를 두지 않고 적절한 이성적 절제를 통해 일과 생활의 균형에 삶의 가치를 둡니다. 프랑스인은 불합리한 요구 등에 대해서 저항이 심합니다. 불합리에 대해 저항했던 유전자가 몸에 배어 있으니 철저한 논리가 기반이 되어 협의하는 과정이 있어야 합니다.

협상에서 줄 것은 주고 받을 것은 받는 편으로 억지를 부리지 않습니다. 협상하는 사람은 각자의 역할 분담이 있어서 문제를 제기하는 사람, 문제를 심화시키는 사람, 결론을 내어주는 사람 등 나누어서 체계적으로 협상을 합니다.


(4) 독일인과의 협상


독일은 오랜 전쟁 후 기득권의 해체를 통해 깨끗한 나라가 재건되었습니다. 독일인은 협상에서 이성적으로 판단하고 원리원칙이 기반으로 되어야 합니다. 독일인은 신뢰가 쌓이면 파트너를 바꾸지 않고 오랫동안 이어가는 편입니다. 협상에서는 토론이 많이 이루어집니다. 그러므로 이성적인 협상을 하기 위해서는 충분한 논리를 가지고 대처해야 합니다.


(5) 유대인과의 협상


유대인은 유대교와 탈무드를 바탕으로 기초교육이 잘 되어 있고, 돈을 버는 감각이 발전되어 있어서 절약과 절제가 몸에 배어 있습니다. 돈을 버는 방법도 알고, 돈을 벌어도 잘 쓰지 않고 잘 굴리니 당연히 돈을 벌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 새로운 지역에서도 토착민과 어울리지 않고 유대인끼리 몰려다니다 보니 기존 사회구성원과 갈등이 생길 수밖에 없습니다. 유대인이 중세 서유럽에서 할 수 있는 일은 천시받던 상업, 무역업이었는데 이 일이 황금알을 만드는 일이 되어버린 것입니다. 유대인과의 협상을 잘하려면 사전 준비가 철저해야 하며, 특히 소송이 일상화되어 있으므로 계약서 작성에 신중을 기해야 합니다.


(6) 미국인과의 협상


종교의 자유와 자유의지를 강조하는 청교도 정신을 이어온 미국인은 개인의 행동에 대한 책임을 엄격하게 묻고, 금욕적인 윤리관을 갖고 있습니다. 청교도 정신 기반 위에 공정 경쟁이 가능한 나라가 들어선, 즉 청교도 정신 위에 자본주의가 얹힌 것입니다. 미국은 거대한 땅덩어리의 다민족 단일 시장 국가입니다.

다양한 민족의 공통 요구를 찾아서 거기에 맞는 제품을 시장에 출시하기 위해 마케팅이 중요하고 상업주의가 발전하였습니다. 세계 전쟁의 특수로 돈이 미국으로 몰리면서 세계 경제를 주도하고 있습니다.

다양한 성향의 소비자를 공략하기 위해 준비되어야 하므로 미국에서 성공한 제품과 기업은 글로벌시장에서 당연히 성공하게 됩니다. 틀에 갇히지 않고 미국에서의 성공 마케팅 활동 경험을 바탕으로 해외에서 성공하기 위해 철저히 현지화한다는 것입니다. 맥도날드, 코카콜라, 말보로 등을 예로 들 수 있습니다.

유럽인들은 논리와 이성을 바탕으로 협상에 임하지만, 미국인은 상업주의를 바탕으로 협상에 임하고 있습니다. 혁신과 변화를 선호하기 때문에 파격적인 대안을 찾아 서로 윈-윈 하려고 합니다.

미국은 상업주의가 몸에 배어 있는데 새로운 혁신이나 경쟁력이 없으면 살아남기 힘들다는 것이 유전자로 몸에 인식되어 있어서 끊임없이 새로운 대안을 찾기 위해 발 빠르게 움직이는 특징이 있습니다.

작가의 이전글 협상을 잘하는 방법(3)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