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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낌없이 주는 나무지만  나를 더 아끼는 나무


 3주전에 왼쪽 위아래 사랑니 2개를 발치 했습니다.

시간이 지나면 괜찮아진다는데 저는 시간이 지나도

크기가 작아지지 않는 통증으로 괴로웠어요.

아.. 그래서 사랑의 아픔을 사랑니의 통증으로 비유

하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씹는 것이 어려워 끼니를 거르고, 타이레놀을 밥먹듯 먹다보니 저혈압과 위염이 와서 고생을 좀 했습니다.


 제가 상태가 좀 나아지고 나니 둘째가 갑자기 열이 나더라구요.

얼굴은 열감으로 인해 울긋불긋해지고 온몸에 발진과 두드러기가 생겼어요. 유달리 피부가 하얀 아이라서 붉은 반점들이 더 도드라져 보였습니다. 다음날 찾아간 병원에서 '성홍열' 진단을 받았습니다. 격리가 필요하여 어린이집에 보내면 안된다고 하여 알겠다고 하고 귀가했는데 오후에 지역 보건소에서 전화를 받았습니다.


 코로나 이후 보건소에서 전화를 받는 것이 처음이었기에 매우 당황했어요. 보건소 직원은 아이의 상태를 파악하고 소속 어린이집 정보 확인, 격리준수를 당부했습니다. 그 때부터 겁이 나더라구요.

인터넷을 찾아보니 법정 전염병으로 고열, 발진,두드러기, 딸기혀가 특징이고 항생제 치료를 하면 24시간 이내 전염성은 없어지고 호전된다고 적혀 있었습니다. 아이는 다행히 하루만에 열이 잡히고 발진도 사라졌습니다.


 저의 지난 몇주를 나열하는 이유는,,

브런치에 글 발행을 못한 것에 대한 변명입니다.

아무도 저의 글을 기다리지는 않겠지만 스스로와 약속한 주 2회 글 쓰기를 못한 것에 대한 구구절절함 입니다.

이번주부터 다시 글쓰기 연습을 열심히 해 나갈께요.



 얼마전 코치님과 코칭시간을 가지면서(내 마인드를 코치정도로 이해해주시면 되겠다.) 나의 모습을 담은 그림책을 머리속에 그려보는 연습을 했다.


 순간 떠오른 나의 모습은 '아낌없이 주는 나무' 였다.

사랑하는 아이들이, 남편이, 혹은 그 밖에 아끼는 사람들이 내 나뭇가지를 베어가지고 간다.


'안돼. 그만 가지고 가. 난 더 자라고 싶어'


나는 말해보지만 사람들은 그걸로 책상도, 의자도 만들어서 앉아보고 즐거워한다.

그 모습을 바라보는 나는 좋지만 슬프다.

슬프지만 좋다.


 가지가 다 베어져버린 나는 어떤 모습일까?

나는 쓸모가 없어진 나무고목이 되지 않고

다른 모습의 나무가 되어 있다.

다른 색깔의, 다른 개성을 가진 새로운 모습이다.


'나는 너희들에게 아낌없이 사랑을 주고 최선을 다하면서도,  계속 자라고 있어'


 내 그림책의 제목은 '아낌없이 주는 나무지만,

나를 더 아끼는 나무' 이다.

나는 나를 아끼는 방법을 찾아가면서 계속 자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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