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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수남 Aug 13. 2024

그녀가 사랑한 바다 / 한수남

아버지 돌아가시면서

바다 안 보이는 곳에 무덤을 만들라 하셨네

평생 바다에서 한 노동이 죽어서도 따라올까

징그럽다 하셨네

그녀가 사랑한 바다는 철없는 낭만이었을까


아버지, 순한 산자락에 묻히셨지만

조금만 나가면 바다는 여전히 출렁거리지

어쩐지 아버지의 강한 부정은 

강한 긍정으로 다가오는 오늘.


그녀는 부서지고 부서지는 파도가 좋았네

부서져서 다시 태어나는 바다

늘 싱싱하게 살아있는 바다를 사랑했네


멀리서 바라보는 건 어쩌면 더 깊은 사랑

그녀가 사랑한 사람들을 깊은 곳에 간직한 채

오늘도 바다는 서늘한 그리움으로 몸부림치네

그녀의 가슴을 때리고 가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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