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바라기 들여다보기
꽃을 보고 안달하기는 처음이었다. 꽃을 두고 그냥 지나쳐 가는 사람들이 야속할 정도였다. 그런 생각도 잠시, 꽃구경하느라 한눈 팔 겨를이 없었다.
해바라기는 하행선 화성휴게소 한쪽 귀퉁이에 무리 지어 서 있었다. 현기증처럼 아주 잠깐 어찔한 느낌이 들었다. 마치 수백 개의 거울이 태양빛을 제각각 반사해내고 있는 듯 했다.
아내는 어쩔 줄 몰라 했다.
“어쩌면 이렇게 오묘할 수 있을까.”
해바라기 얼굴을 자세히 들여다봤다. 소리 없는 숱한 이야기들이 그 안에 들어 있었다. 이 깨알 같은 문양과 오묘한 빛깔은 도대체 어디에서 연유한 것일까. 벌 몇 마리가 정중하고 예의 바른 몸짓으로 꽃술을 더듬고 있었다.
꽃 한 송이도 우주에 비길만한 걸까. 하행선 화성휴게소 한쪽 귀퉁이에서 나는 수백 개의 우주를 헤아리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