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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피 Sep 30. 2015

집에 드릴 하나쯤은 있어야죠.

여러분의 지름을 도와드립니다. 8편


계륵

없으면 아쉽고, 있어도 거의 쓸 일 이 없는 계륵. 바로 드릴이다. 집에서 구멍 뚫을 일이 일 년에 한두 번이나 있을까? 사자니 부담스럽고 매번 빌려서 쓰기도 애매하던 차에 언더싱크 정수기를 설치하려고 드릴이 필요했다. (언더싱크 정수기 설치기 링크: https://goo.gl/rYQnzM) 마침 집에 있는 오래된 유선 해머드릴이 고장 나기도 해서 충전 해머드릴을 구입하기로 했다. 이번에 충전 해머드릴을 구입하면서 찾은 정보를 정리해 본다.  



충전 드릴과 유선 드릴

드릴은 크게 충전 드릴과 유선 드릴로 나눠진다. 충전 드릴은 10~18v 전압의 배터리를 사용하고 유선 드릴은 220v 전력을 사용한다. 당연히 힘(정확히는 토크)은 유선 드릴이 월등히 세고 가격도 훨씬 싸기 때문에 유선 드릴 하나만 있으면 부족할 일이 없다. 그래도 난 가정용으로 유선 드릴을 추천하지 않는다. 유선 드릴은 집에서 간단한 용도로 쓰기에는 힘이 지나치게 세고 무거운데다 선이 거추장스럽다. 충전 드릴 중에 최근에 출시되는 고전압 배터리를 사용하는 모델은 효율이 크게 좋아져서 가볍고 힘도 세다. 벽에 구멍을 뚫는 정도의 작업을 하기에는 차고 넘칠 정도여서 하나만 필요하다면 충전 드릴을 추천한다.


보쉬의 유선드릴. 힘은 매우 좋지만 무겁다.



드릴 드라이버 콤보 세트

콤보 세트라고 해서 드릴과 드라이버가 세트로 구성되어 있는 걸 볼 수 있다. 드릴로 나사도 조일수 있는 거  아냐?라고 생각했었는데 두 가지는 전혀 다른 공구였다.  간단히 설명하면 드릴은 구멍을 '뚫기'위한 공구고 드라이버는 '조이고 풀기'위한 공구다. 드릴로 나사를 잘못 조이면 나사 머리가 망가지는 일명 '빠가'가 난다. (건설 현장에서 워낙 일본어가 많이 쓰이다 보니 일본어 잔재들이 많다.) 그리고 드릴에 두드리면서 뚫을 수 있는 기능이 추가되면 해머드릴, 나사 또는 볼트를 조이고 풀 때 옆으로 힘을 팍팍 주는  기능이 붙으면 임팩트 드라이버(또는 임팩트 렌치)라고 한다. 해머 드릴을 먼저 사고 임팩트 드라이버는 추가로 사기로 했다.


디월트의 콤보 세트 DCK286D2



브랜드별 특징

드릴을 구경하는데 브랜드가 너무 많았다. 그래서 공구류에 해박한 지식을 갖고 있는 회사 대표님께 조언을 구했더니 그냥 적당한 '마끼다' 같은 거 사라고 하셨다. 역시 전문가의 말 한마디는 소중하다. 구글에서 한 달 동안 정보를 뒤지는 것보다 전문가의 말 한마디가 소중할 경우가 많다. 마끼다는 정말 중급의 가격도 성능도 적당한 브랜드였다. 공구 브랜드에는 성능과 가격 모두 최상급인 페스툴(Festool)이나 힐티(Hilti)를 시작으로 밀워키(Milwaukee) 디월트(DeWalt) 마끼다(Makita) 보쉬(Bosch) 같은 중급 기종, 그 아래로는 가정용 브랜드인 블랙 엔 데커(Black&decker)나 스킬(Skill) 스위스 밀리터리(Swiss military) 등등이 있었다.


페스툴(Festool)의 공구. 아름답게 생겼다.


일반적으로 가격과 성능은 비례한다고 볼 수 있다. 그리고 각 브랜드 별로 특징이 있었다. 예를 들면 마끼다는 배터리가 대부분의 공구와 호환되어서 배터리를 같이 사용할 수 있다. 공구에 쓰이는 배터리 가격이 꽤 높은 편이라서 이게 꽤 효율적이다. 나는 나중에 임팩트 드라이버를 본체만 살 생각으로 마끼다 해머 드릴을 구매했다. 사실 나중에 그라인더나 이런 저런 공구를 더 사서 목공을 해보고 싶은 속셈도 있었다.


마끼다의 18v 배터리. 다른 공구와 호환이 된다.


보쉬나 디월트의 경우에 케이스를 층층이 쌓아서 보관할 수 있는 케이스를 제공해 주는 장점이 있다. (이렇게 케이스를 적층 할 수 있는 방식을 각각 보쉬는 L-BOXX, 디월트는 Tstak이라고 한다. 케이스만 국내 오픈마켓에서 판매하기도 한다.)


보쉬의 L-BOXX 시스템. 케이스를 적층할 수 있다.



해외 쇼핑몰 프로모션을 잘 활용하자

내 글에 등장하는 상품은 해외 구매 가격과 국내 가격이 차이가 많이 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갑자기 우리나라에서 더 싼 건 뭐가 있을까 궁금해진다. 미국산은 이해한다고 쳐도 마끼다는 바로 옆에 있는 일본산인데 태평양 건너 미국이 더 싼 건 이해하기 어려웠다. 그래서 이번에도 아마존과 해외 쇼핑몰을 이용했다.


아마존과 해외 쇼핑몰에서 공구를 찾다 보면 프로모션으로 할인을 하는 제품이 종종 있다. 이런 제품을 사면 된다. 다들 성능이 비슷  비슷해서 싸고 적당한 걸로 사면 무리 없이 쓸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참고로 공구의 기능 설명에 '브러시리스(Brushless) 모터'라는 단어를 볼 수 있다. 말 그대로 모터에 브러시라는 게 없기 때문에 효율이 좋고 가볍고 반영구적으로 쓸 수 있다. 


아래는 내가 구매하면서 고민했던 몇 가지 모델의 목록을 첨부한다. 


DeWalt DCD795D2: Brushless. 디월트 대표 모델로 평이 좋다. http://goo.gl/pN3eH4
Mikita XPH07Z: Brushless. 무겁고 힘이 좋다. http://goo.gl/Dz28J1
Mikita XPH06Z: Brushless. 가볍고 힘은 XPH07Z보다 조금 못하다. http://goo.gl/7Td6qY
Mikita XPH012: Brushless 아님. 브러시가 있어서 무겁고 힘도 약하다. 충전기가 110v라서 220v 변압기가 필요하다. 대신 배터리 1개와 충전기 포함해서 99불이라는 기적의 가격이라 모든 게 용서된다. 그리고 지금도 할인 중이다. 아마존 구매 링크 http://goo.gl/nVrsxE


드릴과 충전기와 배터리 모두 합쳐서 99불.


해외 구매하면서 주의할 점은 배터리 충전기가 110v전용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충전기만 국내에서 주문하거나 변압기를 사용하면 된다. (참고: 마끼다 모델 중에 뒤에 z가 붙어있으면 배터리가 없는 '베어툴'이다.)



드릴 비트의 중요성

힘 좋은 유선 드릴로도 콘크리트 벽을 뚫기가 힘들어서 드릴 탓을 했던 적이 있다. 이런 경우 대부분 드릴 탓이 아니라 비트 때문일 경우가 많다. 보쉬에서 나온 다용도 '멀티 컨스트럭션 비트'를 사용하니 구멍이 뻥뻥 뚫린다.


비트는 드릴 앞에 끼우는 '날'로, 기리라고도 불린다. 이 비트는 재질이나 용도에 따라서 수많은 종류가 있다. 일반적으로는 목재나 콘크리트용 드릴비트를 많이 사용하고 철판을 아름답게 뚫을 때는 홀쏘라는 비트를 사용하기도 한다. 다양한 비트를 소개한 글이 있어서 링크를 첨부한다.


드릴 비트의 종류 (뽐뿌 링크): http://goo.gl/rFLo8B
육각 비트를 쉽게 교환해서 쓸 수 있게 해주는 아답터 세트 (아마존 링크): http://goo.gl/LNQsr6


국내의 비트와 미국의 비트 규격 단위가 다르기 때문에 비트는 국내에서 사는걸 추천한다.



마지막으로

드릴은 집에 하나쯤 장만해 두면 마음이  편안해진다. 첫째로 언제 쓸 일이 급하게 생길지 모르고 둘째, 남자 치고 공구 싫어하는 사람은 잘 없으니까. 그런데 쓸 일은 정말 자주 없다. 결론은 필요한 일이 있을 때 빌려 쓰는 걸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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