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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피 Sep 28. 2015

코스트코 생수는 이제 그만.  언더싱크 정수기 설치기

여러분의 지름을 도와드립니다. 3편

델몬트 유리병의 보리차

나는 국민학교의 마지막 세대다. 국민학교 다닐 때 우리 집과 친구들 집의 냉장고에는 델몬트 유리병이 하나씩 있었다. (그 델몬트 병이 너무 튼튼해서 회수가 안되어 결국 바뀌었다는 슬픈 얘기가 있다.) 그 유리병에는 시원한 보리차나 옥수수차, 결명자차가 들어있었다. 그 시원한 물맛은 지금도 잊히지 않는다. 당시에는 생수와 정수기라는 개념이 거의 없어서 물을 끓여먹는 것 말고는 다른 방법이 없었다. 아직도 보리차를 끓여서 마시는 가정이 있겠지만 내가 매일 그 수고를  감당할 수 있을지는 잘 모르겠다.


델몬트 유리병. 최근에 다시 출시되었다고 한다.


정수기의 추억

십 몇 년 전 내가 대학생 즈음에 외할머니께서 부모님과 상의 없이 정수기를 덜컥 주문하셨다. 사오신 가격도 비싼데다 유지비용도 꽤나 비싸서 부모님과 할머니가 한바탕 다투셨었다. 아마도 다단계 회사였는데 환불은  불가능했고 안타까운 마음에 내가 인터넷에서 해결책을 찾아보다가 정보를 찾게 되었다. 지금은 필터  114라는 정수기 필터 전문 업체의 사장님과 연락이 되었는데 정수기를 가져오면 공용 필터를 쓸 수 있도록 개조해 주실 수 있다는 거였다. 일반적으로 정수기는 자사의 필터만 쓸 수 있도록 되어 있는데 내부를 개조하면 공용 필터를  사용할 수 있었다. 사장님은 당시에 아파트 지하 창고를 빌려서 쓰고 계셨는데 지금은 회사 이름으로 된 건물을 쓰고 계시니 참 격세지감을 느낀다.


필터114 건물 . 출처 필터 114 홈페이지. 광고아님


정수기 필터에 대해서

여기서 잠깐 정수기 필터에 대해서 얘기해 보겠다. 정수기 브랜드로 대표적인 청호나 웅진의 정수기에도 대부분 같은 방식의 필터가 사용되고 있다. (참고: 필터의 방식에 따라서 중공사막, 나권형, 역삼투압 등으로 나뉘는데 각각의 장단점이 있지만 가격에는 큰 차이가 없다. 내가 아는 선에서 간단하게 설명하면 중공사막은 효율이 좋지만 안정성이 약하고 나권형과 역삼투압은 안정성이 좋지만 폐수를 빼줘야 하는 불편함이 있는 정도의 차이가 있다.) 그런데 정수기 업체에서는 렌트의 형식으로 훨씬 높은 가격을 받고 있다. 물론 필터를 직접 교체하는 번거로움이 없고 냉 온수가 바로 나오는 편리함이 있다. 하지만 냉 온수가 나오려면 수조에 물이  저장되어야 해서 여기에 세균이 증식할 수 있는 위험이 있다. 그래서 정수기 업체에서 필터를 교체하며 종종 소독을 함께 해준다.



공용 필터의 장단점

위에서 말한 필터 114의 사장님이 개조해 주신 뒤로 공용 필터를 주문해서 사용하기 시작했다. 중공사막 방식의 필터를 사용했는데 침전필터, 선카본 필터, 중공사막필터, 후카본필터 이렇게 4개의 필터로 구성된다. 가격은 4개 세트로 7~8만 원 선으로 비싸지 않았지만 한 가지 불편한 점이 있었다. 4가지 필터의 유효 정수량이 달라서 침전필터와 선카본 필터는 6개월, 중공사막필터와 후카본 필터는 1년 주기로 교체해야 했다. 필터 별로 기간을 맞춰서 주문하고 교체하기가 불편한 점이 있었다.



새로운 정수기를 발견하다.

아마존에서 쇼핑을 하다가 리뷰가 좋은 정수기를 발견했다.  Culligan이라는 브랜드의 정수기로 필터 하나로 이루어져 있어 싱크대 밑에 깔끔하게  설치할 수 있었다. 또 미국의 수질 평가인 NSF 1등급이라 정수 품질도 어느 정도 신뢰가 되었다. 유지비용은 6개월에 5만 원 정도로 기존의 필터 방식과 큰 차이가 없었다.


필터와 파우셋, 호스, 아답터와 나사 몇개로 구성된다.


컬리건 정수기(Culligan US-EZ-4 EZ-Change Level-4 Under-Sink Drinking Water System)
아마존 상품링크: http://goo.gl/mcUONU


싱크대 타공 및 설치

기존에 사용하던 정수기는 호스를 싱크대 위로 빼서 사용을 하고 있어서 공간을 많이 차지했다. 컬리건 정수기는 싱크대 밑에 필터가 들어가서 공간 활용성이 좋다. 싱크대에 구멍을 내는 타공 작업을 해야 한다는 번거로운 점은 있다. 타공 작업은 홀쏘라는 구멍을 뚫기 위한 전용 공구와 드릴이 필요하다. (드릴도 내 관심 목록 중 한 가지로 다음 기회에 소개할 예정이다.) 타공 작업이 끝났다면 나머지는 간단하다. 기존에 정수기를 사용하지 않았을 경우 정수기에 포함된 부품을 기존 배관에 끼워주는 작업이 필요한데 스패너만 있다면 간단하다.


14mm 홀쏘 상품 링크: http://goo.gl/v5nZaz


타공 후 모습. 14mm 홀쏘를 사용했다.
파우셋 설치 모습. 교체주기를 알려주는 인디케이터가 있다.
싱크대 아래 필터 설치 모습


아름다운 싱크대

일단 지저분한 정수기가 싱크대 위에서 안보이니 주방이 매우  깨끗해졌다. 그리고 수도꼭지(파우셋 또는 뭉치라고도 한다.)에 물 사용량을 알려주는 인디케이터가 달려있어서 언제 필터를 갈아야 할지 쉽게 알 수 있다. 수도꼭지의 내구도도 괜찮아 보였다. 아직도 무거운 코스트코의 생수를 사다가 마시거나 인터넷으로 생수를  배달시켜서 택배기사님 운동을 시켜주고 있다면 정수기 교체를 한 번쯤 권해본다.


정수기 다단계 판매원이 된 기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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